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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속의 성(性)|아내를 즐거워하라

쾌락 좇는 불나방…그대 이름은 인간

쓰디쓴 결과 예상하고도 간음·간통 유혹애 '푹'…아내에 대해 만족하는 비법 상세히 소개

  • 조성기/소설가

쾌락 좇는 불나방…그대 이름은 인간

조르주 바타이유의 에로티시즘 이론에 의하면 인간에게 성에 대한 금기가 생긴 것은 동물성의 시대에서 노동의 시대로 접어든 후라고 한다. 인간들이 원시수렵에 의존하던 동물성의 시대에는 성의 파트너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을 필요가 없었으나 작물 재배와 목축과 같은 규칙적인 노동을 통하여 생존을 이어가게 되고부터는 사회라는 것을 이루고, 서로 지켜야 할 금기사항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게 되었다. 바타이유가 사용한 용어는 아니지만, 이런 단계에서는 ‘금기충동’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금기가 ‘살인하지 말라’와 ‘간음하지 말라’이다. 이 둘은 각각 죽음과 성과 관련한 금기들이다.

그런데 금기가 사회를 어느 기간 통제하면 금기를 깨뜨리고 싶은 위반충동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개개인이 위반충동을 가지고 금기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거기에 따르는 벌을 받는다. 하지만 집단적으로 위반충동을 충족하면 징벌은 고사하고 오히려 상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살인하지 말라’고 하는 금기를 집단적으로 위반하는 전쟁의 경우에 사람을 많이 죽인 자가 훈장을 받는다. ‘간음하지 말라’고 하는 금기를 집단적으로 위반하는 축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쾌락 좇는 불나방…그대 이름은 인간

성경은 부부관계의 신뢰 유지를 강조하면서 남편들에게 \'항상 아내 품을 족하게 여기고, 항상 아내를 연모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위 두 가지 금기는 교묘하게도 종교적 행위를 통하여 집단적으로 위반하기도 한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 행위는 살인에 대한 금기를 공개적으로 위반하는 셈이다. 제물이 사람에서 동물로 바뀌었다고 하여 사정이 달라진 것도 아니다. 또한 성전의 여제사장과 몸을 합하는 종교의식은 간음에 대한 금기를 합법적으로 위반하는 셈이다. 이것을 가리켜 위반의 집단적 합리화라고 할 만하다. 이런 사회를 합리화된 위반체제라고도 한다.

바타이유의 관점에서는 결혼조차도 합법화된 위반인 셈이다. 다시 말해 성의 금기에 대한 위반을 그럴듯하게 합법화하고 있는 관습이 결혼이라는 것이다. 결혼이 합법화된 위반이라는 말을 다른 각도에서 짚어볼 수도 있다. 가령 남편과 아내가 부부관계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서로 몰래 각각 다른 여자와 남자와 성적 교합을 하고 있다면, 그들의 위반은 결혼이라는 합법화된 관습에 의해 보호되고 은폐되는 셈이다. 사회적으로는 그들이 늘 금실 좋은 정숙한 부부들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물과 샘물 비유 통해 ‘문란한 性’ 경계



잠언 30:18 이하에 보면 재미있는 구절이 있다.

‘내가 심히 기이히 여기고도 깨닫지 못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공중에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자취와 반석 위로 기어다니는 뱀의 자취와 바다로 지나다니는 배의 자취와 남자가 여자와 함께한 자취며 음녀의 자취도 그러하니라. 그가 먹고 그 입을 씻음같이 말하기를 내가 악을 행치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독수리가 아무리 공중을 힘차게 날아다녀도 한번 지나가면 흔적과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뱀이 사막의 모래를 기어가면 흔적이 몇 시간 정도는 남을 수 있지만 반석 위를 기어가면 역시 흔적과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바다를 헤치고 나가는 큰 배의 흔적도 잠시 후면 깨끗이 사라지고 만다. 그와 같이 남자가 여자와 몸을 합한 흔적도 순식간에 감쪽같이 없어지고 만다. 음녀의 자취도 그러하다는 것은, 음탕한 여자가 아무리 많은 남자와 함께 자도 흔적을 찾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런 은밀성과 소거성(消去性)으로 인하여 결혼이라는 합법화된 관습의 보호 아래 수많은 간음과 간통이 지금도 각 처소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간음과 간통의 자취들이 백일하에 다 공개된다면 사회는 순간 대규모 붕괴 사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간음과 간통이 결혼이라는 관습의 그늘 아래 자취도 없이 은밀히 행해진다고 하여도 사람의 마음에는 반드시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마음의 흔적들은 언젠가는 얼굴과 몸에 나타나게 마련이다. ‘주홍글씨’의 여주인공 헤스터(Hester)와 간통했던 딤스데일(Dimmesdale) 목사는 간음을 뜻하는 ‘A’ 자가 실제로 가슴패기에 새겨지기도 하였다.

쾌락 좇는 불나방…그대 이름은 인간

사랑을 명분으로 한 성도덕 일탈 행위에 대한 사회의 가혹한 통제 문제를 다룬 영화 '주홍글씨'

간음과 간통은 위반충동으로 인하여 에로티시즘적인 쾌락을 배가할지 모르나 이미 부부관계를 좀먹고 급기야 가정과 결혼의 틀을 부수고 말 것이다. 쾌락은 달지만 결과는 쓰디쓴 법이다. 하지만 인간들은 어리석어서 결과가 쓰디쓸 것을 예상하면서도 당장의 쾌락을 버리지 못한다.

잠언의 지혜자는 그 사회가 성의 금기, 결혼의 금기에 대한 위반충동으로 가득한 사실을 직시하고 잠언 5장에서 참으로 빼어난 비유를 들어 충고하고 있다.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어찌하여 네 샘물을 집 밖으로 넘치게 하겠으며 네 도랑물을 거리로 흘러가게 하겠느냐.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으로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

여기까지만 읽으면 자기 집 우물과 샘을 잘 관리하라는 물 절약 캠페인쯤으로 들린다. 그러나 다음 구절에서 비유의 뜻이 확연히 드러난다.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

여기서 우물과 샘물은 남편의 정액과 아내의 몸을 복합적으로 상징하고 비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고 할 때의 우물과 샘은 아내의 몸을 비유하고 있고, ‘어찌하여 네 샘물을 집 밖으로 넘치게 하겠으며 네 도랑물을 거리로 흘러가게 하겠느냐’고 할 때의 샘물과 도랑물은 남편의 정액을 비유하고 있다.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으로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고 할 때의 물 역시 남편의 정액을 비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물’을 아내의 몸에 비유한 것으로 본다면 ‘타인으로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는 말은 요즈음 용어로 하면 스와핑(부부끼리 배우자를 바꿔 성관계를 맺는 행위)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잠언의 지혜자가 살던 당시에는 스와핑 같은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남편의 정액을 비유하는 것으로 ‘물’을 풀이해야 할 것이다.

아내에 대해 자족하고, 연모하고, 칭찬하라

그리고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고 할 때의 샘은 아내의 몸을 비유하고 있기도 하고 남편의 몸을 비유하고 있기도 하다. 아내의 몸을 즐거워하고 사랑하여 복되게 하는 것은 곧 남편 자신을 복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아내가 갱년기로 접어들어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점점 옅어지는 시기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잠언의 지혜자는 아내를 즐거워하라는 충고만 하지 않고 아내를 즐거워할 수 있는 비결까지 가르쳐주고 있다. 비결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는 자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지혜자는 남편들에게 ‘너는 그(아내) 품을 항상 족하게 여기며’라고 하였다. 족하게 여긴다는 말은 우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나같이 부족한 남자에게 이런 아내를 주시다니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갖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수시로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아내의 마음을 감동시킬지 모른다. 또한 족하게 여긴다는 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과분하게 여긴다는 뜻도 된다. 과분하게 여기려고 해야 비로소 족하게 여길 수 있는 법이다.

둘째는 ‘그 사랑을 항상 연모하라’고 하였다.

연모는 간절하게 사모한다는 말이다. 부부관계가 세월이 지나면 무덤덤하게 되고 그것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더 남편은 아내의 사랑을,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연모하고 어떤 때는 질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는 아내의 모습에 대해 자기암시를 해야 한다.

‘그(아내)는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 같다’고 자기암시를 하고 아내의 모습을 늘 칭찬해주어야 한다.



주간동아 439호 (p76~77)

조성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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