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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야, 또 열받게 해서 미안해

미래지향 짝사랑 李 정부도 뒤통수 맞아 … 장기 전략적 대응 방향 여전히 헛발질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독도야, 또 열받게 해서 미안해

독도야, 또 열받게 해서 미안해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명기를 예견했던 ‘주간동아’ 634, 638호 기사

예상대로 ‘역시나’였다. 일본 정부가 7월14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을 발표한 것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한국인들이 일장기를 불태운 것도, 주일대사가 일시 귀국한 것도, 이명박(MB) 대통령이 7월16일 국무회의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어디선가 많이 본 시나리오다.

필름을 이전 정부로 돌려보자. 정권 초기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선언했지만 과거사, 독도, 동해표기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는 오히려 후퇴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그랬고, “임기 중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노무현 정부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전략적 차원에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란 말은 역대 정부의 단골 수사(修辭)였다.

왜 한국은 항상 ‘예정된’ 반발을 보일까. 일본은 7월16일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처럼 ‘장기적, 전략적으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하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을까.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최근 독도 관련 사안들을 보자. 5월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문부과학성은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라고 새로이 명기할 방침을 굳혔다(文部科學省は17日, 中校社科の新習指導要領の解書に, 韓と領有を巡っていのある竹島を「我が固有の領土」として新たに明記する方針を固めた)”고 보도했다.

‘주간동아’는 당시 일본 언론을 분석하면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3년 전부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학습지도요령에 담을 것을 검토해왔다’고 보도했다.(‘주간동아’ 638호 참조)



번번이 수싸움에 밀리고 뒤늦게 들끓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당시 “이 대통령 취임 후 한일관계가 좋아졌고,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우익이 아닌 데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4·21 한일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관계에 힘을 모으기로 한 ‘한일 신시대 합의’에 대한 일본 언론보도를 분석해보면 ‘일본의 수’를 파악할 수 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 측 설명에 따르면 독도의 영유권과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竹島(韓名·島)の領有や, 排他的水域(EEZ)の境界問題は議題にならなかったという·4월21일 ‘마이니치신문’].”

결국 한국은 미래지향적 얘기를 하면 일본이 독도 영유권 등 영토나 역사 문제까지 거론하지 않으리라 판단했지만, 일본 측은 ‘미래’는 좋지만 독도까지 협의 대상은 아니라고 봤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의 ‘판단 미스’인 것이다.

이에 앞서 ‘주간동아’ 634호는 일본 국토지리원의 ‘일본해 이름 변경에 관하여(Changing in the name of “Japan Sea”)’란 제목의 영문 보고서를 단독 입수, “일본은 5년 전부터 왜곡된 고지도를 짜맞춰 일본해 표기의 정당성을 영문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일본으로선 “일본해(Ja-pan Sea) 표기를 지켜야 장기적으로 다케시마(竹島) 영유권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동해(East Sea)의 독도가 어울리듯.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외교통상부는 당시 보고서 분석은커녕 “직원 한 명이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파악하기 힘들다”며 동북아역사재단에 보고서 분석을 의뢰하라고 했고, 동북아역사재단은 “재단에는 고지도 전문가가 없어 외부 인사에게 의뢰하라”고 했으며, 동해표기 및 독도 전문가들은 “이럴 때만 찾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어디 한 곳 ‘전략적 차원에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관이나 사람이 없었다.

MB의 이날 지시가 다음 정부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간동아 2008.07.29 646호 (p12~12)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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