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CJ ENM의 ‘티빙’과 SK스퀘어의 ‘웨이브’ 간 합병이 본격화됐다. 두 기업이 12월 4일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OTT 시장에선 그 파급 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티빙(510만 명)과 웨이브(422만 명)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중복 가입자를 포함해 9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이용자 수가 1137만 명으로 추산되기에 합병이 성사되면 1위를 위협할 만한 2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두 토종 플랫폼의 합병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독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됐기 때문이다. 그사이 티빙과 웨이브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는데, 지난해 두 회사는 각각 1192억 원, 1217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OTT 시장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넷플릭스 1강(强) 구도 속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기업이 각축을 벌여 출혈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낸 강호가 쿠팡플레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입지를 다진 쿠팡은 미국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처럼 자사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OTT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예능·스포츠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 결과 9월 월간 이용자 수 532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OTT 시장 2위에 올랐다. 쿠팡은 연예 매니지먼트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넷플릭스의 독주, 쿠팡플레이의 성장,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의 도전에 직면하자 합종연횡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성사되면 외형상 구독자 수가 많아지고 콘텐츠 양과 다양성 덕에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쿠팡플레이를 넘어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 1위를 놓고 넷플릭스와 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두 플랫폼에 중복 가입한 사람이 적잖은 데다, 합병 과정에서 구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구독료가 인상되거나 콘텐츠 제공사와 협상에서 독점 콘텐츠가 줄어들 경우 ‘덩치 키우기’ 외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합병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다.
그런 점에서 국내 OTT 업계와 닮은 이커머스 시장 사례는 참고가 될 만하다. 각각 무형의 콘텐츠와 유형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 다를 뿐,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두 산업은 비슷한 점이 적잖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위메프 등 다양한 사업자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각종 쿠폰 발급과 검색 광고 마케팅 일변도였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은 ‘로켓배송’ 승부수가 적중해 강자로 부상했다. OTT 시장에서도 기존 3·4위 사업자 간 결합이 단순한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경영 효율화’ 수준의 혁신으로는 부족하다.
필자가 보기에 현실성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각각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오늘날 넷플릭스는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 업계 영향력 확보와 광고 비즈니스 구축,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필요한 게 일종의 규모 경제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후 선결 과제는 국내 시장 2인자 자리를 확보하는 게 아닌,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 모델을 다각화는 것이다. 국내 OTT 시장에 일단 자리 잡은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아닌, 국내외 생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국내 OTT 시장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넷플릭스 1강(强) 구도 속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기업이 각축을 벌여 출혈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낸 강호가 쿠팡플레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입지를 다진 쿠팡은 미국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처럼 자사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OTT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예능·스포츠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 결과 9월 월간 이용자 수 532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OTT 시장 2위에 올랐다. 쿠팡은 연예 매니지먼트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위)과 웨이브 로고. [티빙 제공, 웨이브 제공]
국내 OTT 2위 오른 쿠팡플레이
글로벌 콘텐츠 공룡들의 추격도 매섭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OTT 시장 5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극복하고자 한국 구독자를 타깃 삼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졌다. 8월 공개한 드라마 ‘무빙’이 큰 인기를 끌면서 8~9월 이용자 수가 192만 명에서 269만 명으로 40% 급증했다. 애플TV플러스는 국내 애플 마니아를 중심으로 호평받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국내에 정식 론칭하진 않았지만 해외 직구(직접구매)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넷플릭스의 독주, 쿠팡플레이의 성장,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의 도전에 직면하자 합종연횡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성사되면 외형상 구독자 수가 많아지고 콘텐츠 양과 다양성 덕에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쿠팡플레이를 넘어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 1위를 놓고 넷플릭스와 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두 플랫폼에 중복 가입한 사람이 적잖은 데다, 합병 과정에서 구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구독료가 인상되거나 콘텐츠 제공사와 협상에서 독점 콘텐츠가 줄어들 경우 ‘덩치 키우기’ 외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합병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다.
그런 점에서 국내 OTT 업계와 닮은 이커머스 시장 사례는 참고가 될 만하다. 각각 무형의 콘텐츠와 유형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 다를 뿐,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두 산업은 비슷한 점이 적잖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위메프 등 다양한 사업자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각종 쿠폰 발급과 검색 광고 마케팅 일변도였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은 ‘로켓배송’ 승부수가 적중해 강자로 부상했다. OTT 시장에서도 기존 3·4위 사업자 간 결합이 단순한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경영 효율화’ 수준의 혁신으로는 부족하다.
필자가 보기에 현실성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각각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오늘날 넷플릭스는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 업계 영향력 확보와 광고 비즈니스 구축,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필요한 게 일종의 규모 경제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후 선결 과제는 국내 시장 2인자 자리를 확보하는 게 아닌,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 모델을 다각화는 것이다. 국내 OTT 시장에 일단 자리 잡은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아닌, 국내외 생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업계 영향력 확보와 광고 비즈니스 구축,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GETTYIMAGES]
국내외 생존 전략 동시 추진해야
따로 또 같이 전략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에 비슷한 전례가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한 이베이코리아는 두 쇼핑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지 않았다. 일단 각 브랜드를 살려 소비자 접점을 이원화하되, 공급망 관리나 백엔드 시스템은 한데 합쳐 효율성을 높였다. 티빙과 웨이브도 각기 플랫폼은 유지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나 콘텐츠 소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두 플랫폼 운영으로 축적된 빅데이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콘텐츠 추천이나 시청 환경 개선에 활용하는 것도 차별화 방법이다. 티빙과 웨이브라는 두 토종 플랫폼의 통합은 향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OTT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