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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인터뷰

“지금은 연애 중 노래만큼 할 얘기 많겠죠”

8집 앨범 낸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지금은 연애 중 노래만큼 할 얘기 많겠죠”

“지금은 연애 중 노래만큼 할 얘기 많겠죠”
실로 얼마 만인가. 백지영(36)을 다시 만난 게. 2003년 가을, 4집 앨범 ‘미소’를 냈을 때가 마지막이니 8년 남짓 세월이 흘렀다. 어느덧 그는 ‘발라드 여왕’이자 ‘OST의 여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2년 6개월 만에 나온 여덟 번째 정규앨범이 뜨겁다. 정규앨범으로 승부를 걸만한 ‘티켓 파워’를 지닌 가수가 흔치 않아서다. 앨범 이름은 팔색조라는 뜻의 ‘PITTA’. 발라드부터 댄스까지 다양한 매력을 담았다는 뜻으로 그가 직접 붙인 것이다.

“가요 시장이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바뀐 지 오래예요. 정규앨범을 내는 게 부담스럽죠. 앞으로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요.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도록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보통’이 타이틀곡…하루 20시간 활동

그는 앨범이 나온 후 하루 20시간 가까이 방송 활동을 한다. 홍보를 위해서다. 노래하는 자리에선 늘 라이브로 열창한다. 성대가 쉴 겨를이 없으니 목에 이상이 올 수밖에.

“‘총 맞은 것처럼’으로 활동하기 직전에 성대에 낭종이 생겨 수술한 적이 있어요. 한 6개월쯤 쉬어야 했는데 바로 활동을 했더니 후유증이 조금 있어요. 예전에는 목에 이상이 생겨도 금방 회복했는데 지금은 오래 가요. 이번 활동이 끝나면 성대를 치료하고 휴식기도 충분히 가지려고요.”



전보다 몸이 야위었다. 무리한 방송 활동 탓일까.

“TV에 나오는 모습이 말라 보인다, 좋아 보인다 싶을 때 체중이 50~51kg이에요. 앨범 내기 직전 54kg을 넘어설 만큼 살이 쪄버렸어요. 다이어트를 했더니 1.5kg 줄었고, 활동을 재개하면서 자연스레 더 빠졌죠.”

타이틀곡은 발라드풍의 ‘보통’. 히트곡인 ‘총 맞은 것처럼’ ‘입술을 주고’ ‘내 귀에 캔디’를 작곡한 방시혁이 만들었다. ‘보통’은 음반이 나오자마자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 작곡가 방시혁과 작업해서 히트한 노래가 많은데 비결이 뭔가요.

“오빠가 저를 잘 알아요. 7~8년간 가깝게 지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노래로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빠도 똑같아요.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곡을 만드는 게 비결 아닌가 싶어요.”

▼ 방시혁은 독설가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인간적이라고나 할까. 오빠를 가리켜 ‘위대한 탄생’의 사이먼 코넬(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독설가)이라고 하는데 시청자 눈에는 독설가로 비칠 거예요. 돌려 말하는 데 서툴거든요.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는데,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하지 않는 덕분에 ‘총 맞은 것처럼’이나 ‘보통’ 같은 가사가 나오는 거예요.”

▼ 방시혁에게 ‘독설’을 들어본 적 있나요.

“저라고 예외는 아니에요. 사람들이 장점이라고 말하는 애절한 보이스를 오빠가 싫어해요. ‘제발 청승 좀 그만 떨래?’라고 대놓고 말하죠. 그래도 상처받지 않아요. 담담하게 받아들여요. 오빠 덕택에 ‘보통’을 부를 때 감정을 억누르를 수 있어요. 때로는 담백하게 부르는 게 좋지 않나요? 사람들은 여전히 애절하다고 말하지만….”

인생사의 단맛, 쓴맛을 다 본 여자의 애절함이 백지영의 매력 아닌가. 허공에 흩어지는 애절함이 아니라, 듣는 이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 애절함 말이다. 카페에 가든, 거리를 걷든, 라디오를 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노래 ‘보통’에는 그의 소박한 꿈이 담겨 있다.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은 꿈이 그것이다. 방시혁이 백지영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눈 뒤 써내려간 ‘보통’의 노랫말은 보통 남자를 만나 보통 사랑을 꿈꾸던 한 여자가 나쁜 남자를 만나 힘든 삶을 사는 자신의 현실을 넋두리하는 내용이다. 그는 방시혁이 ‘보통’의 콘셉트를 일러줬을 때 “아주 마음에 들어 소름이 돋았다”면서 소리 내 웃는다.

“평범한 삶이 좋지 않나요? ‘평범’이라는 낱말을 해석하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가수로 살아가면서 평범이란 말을 잊고 살았어요. 그게 너무 서글퍼요. 평범한 남자는 재산이나 학식의 많고 적음을 떠나 평범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에요. 그런 남자와 아담한 집 짓고, 아들딸 낳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아옹다옹 사는 게 제가 꿈꾸는 평범한 삶이에요.”

▼ 왜 그런 삶을 꿈꾸나요.

“연예인은 마음껏 싸울 수도, 울 수도 없어요. 절제하고 자제할 일이 많게 마련인데,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슬플 때 마음껏 울어도 이상하게 비치지 않고, 동네 아줌마랑 모여서 남편 욕을 해도 흉 되지 않는 그런 삶이요.”

▼ 주목받는 삶이 거추장스러운 건가요.

“그렇진 않아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담담한 편이에요. 일부러 사람을 피해 다니거나, 모자 또는 선글라스로 못 알아보게 가린다거나,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하는 건 체질에 맞지 않거든요. 집 근처 대중 목욕탕도 이따금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아요. 내가 의식하면 사람들도 나를 불편하게 보지만 내가 편하게 다니면 대중도 신경 쓰지 않죠. 남보다 특별한 직업을 가진 것이지, 나 자신은 특별할 게 없죠.”

▼ 달갑지 않은 관심을 받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저를 싫어하는 사람까지 신경 쓰고 싶진 않아요. 뭐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냥 내버려두는 게 나아요. 평가는 그 사람 자유니까요.”

“지금은 연애 중 노래만큼 할 얘기 많겠죠”

백지영은 여덟 번째 정규앨범 발매 쇼케이스에서 춤과 노래 등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뚜벅뚜벅 자신의 길 걷는 마돈나가 롤모델

그의 롤모델은 마돈나라고 한다. 1980년대 댄스 붐을 일으킨 섹시 심볼.

“마돈나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을 때 평론가들이 연기력에 대해 혹평을 해도 개의치 않았어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었죠. 그러면서 트렌드를 앞서가는 도전정신을 발휘했어요. 그것이 마돈나가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셀러브리티로 사는 비결인 것 같아요. 얼마 전 소지섭이 힙합 뮤직비디오를 냈더군요. 마돈나나 소지섭급이면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걸리는 게 많아요. 잘하겠다는 욕심,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의심, 실패했을 때 떠안아야 할 손해와 데미지…. 그럼에도 하고 싶은 걸 과감히 해보고 성과가 나쁘더라도 값진 교훈을 얻는 모습이 멋지잖아요.”

마돈나의 새로운 도전 소식이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백지영의 음악적 원천이다. 첫손에 꼽은 영화는 순수한 로맨스를 그린 ‘노트북’. 가사를 쓸 때 즐겨 보는 영화라고 한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과 ‘오픈 유어 아이즈’도 인상적인 작품으로 든다.

“이따금 작사를 해요. 곡이 나오면 작사가, 작곡가는 물론 저한테도 작사를 시켜요. 한 멜로디에 가사가 10편 넘게 나올 때도 있어요. 작곡가, 작사가, 가수라는 계급장을 떼고 토론한 뒤 가장 좋다고 여기지는 가사 두세 개를 골라 녹음해요. 그중 하나가 살아남는 거죠. 가사도 서바이벌이에요. 늘 제 가사가 ‘까이죠’(웃음).”

그는 매사 열정 다하는 보통 남자

“지금은 연애 중 노래만큼 할 얘기 많겠죠”
백지영은 글짓기에도 재주가 있다. 메모하는 습관 덕분이다. 가사가 될 만한 글을 시(詩)처럼 써놓은 게 80편이 넘는다. 얼마 전 아이패드를 구입하면서 수준 미달 ‘시’를 삭제했다.

“아이패드에 60여 편이 남아 있어요. 일기를 합치면 글이 100편을 넘어요. 이 녀석들을 모아 산문집이나 에세이집으로 내고 싶어요.”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책을 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시기상조”라고 말하면서 웃는다.

“더 정리해야 하고, 더 영글어야 해요. 사랑할 때와 사랑하지 않을 때 글의 색깔이 달라요. 지금은 연애하고 있으니 앞으로 또 달라지겠죠. 할 얘기가 많아질 것 같아요.”

백지영은 아홉 살 연하인 탤런트 정석원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둘은 지난해 7월 처음 만났고, 올해 2월부터 ‘남자와 여자’로 사귄다. 백지영은 골드미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석원은 과연 ‘보통 남자’일까.

“보통 남자에 가까워요. 순수한 미소를 가졌어요. 한 팔로 나를 감쌀 만큼 포근하고요. 매사 열정을 다하는 멋진 남자예요.”



주간동아 793호 (p65~67)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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