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가 이름을 알린 것은 방송만이 아니다. 그는 ‘아나운서들의 대모’로도 유명하다. 1987년 한 문화센터에서 방송 스피치반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20여 년간 400여 명의 방송인을 양성해왔다. MBC의 김주하 앵커를 비롯해 서현진 이정민 아나운서와 프리랜서 방송인 강수정 씨, 얼마 전 9시 뉴스 앵커가 된 KBS 조수빈 아나운서까지 모두 그의 지도를 받았다. “다른 건 기억 못해도 내가 가르친 수강생과 관련된 것은 또렷이 기억한다”는 그는 ‘제자’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김주하 씨는 처음 봤을 때 한눈에 아나운서 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서현진 씨와 조수빈 씨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정말 철저히 준비한 친구들이고요. 제가 이들을 잘 가르쳤다기보다는 ‘될 만한 사람’들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와 인연을 맺고 가르쳤던 친구들이 방송인이 된 뒤에도 그 안에서 능력을 발휘해 인정받는다는 게 보람이고 자부심이죠.”
그는 아나운서가 “단순히 원고 읽는 직업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진행자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반응이 달라지는 만큼 내공이 필요하다”고. 때문에 그는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늘 긴장하며 공부하고, 새로운 사건과 사람을 만나도록 독려한다. 이는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이 대표는 얼마 전부터 방송 지망생을 위한 스피치 교육뿐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스피치 교육까지 확대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법조인, 금융 애널리스트, 기업 최고경영자(CEO), 한의사 등 수강생들의 직업도 다양해요. 그만큼 사회 곳곳에서 말하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겠죠. 아나운서 스피치 교육을 활성화했던 것처럼 성인 스피치 교육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주간동아 664호 (p8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