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 TV에서 전시한 NFT화된 미술작품들. [사진 제공 · LG전자]
지난해 3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위트가 NFT 형태로 35억 원에 판매됐다. 해당 NFT가 최근 다시 매물로 나왔다. 4월 17일 기준 구매 의향을 밝힌 이가 제시한 최고가는 약 2000만 원. 1년 만에 10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추락한 것이다. 하지만 NFT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며 NFT 시장이 견실해지는 모양새다.
누구나 복제 가능한 디지털 파일 왜?
기아가 선보인 NFT 디지털 아트 작품. [사진 제공 · 기아]
제일기획은 주요 광고업체 최초로 NFT 전담팀을 구성해 자체 보유한 콘텐츠와 각종 IP(지식재산) 자산을 NFT화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업체 SK스퀘어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렌드’에서 NFT 민팅(minting) 서비스 및 마켓플레이스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3월 국내 완성차 업체 최초로 NFT 디지털 아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통 대기업들이 NFT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일까.
NFT 작품 거래소 ‘오픈씨’에는 많은 매물이 올라와 있다. ‘옥션’ ‘11번가’ 같은 인터넷 쇼핑몰과 다른 점은 실물 상품이 아닌 디지털 아트를 취급하고, 각 작품 소유자와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이다. NFT 기술 덕에 원작자가 누구이고, 언제 누구에게 작품을 양도·매도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작품의 거래 내역을 보면 상당수 작품이 아무도 구매한 적 없이 가격만 비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NFT 시장에 대한 의문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NFT 디지털 파일이 구매 가격만큼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복제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 소유권의 메리트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NFT 파일의 소장가치는 저마다 다르다. 파일을 만든 작가의 명성이나 저작물의 작품성은 제각각이다. 남보다 일찍 NFT 디지털 아트에 뛰어들어 주목받은 작가의 작품이나 유명 셀럽이 구매한 작품은 주목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명확한 점은 민팅을 통해 NFT로 연결된 디지털 파일은 무한정 복제가 가능하지만 소유권은 일부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에서 민팅 파일 활용도↑
그렇다면 디지털 파일 소유권을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트위터는 ‘NFT profile picture’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NFT로 구매한 작품을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NFT 소유권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생긴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메타마스크’ 등 암호화폐 지갑을 연동해 민팅된 디지털 파일 소유권자만 이용할 수 있다. NFT와 실물경제의 연계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의 하나인 ‘링크다오(LinksDAO)’는 최근 골프장 매입 자금을 마련하고자 NFT를 발행해 구매자에게 골프장 멤버십과 이용료 할인 등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골프장은 거대 자본의 투자를 통해 토지를 매수하고 건물을 건설한 후 회원권을 발행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NFT를 이용해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함께 자금을 조성한 것이다.앞으로 더 많은 산업 분야, 특히 메타버스 같은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에서 NFT로 민팅된 파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레 가치도 상승할 것이다. NFT 사용 가치를 더 끌어올릴 장치·특징 등을 제공하는 작품의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IP를 지닌 콘텐츠 사업자나 브랜드, 대기업들이 NFT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향후 기업의 NFT 사업 참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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