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자 ‘화학공장’이다. [GETTYIMAGES]
AST, ALT, 감마지티피, 알부민, 빌리루빈
이이령 KMI 광화문센터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간의 역할과 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자 ‘화학공장’이다. 우리가 섭취한 모든 물질은 혈액을 통해 일단 간으로 들어간 뒤 분류된다. 중요한 물질은 저장 혹은 합성되고, 불필요한 물질은 배출된다. 이런 간에 문제가 생기면 몸에 불필요한 물질이 저장되기도 하고 필요한 물질이 배출되기도 하면서 이상이 생긴다.”
Q 간 이상 여부를 알아보는 간 기능 검사 항목이 너무 많다.
A “총 17가지인데 대략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환자가 대부분 ‘간 수치가 올랐다’며 병원을 찾을 때는 AST나 ALT 둘 중 하나가 상승한 경우다. AST와 ALT는 주로 간세포에 존재하는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됐을 경우 간염 정도를 유추할 수 있다. AST와 ALT 수치가 상승한 경우 간 질환으로 그런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간 기능 검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AST와 ALT 수치는 40 전후를 정상으로 판단하며, 만약 100 이상이면 심각한 질병이라 보고 바로 내과 진료와 함께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등 정밀 검사를 권고한다. 또 수치가 40~100이면 간염이 있어도 심각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1~3개월 이내 다시 한 번 내과를 방문해 수치가 떨어졌는지, 상승했는지 확인하라고 말한다.”
Q 감마지티피는 무엇인가.
A “환자들이 건강검진을 한 뒤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감마지티피(γ-GTP) 상승이 주요인이다. 감마지티피는 남녀 차이가 있지만 70 전후를 정상으로 보며, 음주와 관련이 깊고 비만,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도 수치가 올라가기에 감마지티피 상승만으로 간 질환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보통은 AST, ALT를 동시에 보고 판단한다. AST와 ALT는 정상이거나 약간 높은 50 정도인데 감마지티피가 100~200인 사람이 가장 많다. 이 경우 정밀검사를 해보면 음주량이 과하거나 운동량이 부족하고 복부지방이 있으며 이상지질혈증이 문제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간장약 하나 먹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종합적으로 체중 관리, 식이요법, 운동 등을 같이해야 간 수치도 좋아질 수 있다. 그렇게 2~3개월을 했는데도 간 수치가 높다면 그때는 약물치료 병행을 고려해야 한다.”
Q 알부민은 무엇인가.
A “알부민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간에서만 합성되고, 몸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면 알부민 수치도 많이 떨어진다. 간 질환은 보통 간염에서 시작해 간경화, 심하면 간암까지 진행되는데 간경화의 경우 간의 저장, 합성, 배출 능력이 모두 떨어진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알부민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한다.”
Q 빌리루빈은 무엇인가.
A “빌리루빈은 흔히 ‘황달 수치’라고 부르는데 직접 빌리루빈과 간접 빌리루빈이 있고, 그 두 가지를 합쳐 총 빌리루빈이라고 한다. 보통 얼굴이나 눈동자가 노래지면서 황달이 오는데, 그런 증상이 나타나고 직접 빌리루빈도 상승했다면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 경우 간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를 통해 어디에, 어느 정도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Q 간 질환의 종류는?
A “가장 흔하게 걸리는 간 질환으로는 바이러스성 간염과 간경화가 있다. 또 독성물질이나 (정확히 처방받지 않은) 한약 혹은 인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먹었을 때 생기는 독성 간염도 있고, 간암도 있다.”
Q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가야 하나.
A “질환별로 특이한 증상이 있으면 의사가 진짜 편할 것 같은데 대개는 피곤함을 느끼는 정도이거나 특별한 증상이 없다. 앞서 얘기했듯이 황달이 생긴 경우에는 직접 빌리루빈 상승 및 담즙 정체 문제가 있는 것이라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또 급성 간염도 몸이 급격히 피곤해지면서 몸살기가 아주 심하게 오고 황달, 고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런 경우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간이 제 기능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어
Q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이 있을까.A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가장 많이 진료하는 환자는 직업적, 환경적으로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노출된 분이다. 이런 분들은 매년 혹은 정기적으로 특수건강진단을 받고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와 상담 및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수건강진단은 직업적으로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노출되는 사람이 대상이다. 이런 분들은 AST나 ALT, 그 밖에 간 기능 상태를 알려주는 수치들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직업군에 종사하는 분이 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화학 및 정유회사, 반도체 회사, 각종 제조회사, 인쇄 및 페인트업계에 종사하는 분은 모두 해당된다. 또 용접이나 납땜을 하는 분, 전자제품 A/S를 하는 분, 금속을 사용하는 분도 마찬가지다.”
Q 100세 시대를 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A “동물의 기본 욕구는 생존이지만 인간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만큼 얼마나 잘 살지도 중요하다. 오래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간이 정확히 제 기능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간 건강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건강기상청 유튜브 채널에서 간 검사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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