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명인이 만든 장맛, 확실히 다르네요”… 2026 K-푸드 발효문화대전 개최

4월 3~5일 전국 발효음식 전시·판매… 간장·고추장 직접 만드는 체험 행사도 열려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4-03 1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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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K-푸드 발효문화대전’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 보고 있다. 박해윤 기자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K-푸드 발효문화대전’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 보고 있다. 박해윤 기자

    “아들이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아 함께 방문했습니다. 역시 명인이 만들어서 그런지 장의 깊은 맛이 다르고 술, 참기름 등 다양한 우리 음식을 함께 구경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50대 윤석영 씨)

    “평소 짜고 단 걸 즐기지 않아 집에서도 된장과 간장을 직접 담가 먹는데, 그것과 맛이 비슷할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팔아서 좋아요.”(65세 정영란 씨)

    4월 3~5일 ‘2026 K-푸드 발효문화대전’(발효문화대전)에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발효문화대전은 전국 각지 김치와 장류, 젓갈류, 절임류 등 전통발효식품과 발효주, 발효소스, 발효간편식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행사로, 올해는 110여 개 부스가 차려졌다. 발효식품과 관련된 세미나와 체험교실, ‘우리술 어워드’에 선정된 술을 전시하는 발효 전시관도 열렸다.



    특산물 이용한 전통 발효음식 선보여

    4월 3일 오전 9시 30분경 발효문화대전이 열리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입장을 앞두고 줄을 서 있다. 박해윤 기자

    4월 3일 오전 9시 30분경 발효문화대전이 열리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입장을 앞두고 줄을 서 있다. 박해윤 기자

    이날 발효문화대전 개막을 앞두고서는 오전 9시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이른바 ‘오픈런’4월 3일 발효문화대전 개막을 앞두고는 오전 9시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오픈런’이 펼쳐졌다. 이영자 씨(82)는 “직접 장을 담가 먹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데, 명인이 만든 장은 다를 것 같아 행사장을 찾았다”며 설렌 표정을 지었다. 채혜림 씨(38)는 “육아휴직 중이라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방문했다”며 “평소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장인이 만든 술이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 오픈과 동시에 시민들은 전국 발효음식을 전시·판매하는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입구에 부스가 차려진 참기름 업체 미식상회와 전남 여수 특산물 갓김치를 파는 반찬다움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미식상회 관계자는 “60년 넘게 이어온 방앗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짠 참기름과 들기름을 선보이고 있다”며 “많은 분에게 신선한 기름 맛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갓김치뿐 아니라, 국산 재료로 만든 알타리김치, 배추김치를 판매하는 반찬다움 관계자는 “저염으로 담가 김치가 짜지 않고 오래 보관해도 아삭함이 끝까지 가는 것이 특징”이라며 여수의 맛을 소개했다.

    “김치, 된장, 고추장이 K-푸드의 힘입니다. 제 노래와 함께 우리 음식을 즐기고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반에는 ‘미스트롯3’에서 톱10에 오른 가수 윤서령이 축하 무대를 선보여 분위기를 띄웠다. 관람객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다양한 식품을 맛보고 구입했다. “좀 더 많이 드렸어요” “이건 서비스로 하나 드렸어요” “와서 드셔보세요” 등 정겨운 말들이 부스에서 전해졌다. 

    어머니와 함께 발효문화대전을 찾은 한옥진 씨(43)는 99홍도라지조청의 도라지청을 직접 시식한 후 구매했다. 한 씨는 “보통 도라지청은 매운맛이 강한데 여긴 부드럽고 맛있다”며 “처음엔 장을 사려고 왔는데 다양한 상품이 많이 준비돼 있어 둘러볼 맛이 난다”고 말했다. 

    발효문화대전 행사장은 전국 각지의 질 좋은 발효식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박해윤 기자

    발효문화대전 행사장은 전국 각지의 질 좋은 발효식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박해윤 기자

    직접 재배한 홍삼 등 천연작물로 발효식초 숙성

    발효식품은 효모와 곰팡이 등 미생물의 작용으로 식품 성분이 분해되거나 새롭게 합성되면서 만들어진 음식을 가리킨다. 발효에 관여한 미생물들이 음식물과 함께 몸에 들어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건강하게 유도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한국 전통 발효식품은 항염, 콜레스테롤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독특한 풍미가 맛을 더한다. 유네스코는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2024년 ‘장 담그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올해 발효문화대전에 참여한 업체들은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발효 문화에 지역 특산물을 더해 품격을 높였다. 전통주를 판매하는 정승환 향기품은수울섬 대표는 “어머니와 할머니가 60년간 술을 지으셨는데 그 노하우를 활용해 전남 보성에서 난 쌀로 탁주와 전통 소주를 만들고 있다”며 “증류주는 옹기에서 1년간 숙성시키는 등 보약을 만드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진안군에서 직접 농사지은 천연 재료로 만든 천연발효식초와 된장·고추장을 판매하는 중소기업도 부스를 차렸다. 단야푸드앤바이오 관계자는 “직접 재배한 홍삼은 물론, 라벤더꽃, 적포도 등 다양한 천연작물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든다”며 또한 “메주를 쑤는 데 정성을 기하고 전통 옹기에서 숙성시켜 장맛이 포근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3대째 내려오는 방식으로 도토리묵을 만드는 지리산묵가, 감미료나 첨가물 없이 술을 빚는 우리서막, 지역에서 생산된 해산물로 간장게장 등을 만드는 해담씨푸드팩토리 등 각자의 방식으로 고유 음식을 지키는 업체들이 행사에 참여해 관람객을 맞았다. 서울 광화문에서 퇴근 후 행사장을 찾았다는 안모 씨(35)는 “한국 사람인데도 우리 술을 잘 모르지만, 다양한 술을 시음해볼 수 있어 좋았다”며 “쌀로 만든 술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제품을 하나 샀는데 맥주와 함께 마시기에도 좋다고 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4월 3일 발효문화대전 발효체험교실에서 오가피고추장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홍중식 기자

    4월 3일 발효문화대전 발효체험교실에서 오가피고추장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홍중식 기자

    “발효식품과 우리 식문화는 찰떡궁합”

    올해 발효문화대전에서는 장문화협회가 진행하는 발효체험교실이 사흘간 진행됐다. 4월 3일 첫날에는 ‘약고추장 쉽게 만들기’ 행사가 문을 열었다. 조지영 산성것대메주 대표는 “약고추장은 전통 발효식품인 고추장을 현대적인 재료와 간편한 조리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라며 “오늘은 쇠고기 대신 참치를 사용해 쉽게 고추장을 만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발효고추장에 참치, 올리고당, 버섯가루, 마늘가루, 참기름 등을 넣어 맛을 더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방문한 이모 씨(58)는 “좋은 된장과 고추장은 언제나 필요한데 평소에는 좋은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며 “쉽게 고추장을 만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주말인 4월 4~5일에도 발효체험교실을 찾은 관람객들은 현미 쌀 요구르트, 발효대추김치, 올갱이김치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직접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발효 과학과 효능을 알아보는 세미나도 열려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4월 3일에는 신동화 전북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가 ‘한국 장류의 과학과 문화’에 대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한반도 식문화의 뿌리는 고조선·고구려·발해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는 중국 식문화와도 크게 차이를 보인다”며 “튀김보다 끓임 위주의 한반도 식문화는 발효음식과 좋은 궁합을 이루면서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주말에는 전북대병원의 정수진 박사가 한국 장류의 건강 기능성을 의학적으로 알려주고, 박선민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장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람객들은 발효식품 등 전통 음식이 더 많은 이에게 알려지길 기대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이모 씨(65)는 “다양한 된장과 고추장을 먹어봤는데, 각 부스마다 맛에 개성이 있어 좋았다”며 “내년엔 더 많은 사람이 전통의 맛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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