읽을 게 넘치는 세상이다. 한 해에 출간되는 책이 10만 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오는 기사는 하루에만 3만 건에 달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기사가 범람한다. TV와 라디오 뉴스, 팟캐스트 등을 더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정보의 바다’라는 표현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정보기술(IT)업계의 리더는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정보의 바다를 탐험하는지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사진)에게서 들어봤다.
임 센터장은 IT업계에서 국내외 동향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조선일보’ 기자와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센터장, 라이코스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이력도 빛나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로 IT를 비롯한 산업 전반을 넘나드는 소식을 전하는 모습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저장 후 짬 날 때마다 읽기
언론인 출신답게 임 센터장의 스마트폰에는 각종 언론사 애플리케이션(앱)과 뉴스 앱이 많았다. 한국과 미국의 언론사 앱을 따로 묶어서 쓸 정도로 기사를 챙겨본다. 그에게 스마트폰은 거의 뉴스 보기용 기기에 가까울 정도.임 센터장은 컴퓨터와 태블릿, 스마트폰을 가리지 않고 뉴스를 읽는다. 데스크톱으로 읽던 기사를 못다 읽으면 저장했다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읽거나 운동하면서 태블릿으로 읽는다. 이렇게 읽을 때 그가 유용하게 쓰는 앱이 ‘포켓(pocket)’이다.
“읽을 게 너무 많아요. 일단 포켓에 쌓아놓고 보죠. 여기에 넣어두면 데스크톱으로 읽던 게 동기화가 되니까요. 트위터나 SNS에 기사를 공유할 때도 포켓을 써요.”
임 센터장은 운전보다 대중교통을 선호해 출근길에 전날 포켓에 저장해둔 글을 보는 게 일상이다. 포켓은 기사나 블로그 글, 유튜브 동영상 등 온라인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저장했다 전용 앱에서 읽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간단한 사용법은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자책 단말기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것이 강점. 사용자 수가 1700만 명이 넘는 글로벌 서비스다. 임 센터장은 ‘크롬’이라는 데스크톱 웹브라우저에 포켓을 깔아 나중에 읽을 기사들을 저장해둔다. 그런 다음 애플 아이패드나 아이폰에 설치한 포켓 앱으로 꺼내 읽는데, 읽다 마음에 들면 해당 기사를 포켓 앱에서 곧바로 트위터로 공유한다.
한 달에 한 권씩 오디오북 듣기
임 센터장의 스마트폰에서 포켓보다 왼손 엄지에 더 가까운 앱이 있다. ‘오더블(audible)’이다. 오른손잡이라면 스마트폰을 왼손에 쥐고 엄지로 화면을 터치한다.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보고 시험해보자. 화면에서 너무 높은 자리는 엄지가 잘 닿지 않는다. 임 센터장은 오더블을 적당한 자리에 빼놓았다. 그만큼 애용하는 앱이라는 뜻인데 요즘은 예전만큼 쓰지 못한단다.“아, 오더블이 문제예요. 제가 오더블 유료회원이 된 지가 14년인데 듣지도 않는 책 수백 권이 이 안에 쌓였어요.”
오더블은 미국 오디오북 서비스. 추리소설이나 공상과학소설뿐 아니라 경제경영서, 철학서, 자기계발서 등 18만 종을 녹음해 들려준다. 본사는 미국 뉴욕 옆에 있는 도시 뉴어크에 위치하는데 한 우물만 판 전형적인 사례다. 1995년 설립돼 카세트테이프로만 나오던 오디오북을 MP3 플레이어와 비슷한 전용기기를 통해 디지털로 서비스했다. 2008년 아마존에 인수됐다. 지금은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아마존의 태블릿PC와 전자책 단말기 등으로 서비스하는데 한 달에 14.95달러를 내면 책 1권, 22.95달러를 내면 2권씩 오디오 파일을 제공한다. 미국의 소설책이 10달러대인 걸 떠올리면 비싸지 않다. 게다가 오더블은 사람이 직접 읽은 것을 녹음해 들려주기 때문에 듣기에도 좋다. 임 센터장은 자주 쓰는 포켓보다 오더블의 칭찬을 더 길게 했다.
“오더블은 미국에서 유학할 때 가입했어요. 조깅할 때 지루하잖아요.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조깅하면 영어 공부도 되고 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죠. 가입하고 처음엔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로 파일을 옮겨 들으려 했는데 잘 안 돼 소니 PDA를 샀어요. 그러다 애플 아이팟으로 오더블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아이팟을 샀죠. 요즘엔 헬스장이 와이파이(Wi-Fi)를 제공하니까 넷플릭스, 유튜브 등 볼 게 많아서 오디오북을 안 듣게 되네요.”
임 센터장은 본인의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보여주다 ‘읽을 게 많아서 딜레마’라는 말을 했다.
“제가 기자로 일하던 1990년대엔 도서관에서 잡지를 보다 흥미로운 기사가 있으면 그걸 복사했다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 기사를 썼어요. 보도자료는 팩스로 받아서 가방에 넣고 다녔고요. 그때 제 꿈이 클리핑한 걸 한데 모아서 갖고 다니는 거었어요. 그걸 실현해준 게 팜파일럿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쉽게 되는 세상이에요. 콘텐츠가 흘러넘쳐서 콘텐츠 수명이 길지 못하고 귀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시대죠.”
임정욱 센터장이 스마트폰을 쓰는 팁01 출장지마다 메신저를 다르게
임정욱 센터장은 메신저만 카카오톡과 라인, 위챗,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구글 행아웃 등 6개 종류를 쓴다. 중국으로 출장 가거나 중국 손님을 만나면 위챗으로 연락처를 나눈다. 일본에서는 라인,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주로 쓴다고.
02 스마트폰으로 문서 찍어서 PDF 파일 만들기
서명한 문서를 e메일로 보내야 할 때는 ‘스캐너프로(Scanner Pro)’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쓴다. 이 앱은 문서의 사진을 찍으면 문서 귀퉁이를 반듯하게 맞춰서 PDF 파일로 만든다. 이를 아이클라우드나 에버노트,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하면 어디서건 문서를 다시 참고할 수 있다.
03 사진은 구글 포토에
임 센터장은 애플 아이폰과 LG전자 V10 등 스마트폰 2대를 쓴다. 아이폰을 주로 쓰고 V10은 사진 촬영용으로 쓴다고. 찍은 사진은 ‘구글 포토’라는 클라우드 사진 서비스에 저장한다. 구글 계정만 있으면 저장한 사진들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볼 수 있고, 일반 스마트폰 화질의 사진에 대해서는 저장공간이 무제한 무료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