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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MB정부, ‘저탄소’ 국제협약 실행파일 모색 중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합리화 착수 에너지 빈곤 저소득층 지원책이 관건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MB정부, ‘저탄소’ 국제협약 실행파일 모색 중

MB정부, ‘저탄소’ 국제협약 실행파일 모색 중
2011년에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고민이다. 지금까지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면 이젠 조금씩 그 결실을 맺을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 이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자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 것.

먼저 정부는 G20 정상회의에서 국가별 ‘화석연료 보조금’ 개선계획에 대한 이행 경과를 2011년 프랑스 정상회의 때 점검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G20 회원국들은 석탄과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생산 또는 소비에 지급되는 보조금 개선계획을 2009년 9월 캐나다 토론토 정상회의 때 제출한 바 있다. 회원국들은 이때 2020년까지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지구 살리기 환경개선 효과

화석연료 보조금 문제는 저소득층 지원과 연계돼 있어 모든 국가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이를 강제하기 위한 이행점검 합의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정부는 각국의 여건에 맞게 자발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게 해 많은 회원국이 동참하도록 이끌었다.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는 화석연료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는 친환경 정책 중 하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각국이 제출한 계획에 따라 보조금을 철폐한다면 배출전망치(BAU) 대비 탄소배출량이 5.8% 정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또 2010년 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칸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칸쿤 합의문’에 이명박 정부의 주요 어젠다인 ‘저탄소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 개념을 반영했고,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행동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제안해 최종합의를 이끌어냈다. 지원받는 감축행동만 등록부(Registry)에 등록하도록 합의한 2009년 코펜하겐 합의보다 진일보시킨 것.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는 유지했다.

선진국의 경우 국제사회에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공약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지만, 개도국은 자국의 상황에 맞게 감축계획을 수립하는 등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협상을 이끌면서도 개도국의 지위를 인정받은 것은 코펜하겐 총회에서 자발적 감축목표를 발표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0%까지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번 칸쿤 합의에서는 이러한 각국의 감축계획을 선진국과 개도국을 구분해 유엔 문서에 수록, 공식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다.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토론토 정상회의 때 제출한 화석연료 보조금 개선계획은 ‘석탄생산안정지원금’과 ‘연탄제조비’ 등 두 가지 보조금을 향후 10년 안에 합리화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합리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폐지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개선계획을 제출한 2009년 당시 석탄생산안정지원금은 68억 원에 불과한 반면 연탄제조비는 1475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석탄생산안정지원금은 2010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됐으니 이제 연탄제조비만 남은 셈이다. 연탄제조비는 연탄보조금(연탄제조비, 수송비, 해상수송비, 해상조작비 등으로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0년까지 이를 어떤 단계를 거쳐 없앨 것인지, 그 계획을 짜는 게 당면 과제다. 그렇다면 정부의 계획대로 화석연료 보조금을 줄이면 얼마만큼의 온실가스 감소효과가 나타날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강만옥 박사는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2년 동안 에너지·전력 부문 환경유해보조금 규모와 개편에 따른 환경 파급효과를 연구해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부문의 환경유해 보조금은 연간 4조8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생산안정지원금과 연탄보조금을 포함해 농업용 면세유, 연탄·무연탄의 부가가치세 면세, 유가보조금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농업용 면세유와 유가보조금이 4조6000억 원에 달하고, 석탄생산안정지원금과 연탄보조금에 해당하는 예산은 190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보조금을 폐지할 경우 예상되는 환경개선 효과는 크다. 2007년을 기준으로 석탄생산안정지원금(897억 원)을 없애면 대기오염물질 12만8000t과 이산화탄소 1800만t이 감소하고 연탄제조비를 포함한 연탄보조금(1004억 원)을 없애면 대기오염물질 9만8000t과 이산화탄소 386만8000t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용 면세유와 유가보조금에 비해 보조금 규모는 5%도 안 되면서 비슷한 수준의 환경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것. 문제는 연탄보조금을 폐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MB정부, ‘저탄소’ 국제협약 실행파일 모색 중

2010년 11월 11일과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앞장섰다.

11월까지 가시적 개선계획 세워야

강 박사는 “석탄생산안정지원금은 에너지 부문의 다른 환경유해보조금 사업보다 시행이 용이하지만, 연탄보조금의 경우 환경개선 효과나 보조금 규모에 비해 폐지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유는 연탄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주로 저소득층이고 난방연료로 연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 박사는 “하지만 연탄 소비 규모가 다른 에너지보다 적어 연탄보조금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연탄을 이용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의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소득 보전 등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관련 정부 부처 간에는 화석연료보조금 폐지 논의와 관련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단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편이다. 환경부 한 관계자는 “당위적인 차원에서 찬성하지만 아직 입장을 명확히 정한 것은 아니다.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연탄보조금을 관리·감독하는 지경부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다만 10년 내 합리화한다는 것 이외에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폐지하는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가 너무 작아 효과를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욱이 서민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이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프랑스 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기는 올해 11월. 정부가 그때까지 구체적인 화석연료 보조금 개선계획을 세워 국제사회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1.01.03 769호 (p46~47)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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