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여년 동안 ‘타도 한국!’을 외치며 세계대회 우승을 목 빠지게 염원했던 중국은 온 대륙이 잔치 분위기에 젖었으며, 중국 기원은 개선장군 창하오 9단에게 인민폐 10만 위안을 보너스로 지급했다. 국내에서는 이창호 9단을 연파하며 홈런을 펑펑 때리던 최철한 9단이 선배들의 연승 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희생타를 날린 것에 대해 “돌을 던지세요, 그럼 맞겠습니다”라는 짤막한 말로 사과했다.
승부는 결승4국에서 3대 1로 결정되었으나 사실상 결승은 1대 1 상황에서 맞이한 이 3국이었다. 좌상변에서 쌍방 거대한 대마가 뒤엉킨 채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는 장면. 여기서 백1로 콕 끼운 수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창하오 9단의 묘수였다. 흑2로 받자 백3·5가 이어진 깨끗한 안타로 결국 백9까지 요석인 ▲넉 점이 떨어지면서 일거에 무너지고 말았다. 백1 때 흑2로 잇고 버티는 것은 백3으로 끊겨 무리. 백9까지 된 다음 흑A로 뒷수를 메우면 백이 △에 먼저 때려내는 패싸움이 되는데, 이것은 우변 흑대마(▲)가 허약한 상태여서 더 곤란한 모습이다. 172수 끝, 백 불계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