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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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강안마원 정철우원장 봉달이 몸 꾹꾹 눌러 우승 이끈 숨은 주역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7-03-30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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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한강안마원 정철우원장 봉달이 몸 꾹꾹 눌러 우승 이끈 숨은 주역
    “이봉주 선수의 우승 장면 봤어요? 이봉주 선수가 고맙다는 전화를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고맙더라고.”

    3월18일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78회 동아마라톤 겸 2007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마라토너로선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인 37세에 2시간8분대의 기록으로 우승,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족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눈 이봉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대전 한강안마원 정철우(60) 원장이 이봉주의 전화를 받은 주인공.

    정 원장은 이봉주 우승의 숨은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봉주는 그의 ‘안마 자극요법’을 받고 ‘엉망’이던 몸을 추슬렀고, 결국엔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이봉주가 처음 찾아왔을 땐 ‘당장 마라톤을 그만두라’고 했지. 몸이 너무 형편없었거든. 그런데 이봉주의 의지가 대단하더라고. ‘발바닥이 아파서 뛰지를 못하지만 뛰다가 죽는 게 소원’이라는데 안 도와줄 수 있나.”

    그가 개발한 ‘안마 자극요법’은 일종의 ‘비침습 기술’이다. 말 그대로 침을 쓰지 않고 피를 내지 않으며, 뾰족한 부위로 몸에 자극을 주면서 안마를 해주는 시술법이다. 정 원장은 “이렇게 함으로써 기와 혈의 흐름이 조절되고 병도 낫는다”고 주장했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어요. 나무가시로도 할 수 있고, 이쑤시개로도 할 수 있죠. 다만 사람의 몸을 만지며 병이 있는 곳을 찾아내고 몸 상태에 맞는 시술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침보다 100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동안 그의 손을 거쳐간 환자 가운데는 내로라하는 인사가 많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의사나 한의사도 그를 찾아 아픈 곳을 말한다. 그러나 그는 그 인사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곤란하다며 입을 다물었다.

    ‘안마 자극요법’ 개발 … “시각장애인 배려해야”

    정 원장이 시력을 잃은 것은 6세 때였다. 영양실조 때문이었다. 야맹증으로 시작된 증세는 악화됐고, 결국 그의 눈에는 암흑만이 남았다.

    그러나 16세 때 맹인학교에 입학, 안마와 침술을 배우면서 그의 삶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안마사가 된 이후 그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3월22일 기자를 만난 그는 “오늘 기준으로 정확히 33년 2개월22일 동안 환자들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요즘도 매일 70명 이상씩 환자들이 찾아오지만 이들을 모두 치료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그가 개발한 ‘안마 자극요법’이 알려지면서 경제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나를 알리고 싶어 기자 양반을 만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도 안마사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한강다리에서 투신하는 맹인이 나오겠어요. 우리 사회가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입니다. 무엇보다 안마원 시술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은 혜택을 보잖아요.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얘기는 잊지 말고 꼭 써주세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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