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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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티켓 딴 ‘검은 케네디’ 아메리칸 드림 눈앞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8-06-16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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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선 티켓 딴 ‘검은 케네디’ 아메리칸 드림 눈앞
    ‘검은 케네디’가 이겼다. 힐러리 클린턴과 엎치락뒤치락하길 5개월. 미국 민주당원들은 40대 흑인 정치인 버락 오바마(47·일리노이주·사진) 상원의원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막판까지 오바마의 발목을 잡았던 힐러리도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며 아름다운 경선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바마의 상대는 일찌감치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72·애리조나주) 상원의원. 이로써 오는 11월4일 미국 대통령선거(이하 대선)는 역사상 최초의 흑백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오바마는 대선 출마 당시만 해도 정치 신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가 들고 나온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는 미국인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미국인들은 그를 ‘검은 JFK(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라 부르며 환호했다. 30여 년 전 미국의 변화를 주창한 케네디처럼 오바마가 젊고 강한, 그리고 새로운 미국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인으로 비춰진 것이다.

    오바마의 명료하면서도 확신에 찬 연설은 유세장마다 관중몰이를 했다. 특히 이라크 전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행정부의 오만과 무능에 지친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등장에 열광했다. 공화당원이면서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오바마칸(오바마+공화당원)’ 또는 ‘오바마콘(오바마+보수주의자)’, 열성적 지지층인 ‘오바마니아(오바마+마니아)’ 등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정치스타의 탄생이다.

    케냐 출신 유학생이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백 혼혈’ 오바마는 인종적 정체성,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유년시절, 술과 마약에 탐닉했던 고교시절의 방황을 극복하고 명문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엘리트다. 다인종·다문화적이면서 극적이기까지 한 오바마의 인생 역정은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오바마가 후보로 결정되면서 이제 관심은 누가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될 것인가로 모아진다. 오래전부터 민주당 안팎에서는 오바마와 힐러리가 본선에서 러닝메이트로 뛰는 ‘드림티켓’ 제안이 흘러나왔던 터라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흑인과 여성이라는 상징적 조합에 더해, 오바마 측이 힐러리 지지자들을 포용하는 결과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본선 승리를 위해 백인 저소득 노동자층과 히스패닉의 지지가 필요한 오바마로선 힐러리 부통령 카드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다. 힐러리가 부통령 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어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다.



    그러나 힐러리가 무당파와 민주당 반대파 유권자에게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게 오바마의 고민을 깊게 한다. 공화당원들의 ‘힐러리 혐오증’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 오바마는 과연 힐러리의 손을 잡을 것인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는 오바마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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