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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4·9 총선 빅매치 8選

[충북 보은·옥천·영동-심규철 vs 이용희] 역대 전적 1승 1패 마지막 한판 승부

  • 영동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충북 보은·옥천·영동-심규철 vs 이용희] 역대 전적 1승 1패 마지막 한판 승부

[충북 보은·옥천·영동-심규철 vs 이용희] 역대 전적 1승 1패 마지막 한판 승부

지난해 12월2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심규철 전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당 지도부와 건배하고 있다.

지역 터줏대감인 이용희 국회부의장의 통합민주당(이하 민주당) 공천 탈락, 탈당과 자유선진당 입당으로 충북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의 총선 판세는 계산이 어려워졌다. 지난 대선 이후 계속돼온 ‘1강(한나라당) 2약(자유선진당, 통합민주당)’ 구도가 최근 급격히 2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 이 부의장이 자리하고 있다.

현역 국회부의장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망신을 당한 데는 ‘금고 이상 비리 전력자 공천배제’라는 민주당의 공천 원칙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 부의장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부의장 측 한 인사는 “현역 국회부의장을 공천 탈락시키는 법도 있느냐. 당원도 아닌 외부인사 7명이 칼을 휘두르는 정당이 과연 제대로 된 정당이냐”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부의장의 공천 탈락은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총선 결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진다. “안 그래도 아슬아슬한 충북지역 총선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 부의장의 자유선진당 입당으로 불안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민주당 탈당 이 후보 선진당 바람 일으키나

이런 분위기는 달라진 민심에서도 확인된다. 이름하여 ‘이용희 효과’다. 3월18일 옥천에서 만난 이영자(54·식당 경영) 씨는 “한나라당을 찍으려고 했는데, 최근 자유선진당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이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 지역을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택시운전기사도 “그래도 여당을 찍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긴 한데, 좀더 지켜봐야겠다”며 흔들리는 민심을 전했다.



결과만으로 본다면 이 부의장의 공천 탈락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의장 자신에겐 약이 됐다. “안 그래도 불편했던 옷을 남이 대신 벗겨줬다”는 분석을 이 부의장 측은 부정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2월까지만 해도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이 부의장의 지지세가 자유선진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직후부터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적군인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의 지지세가 반토막 가까이 꺾였다(상자기사 참조). 게다가 보은군수 옥천군수 영동군수 등이 이 부의장과 정치생명을 함께하겠다고 나선 것도 지역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의장을 등에 업은 자유선진당은 내심 ‘바람’을 기대한다. 충남에서 시작해 대전을 향하는 자유선진당의 ‘편서풍’이 충북지역에서 회오리칠 것이라는 기대에 요즘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설명이다.

“자유선진당으로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충북지역에 거점이 마련된 셈이다. 이 부의장을 시작으로 충북에서도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 충청 전 지역 석권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 부의장과 함께 입당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부의장의 지역 내 정치력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충북지역에서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던 지역도 바로 이 부의장이 버티고 있던 보은지역이다. 정 후보의 옥천(32.1%), 영동(26.5%) 득표율은 정 후보의 전국 득표율(26.1%)보다 높았다. 경선 당시에도 보은·옥천·영동지역은 정 후보에게 70% 넘는 표를 몰아줘 초반 손학규 후보에게 밀리던 정 후보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 힘이 됐다.

이 부의장의 지역구 조직은 전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40년간 야당으로만 4선을 한 저력은 절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이 지역의 많은 언론들은 이 부의장의 지역조직을 북한의 ‘5호 담당제’와 비교할 정도다.

변화가 감지되면서 이 부의장 측은 한결 여유를 찾았다. 이 부의장 측의 얘기다.

“자유선진당으로 이적한 뒤 지역 내 반응이 좋다. 실패한 민주당이 아닌, 충청지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정당에서 출마하는 편이 낫다는 게 지지자들의 반응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 정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우리에겐 호재다.”

쫓기는 처지 심 후보 “아직은 괜찮다”

쫓기는 처지가 됐지만,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심 후보 측은 ‘아직은’ 괜찮다는 반응이다. “2배가량 지지율 격차가 났던 3월10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결선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심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이다.

“집권여당의 힘으로 지역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민심이 모아지고 있다. 능력 없는 고령의 정치인에게 지역 살림살이를 맡길 수 없다는 지역 내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 부의장의 ‘극우보수’ 발언도 지역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의장을 따라가는 탈당 행렬보다 이 부의장의 갈지자 행보에 실망한 민심이 더 크다. 이미 승부는 끝났다.”

이 부의장과 심 후보, 두 사람은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각각 1승1패를 거둔 바 있다. 결국 이번 총선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를 결승전인 셈이다. 40년 야당 인생을 걸어온 고령의 이 부의장에게 마지막 총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 지역 총선이 갖는 의미이자 변수라 할 수 있다.

지지율 격차 점차 줄어 5%포인트 미만으로



3월20일 충청투데이와 케이엠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는 5%포인트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자유선진당 후보 이용희 부의장을 앞서고 있다(심 후보 24.7%, 이 부의장 20.5%). 그러나 후보 인지도에서는 이 부의장(88.2%)이 심 후보(81.7%)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부의장은 자유선진당에 대한 이 지역의 정당 지지도(8.2%)를 훌쩍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근로복지공단 이사를 지낸 통합민주당 김서용 후보는 3.4%의 지지율을 기록, 일찌감치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불과 열흘 전 실시된 중앙일보 조사와 큰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3월10일 중앙일보 보도 당시, 심 후보의 지지율은 43%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이 부의장(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의 지지율은 23.6%였다. 이 부의장이 자유선진당에 입당한 직후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16%포인트 이상 줄었음을 두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심 후보의 지지율이 이 부의장의 ‘당적 바꾸기’ 열풍에 휘말려 가파르게 꺾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뒤지고 있는 이 부의장 측이 “본격적인 선거전은 이제부터”라며 뒤집기에 자신감을 내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간동아 2008.04.01 629호 (p62~64)

영동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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