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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유류할증료 인상 항공사 맘대로?

국제유가 변동 시 정부 ‘요금표’ 따라 결정 … 최근 장거리 노선 10만원 인상 등 고공비행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유류할증료 인상 항공사 맘대로?

유류할증료 인상 항공사 맘대로?

대한항공의 올해 유류비용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중순 회사원 김영운(30) 씨는 여름휴가 비행기 티켓을 한 달 일찍 결제한 덕에 10만원을 아꼈다. 그가 구입한 대한항공 오스트리아 빈 왕복항공권은 기본운임 97만6500원에 유류할증료 280달러. 그러나 7월에 결제할 경우 기본운임은 그대로지만 유류할증료가 370달러로 10만원 가까이나 인상된다. 김씨는 “항공요금 결제를 서두르길 잘했다”며 안도했다.

고유가 여파로 항공요금이 크게 올랐다. 항공요금은 기본요금, 유류할증료, 세금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유류할증료만 32%가량 인상됐다(표 참조).

그렇다면 유류할증료는 어떻게 책정되는 걸까? 유가상승분이 ‘적당한’ 수준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걸까?

유류할증료는 항공사 마음대로 부과할 수 없다. 정부(국토해양부)가 국제유가에 따라 변동하도록 설계해놓은 ‘요금표’에 따라 결정된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은 싱가포르 항공유 시장가(MOPS : Mean of Platt’s Singapore)가 그 기준. 싱가포르는 항공유가 거래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6월 국토해양부는 갤런(gallon)당 1.5달러에서 3달러까지 16단계로 나누어진 유류할증료 요금구간을 1.5달러에서 4.7달러까지 33단계로 확대했다. 유가가 하도 올라 기존 요금표로는 유가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항공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7, 8월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는 5, 6월 두 달간의 평균 유가에 의해 결정된다. 5, 6월 평균유가는 갤런당 3.5달러로, 총 33단계 중 21단계 적용을 받게 됐다.



국내 항공사들의 현행 유류할증료는 국내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들과 비교할 때 엇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여행사 모두투어가 제공한 7월 이후 외국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자료(표 참조)에 따르면, 유럽행 왕복항공편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최고 370달러로 국내 항공사와 같은 수준이다. 일본항공(JAL)의 경우는 한국~일본 노선에 대해 64달러(왕복 기준)를 요구해 국내 항공사들(84달러)보다 20달러가 더 싸다.

유류할증료 9, 10월에 23%가량 또 오를 듯

9월과 10월 유류할증료는 현재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의 유류할증료는 6, 7월 두 달간의 평균유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6월 이후 현재까지 MOPS가 원유와 마찬가지로 연일 상승세에 있기 때문이다. 6월 평균 MOPS는 4달러로 집계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6, 7월 평균 MOPS를 4달러로 가정한다면 적용 구간은 현재 21단계에서 25단계로 오르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단거리 노선 101달러(현재 82달러), 장거리 노선 230달러(현재 185달러)로 인상된다. 유류할증료가 지금보다 23%가량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이 같은 수준의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짊어져야 하는 유가상승분의 30~40%에 그치는 금액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항공사가 감당해야 할 숙제인 셈. 국토해양부 홍윤태 사무관(항공정책과)은 “유가가 하도 올라 유류할증료를 처음 도입했을 때보다 보전율이 더 떨어졌다”며 “그러나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현재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대 허희영 교수(경영학)는 “기본운임은 그대로이고 유류할증료만 오르는 게 소비자 처지에선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유가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는 유류할증료와는 달리 기본운임은 유가가 하락해도 쉽게 인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수하물에 대한 요금도 일부 인상한다. 대한항공은 8월1일부터 미국행 항공기에 한해 초과수하물에 부과되는 요금을 지금보다 2만원 더 받기로 했다. 가방 무게 23kg까지는 무료이고, 23~32kg에 해당하는 가방에는 5만원을 부과하겠다는 것. 아시아나항공도 7월16일자로 국내선에 한해 초과수하물 요금을 노선별로 50~70% 인상했다.

그렇다면 기름값이 얼마나 올랐기에 항공사들의 비명이 점점 더 세지는 걸까. 지난 5월 항공유가는 2년 전에 비해 97%가량 올랐다. 연초 대비해서도 50% 인상됐다. 2006년 갤런당 1.91달러였던 항공유가 5월 현재 3.79달러로 대폭 뛰었다(그래프 참조).

대한항공 전체 비용 가운데 기름값 비중이 45%

유류할증료 인상 항공사 맘대로?

※참고 : 1배럴은 42갤런, 1갤런은 3.8ℓ

항공사가 매번 구입하는 항공유 가격은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변한다. 국내외 정유사 및 공항과 연간 구매계약을 맺지만, 실제 지급하는 기름값은 구매시점의 국제유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평균 항공유가가 갤런당 2.22달러였던 2007년에는 전체 비용에서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23달러로 치솟아 기름값 비중이 4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현재 유가를 기준으로 보면 고객이 내는 티켓 가격에서 각종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 정도가 기름 사는 데 쓰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항공유 선물시장에서 유가 헤지(hedge)를 해왔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은 12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574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연간 지출하는 유류비용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2008년 연간 유류비용으로 2조8000억원을 예상했지만, 가파른 유가 상승으로 올해 유류비용이 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1인당 소비하는 항공유를 현재 시세로 환산해봐도 비행기값에서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정원이 280명인 보잉 747-400기가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날아가면서 소비하는 항공유 무게는 27만 파운드(lb). 이를 항공유 비중을 감안해 부피 단위인 갤런으로 환산하면 4만110갤런이다. 즉 6월 평균 MOPS인 4달러를 대입해 계산하면(4만110×4/280) 1인당 573달러, 왕복의 경우 1146달러의 기름값을 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미 고유가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기름을 아끼기 위해 엔진 세척, 경제속도 준수 운항, 기내물품 경량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의 가방 무게 줄이기에 나섰다.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센터 김민정 책임연구원은 “노선 구조조정, 기단 구성 조정 등에도 노력해 고유가에 대비한 항공사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 8월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유류할증료(왕복 기준)
출발
도착
7월 이전($)
7, 8월($)
한국
장거리(미주, 유럽, 호주)
280
370
한국
단거리(중국, 동남아, 서남아, 사이판, CIS)
124
164
한국
일본
64
84
부산, 제주
후쿠오카
58
76


7, 8월 주요 외국 항공사 유류할증료(왕복 기준)
지역
항공사
구간
7월 이전($)
7월 이후($)
동남아 세부퍼시픽항공
서울~세부, 마닐라
124
164
필리핀항공
서울~세부, 마닐라
124
164
가루다항공
서울~자카르타, 발리
124
164
중국 중국남방항공
한~중 전 노선
124
164
일본 일본항공
한~일 전 노선
46
64
전일본항공
한~일 전 노선
46
64
유럽 프랑스항공
서울~파리
EUR 190
EUR 210
네덜란드항공
서울~암스테르담
280
370
알이탈리아항공
서울~로마
280
370
카타르항공
서울~유럽(영국, 프랑스,독일, 이탈리아 등)
250
288
카타르항공
서울~이집트, 그리스,요르단, 레바논
220
254
터키항공
서울~이스탄불
280
370
에미리트항공
서울~두바이
140
185
미주 캐나다항공
한~북미 전 구간
280
370
유나이티드항공
한~북미 전 구간
280
370




주간동아 2008.07.29 646호 (p22~23)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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