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9

2011.10.24

화끈한 모험… “두 시간 정말 짧다”

뮤지컬 ‘삼총사’

  • 김유림 rim@donga.com

    입력2011-10-24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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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끈한 모험… “두 시간 정말 짧다”
    때는 17세기 프랑스 파리. 시골뜨기 달타냥은 총사가 되겠다며 무작정 상경한다. 소매치기를 잡다 우연히 마주친 삼총사에게 겁도 없이 결투를 신청한다. 한편 왕은 탄신일 1주일을 앞두고 행방불명되고, 리슐리외 추기경의 여간첩 밀라디는 달타냥의 ‘천사’ 콘스탄스를 납치한다. 달타냥과 삼총사는 힘을 합쳐 콘스탄스와 왕을 구하러 나선다.

    “우리는 하나!”

    어린 시절, 마음 맞는 친구끼리 하늘을 향해 손을 힘차게 뻗으며 삼총사를 결성해본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듯하다. 1844년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삼총사’는 그동안 소설, 뮤지컬, 만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되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10월 중순에는 올랜도 블룸,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3D 영화도 개봉했다.

    뮤지컬 ‘삼총사’는 2009년 국내에서 초연한 이후 한국 최고 흥행 뮤지컬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오픈이다. 매회 공연장 입구에는 배우 이름이 걸린 ‘쌀 화환’이 끝없이 늘어선다(요즘 공연계에서는 꽃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아, 배우 이름으로 쌀을 불우이웃에게 기증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삼총사’의 인기 비결은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점. 철이 없어 더욱 용감한 달타냥, 카리스마 넘치는 전설의 검객 아토스, 장난스러운 듯 로맨틱한 아리미스, 그리고 화끈한 바다 사나이 포르토스까지. 삼총사와 달타냥의 모험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뮤지컬 ‘삼총사’의 배우들은 초연부터 계속 호흡을 맞춰온 덕에 하모니가 딱딱 맞는다. 특히 신성우(아토스 역), 민영기(아리미스 역), 김법래(포르토스 역)가 연기한 삼총사는 ‘드림팀’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게다가 좌충우돌 달타냥 역은 슈퍼주니어 규현, SS501 허영생 등 아이돌 스타가 맡았는데, 연기와 노래가 기대 이상이다. 오히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거추장스러울 정도.



    뮤지컬 ‘삼총사’의 또 다른 매력은 볼거리가 많다는 것. 삼총사와 달타냥, 그리고 리슐리외 추기경의 근위병이 벌이는 칼싸움은 이 뮤지컬의 백미다. ‘챙챙’ 경쾌한 소리를 내며 상황이 급박하게 이어진다.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꼭 쥐게 된다. 특히 팜므파탈의 매력을 가진 여간첩 밀라디의 검술은 이성과 감성을 자극한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쉼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중 말라디와 아토스의 러브스토리는 가슴을 울린다. 흠을 잡으려야 잡을 수 없는, 현 시대 한국 뮤지컬의 ‘최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신성우를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빼놓을 수 없다. ‘테리우스 로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는 이제 ‘배우 신성우가 아니면 저 역은 누가 맡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11월 3일~12월 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문의 02-764-7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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