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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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재판의 숨은 주역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4-06-11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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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의 숨은 주역
    “군 항명죄로 3년형을 선고받았던 이들이 얼마 전 출소했다며 감사인사를 전해오더군요. 죄스러운 마음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법무법인 해마루의 김수정 변호사(35)는 국내 최초로 ‘양심에 따른 병역기피자’ 문제를 이슈화한 주인공이다. 변호사 일을 시작한 2001년 찾아온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그의 인생방향을 확고히 다져준 셈이다.

    체제에 순응하며 감형을 위해 노력했던 선배 변호사들과 달리 국가폭력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고집스럽게 이들의 무죄를 주장해왔다. 지난 3년간 100여명이 넘는 집총 거부자들을 대신해 ‘여전사’ 역할을 자임해왔다. 이 같은 정성은 5월21일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의 무죄판결로 일단 빛을 보았다.

    “주변에서 ‘그것(!)도 안 달린 여자가 나서니 꼴사납다’는 식의 끊임없는 인신공격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나 대체복무제가 시행된다면 우리나라 인권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서리라 확신합니다.”

    법조계의 가장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이번 사건은 최근 1심 판결이 유ㆍ무죄로 엇갈린 가운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소송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김변호사는 앞으로 예비군 거부자들에 대해서도 사회가 더 큰 아량과 합리적 제도로 포용할 수 있게끔 만들겠다고 밝혔다.

    “병역의무를 마친 이후 새로운 신념을 갖게 된 이들의 고통 역시 적지 않습니다. 예비군 활동을 거부한 대가로 1년 넘게 실형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회 회원이자 민주노동당 인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김변호사는 얼마 전 같은 모임 소속인 박갑주 변호사(37)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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