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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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美 금리인하 인플레 핵심 변수 실업률 올라가야 가능

추가 상승 열어둔 6월 금리 동결… 고금리 환경에도 노동시장 견고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입력2023-06-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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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5.00∼5.25%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통화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 올해 초 미국 중소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제기된 이후 대출 여건이 보수적으로 바뀜에 따라 연준 내부에서 신용 긴축이 금리인상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연준은 5월 FOMC 정례회의에서 성명서 문구를 일부 수정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6월 예상대로 추가 금리인상이 제한됐다.

    6월 FOMC 성명서는 금리 결정 부분을 제외하면 5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리 결정 문구를 인상이 아닌 동결로 변경하고, 그 배경으로 추가 정보와 통화긴축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함이라는 문장을 추가했다.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는 완만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이어갔으며, 타이트한 신용 여건이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이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종전 입장을 대체로 유지해 성명서의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고금리 장기화, 금융시장 변동성 수시 확대

    [자료 | 미국 연방준비제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 미국 연방준비제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하지만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와 경제전망 수치에 변화를 주며 향후 통화긴축 추가 가능성을 남겨뒀다. 연준의 경제전망치를 살펴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1.0%로 상향, 종전(3월 0.4%)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그래프1 참조). 또한 실업률은 4.1%로 종전보다 0.4%p 낮췄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PCE(개인소비지출)는 3.2%(3월 3.3%)로 소폭 하향한 대신 근원PCE(식품 및 에너지 제외)는 3.9%(3월 3.1%)로 상향해 견고한 노동시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여전히 이어갔다. 경기 연착륙 기대를 열어두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정책금리 전망치(점도표)가 상향 조정됐다. 2023년 정책금리 목표치 중간값을 5.6%(3월 5.1%)로 제시해 현 수준에서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5.50∼5.75%, 2명이 5.75∼6.00%, 1명이 6.00∼6.25%를 제시했다. 12명이 두 차례 이상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는 점에서 매파적 분위기가 강함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위원 4명은 5.25∼5.50%, 2명은 5.00∼5.25%를 전망해 금융시장 기대와 달리 전원 연내 금리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금리인하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이후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물가상승률은 둔화하고 있지만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금리 조정의 전체적인 효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신용 여건과 상업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방향이나 통화긴축의 부작용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음 회의에서는 데이터에 의존한 실시간적인 금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즉 데이터가 양호하게 발표되면 7월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연준과 금융시장 통화정책 전망 축소 중

    시카고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약화됐다. 12월 회의 때 5.00∼5.25% 이상에서 금리가 유지될 확률을 90% 넘게 전망하고 있으며, 7월 회의에서 25bp(1bp=0.01%p) 금리인상 확률도 70%대로 높아졌다. 연준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바라보는 통화정책 전망의 괴리가 금융시장에서 수정되며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금융시장 참가자나 경제주체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수록 버티는 힘이 약해지고 수요에 미치는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에도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유지했고 긴축 부작용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금융시장 참가자의 투자전략이나 경제주체의 수요 형태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된 환경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등 통화긴축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시장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확률이 높으며, 이는 다시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7월 금리 동결돼도 통화긴축 불확실성 지속

    불안정한 금융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준은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매파적인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주겠지만 연내 금리인하 전망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연준의 통화긴축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으며, 이후 8월 잭슨홀 미팅(미국 연방은행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 전문가들과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과 9월 FOMC 정례회의까지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의 통화긴축 불확실성과 고금리 지속 전망이 강화될수록 4분기 민간 수요 부진은 더욱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더욱 보수적으로 가져갈 테고, 노동시장 둔화는 가계소비를 위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바라보는 인플레이션의 주된 핵심 변수가 양호한 노동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보수적인 고용 계획과 감원을 통한 실업률 상승이 동반돼야 연말 연준의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블룸버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 블룸버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현재 미국 실업률은 3% 중반대에서 낮게 유지돼 양호하지만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수록 민간 수요에 미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그래프2 참조).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구인율 하락은 불안정한 수요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도 조금씩 신중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라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신용 긴축에 따른 수요 부진이라는 과정을 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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