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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정지욱, ‘영화의 향기’

11년간의 꿈과 모험 막 내리다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 정지욱 영화평론가, 한일문화연구소 학예연구관 nadesiko@unitel.co.kr

11년간의 꿈과 모험 막 내리다

11년간의 꿈과 모험 막 내리다
안개에 휩싸여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가 내려다본 교정은 마치 전제주의 체제의 군인처럼 줄지어 등교하는 학생으로 가득했다.

요정 도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무덤가에 앉은 해리 포터의 손에 들린 거울에는 해리포터와 알 수 없는 남자의 얼굴이 교차해 비친다. 은신처 오두막에 모여 대책을 강구하는 해리와 불사조 기사단. 볼드모트를 처단하려고 그의 영혼을 담은 ‘호크룩스’를 파괴하기로 결정한다.

덤블도어 교장이 남긴 ‘죽음의 성물’ 단서를 쫓던 해리는 볼드모트가 그토록 찾던 절대 힘을 가진 지팡이의 비밀을 통해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해리는 론 위즐리,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함께 볼드모트의 영혼을 담은 다섯 번째 호크룩스를 찾으려고 호그와트로 돌아온다.

해리는 덤블도어의 동생 에버포스에게서 덤블도어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에 관한 놀라운 과거를 듣는다. 한편 볼드모트는 해리가 호크룩스들을 파괴했음을 느끼고 호그와트로 향한다.

해리를 주축으로 한 불사조 기사단과 죽음을 먹는 자들 사이에서 마법전투가 벌어지고, 여기에 거대 거미 아크로맨투라와 거인족 등 마법 생물이 볼드모트 편으로 가세하면서 호그와트는 아비규환의 거대한 전쟁터로 변한다. 전쟁 와중에 해리는 덤블도어를 죽인 스네이프의 엄청난 비밀과 볼드모트를 죽일 마지막 호크룩스에 대한 단서를 깨닫는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3D로 선보였다. 하지만 2D로 촬영해 3D로 전환한 탓에 새롭거나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은 많지 않다. 그래도 롤러코스터처럼 달리거나 하늘을 나는 장면 등은 볼거리로 충분하다.

특히 마지막 ‘해리포터’ 시리즈라는 명성에 걸맞게 큰 스케일과 눈부시게 화려한 전투신이 볼 만하다. 해리의 뜻에 동참하는 호그와트 교수들이 방어망을 치는 모습과 이 방어망을 뚫으려는 볼드모트 패거리의 공습은 불꽃놀이를 연상케 한다.

수많은 죽음을 먹는 자가 다리를 건너 호그와트로 몰려드는 장면과 이를 막으려고 다리를 폭파하는 장면, 호그와트를 방어하려고 깨어나는 석상 등도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해리의 출생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해리 부모와 볼드모트 사이에 얽힌 비화, 스네이크 교수와 해리 어머니 릴리 사이에 얽힌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는 지금껏 펼친 이야기 구조와 맞춰지며 훌륭한 짜임새를 증명한다.

많은 관객이 예상하던 론과 헤르미온느의 사랑이 증명되는 순간 뭇 남성 관객은 론을 연기한 루퍼트 그린트에게 야유를 쏟아낸다. 이들은 에마 왓슨의 사진이 유출될 때마다 인터넷 뉴스를 통해 사진을 바라보며 분노했으리라. 그러면서 동시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관객도 이번 영화를 통해 헤르미온느와 론의 사랑을 인정하고 깨끗이 승복할 것이다.

소설과 영화의 차별화, 그리고 소설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동을 내심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원작을 그대로 묘사한 영화를 보고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은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영화에 담아냈다. 한 편의 원작 소설을 두 편의 영화로 나누어 연출한 까닭도 원작이 담은 캐릭터를 하나도 버리지 않으려는 차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처지에서는 원작 그대로 담아내는 정직함이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14년 전 조앤 K. 롤링이 쓴 ‘해리포터’ 시리즈는 67개국에서 번역 출간해 6월까지 모두 4억5000만 부 팔렸다. 그리고 워너브러더스는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11년 동안 7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주인공 해리 또한 동그란 안경을 쓴 귀여운 마법사 어린이에서 수염 자국이 선명한 꽃미남 성인으로 훌쩍 자랐다. 어수룩했던 소년 론은 듬직한 어른으로 컸고, 깜찍이 예쁜 소녀 헤르미온느는 아름다움이 넘치는 성숙한 여인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편의 영화로 해리를 만나는 사이 배우들도 함께 성장했다.

11년 동안 모두 7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해리의 꿈과 모험의 세계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주간동아 797호 (p72~73)

정지욱 영화평론가, 한일문화연구소 학예연구관 nadesiko@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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