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을 부르는 풍수기행’(동아일보사 펴냄)에는 자칭 타칭 ‘인문학의 이종격투기 선수’인 김두규(우석대·사진) 교수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흥미로운 풍수 기행지 80여곳이 담겨 있다. 우리 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땅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제공한다.
풍수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후손들이 명당 발복을 목적으로 음택풍수(묘지 풍수)로 땅을 이용해왔고 심각하게 국토를 훼손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풍수의 아주 적은 부분이다. 우리 조상들은 개인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각 주체들이 자기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서 땅과의 공존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풍수를 활용했다. 거기에 수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남원 광한루에 가면 춘향이보다 더 유명한 유물이 있다. 완월정 옆 잔디밭에 있는 호랑이 석상이다. 순조 때 전라감사 이서구가 남원의 지세를 보고 세운 것이다. 남원의 남동쪽에는 사납고 굶주린 형상의 견두산(개머리산)이 남원을 노려보고 있다. 견두산 산세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데, 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개가 무서워하는 호랑이 석상을 세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