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9

2008.11.04

향기 나는 性 기쁨 두 배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8-10-27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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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 나는 性 기쁨 두 배

    일러스트레이션·박진영

    세기의 섹스 심벌로 일컬어지는 배우 마릴린 먼로는 “나는 잠자리에선 아무것도 입지 않아요. 샤넬 No.5를 제외하고는”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지금까지도 향수 마니아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 말은 향기의 중요성을 새삼 상기시킨다.

    고대 인도의 ‘카마수트라’ 기록을 보면 양귀비나 재스민 꽃에서 진액을 추출해 약한 불에 데워 여성의 질에 바르면 성교 중에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 조상들의 경우, 고려시대 송나라의 사신으로 온 서긍이 쓴 ‘고려도경’을 보면 고려의 귀부인들이 향유(香油) 바르기는 좋아하지 않았으나 비단 향낭을 몸에 차고 다니면서 쓰는 것을 좋아해 패용한 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냄새는 후각을 자극함과 동시에 대뇌에 영향을 주어 시각적 상상력을 배가하는 효과를 낸다. 심지어 동물마저 발정기가 되면 암내를 풍기지 않는가. 오관(五官)이 동원되는 종합 행위인 섹스에서 상대방의 체취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침대에서 흘리는 남성의 활력 있는 땀냄새와 여성의 독특한 향취는 섹스의 충분조건이며, 권태기를 극복시켜주는 방향제 구실도 톡톡히 한다.

    여성은 한동안 섹스를 하지 않으면 여러 분비물이 외음부와 질에 고이게 된다. 또한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해 내분비 기능이 떨어지면서 질 속에 세균이나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쉬워지고 불쾌한 냄새가 날 수도 있다. 남성의 정액 역시 냄새를 지녔을 뿐 아니라 시기마다 다른 냄새가 난다. 냄새가 다른 이유는 심신의 컨디션 때문이다. 건강한 시기의 정액 냄새는 좋은 향수 냄새를 방불케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사정을 한다든지 몹시 피곤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는 악취가 난다.



    머리맡에 장미 한 다발로 은은한 향기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또한 주기적이고 건강한 성생활을 통해 사랑의 향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최고의 향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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