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자동차 리스업 브레이크 없는 질주

목돈 없이 ‘허’자 번호판 아닌 고급차 임대 매력 지난해 시장규모 4조6000억원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자동차 리스업 브레이크 없는 질주

자동차 리스업 브레이크 없는 질주
“저기 있는 대형 승용차들 좀 봐. 번호판에 거의 ‘허’자가 붙었잖아. 렌터카들이야. 큰 차는 타야겠는데 목돈 없는 사람들이 저런 차를 선호하지.”

소규모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박모(43) 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거래업체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나오다 주차관리인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듣고 불쾌감을 느꼈다. 박씨의 차에도 ‘허’자 번호판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목돈이 드는 차량구입비를 아끼려고 장기계약 렌터카를 이용한 지 4년째. 그런데 번호판 때문에 그런 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

마음이 상한 그는 새봄을 맞아 리스 방식으로 다른 차를 빌려 쓰기로 작정했다. ‘오토 리스’ 상품이 매달 조금씩 돈을 낸다는 점에선 렌터카 방식과 비슷하지만 차량에 일반 자가 승용차와 같은 번호판이 붙기 때문이다.

그랜저TG Q270 3년 리스료는 月 64만~67만원

자동차 리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목돈 없이도 비교적 고가의 차량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자동차 리스 업무를 취급하는 리스회사와 캐피탈회사는 20개 정도.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주로 취급하는 현대캐피탈이 최대 규모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은 국산차 리스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대우캐피탈의 점유율은 10% 안팎이다.

자동차 리스업 브레이크 없는 질주

최근 들어 수입차 리스 구입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자동차 리스로 제공된 자금은 모두 4조6048억원. 2006년의 3조8952억원보다 7096억원(18.2%)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엔 5조원 선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자동차 리스 취급액 실적은 2002년 6635억원, 2003년 1조844억원, 2004년 1조6831억원, 2005년 2조9721억원 등으로 매년 급증해왔다. 반면 할부금융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고객은 차츰 줄어들고 있다.

리스금융을 취급하는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공장설비 구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부실 우려가 적다는 점에서 자동차 리스를 선호한다. 과거 금융회사들은 공장설비 리스 때문에 외환위기 때 된서리를 맞은 바 있다.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거액의 리스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쓰라린 추억’을 지닌 것이다. 이 여파로 회사 문을 내린 곳도 수두룩했다.

대신 자동차 리스는 고객 대다수가 개인이고 리스회사로서는 소액이므로 별 부담이 없다. 자동차 리스는 리스회사가 고객을 대신해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구입해 장기간 빌려주는 방식이다.

기간은 12~42개월 범위에서 고객 편의에 따라 조정한다. 대체로 36개월을 표준으로 삼는다. 고객은 매월 일정한 리스료(사용료)를 내고 차량을 사용한다. 소유권은 리스회사에 있지만 차량을 고객이 늘 갖고 있으므로 겉으론 고객 소유 차량으로 보인다.

리스료는 차량가격, 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 보험료 등 여러 비용이 합쳐져 계산된 액수다. 리스 이용자는 이 합산된 비용을 리스기간만큼 나눠 낸다. 그러므로 차량을 구입할 때 초기에 한꺼번에 많이 드는 취득세, 등록세 부담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차량가액의 10~30%인 보증금을 내면 차를 받을 수 있고, 이 보증금은 리스기간이 끝나면 되돌려받는다. 대체로 보증금은 차량의 잔존가액 정도로 정한다. 따라서 리스기간 만료 직후 그 차를 인수하고 싶으면 보증금 대신 차를 선택하면 된다.

리스 조건은 리스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적용 이자율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 신용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인터넷으로 여러 회사의 조건을 검색해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고르면 도움이 된다. 각 회사 상담원과 직접 상담해서 유리한 조건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랜저TG Q270 차종의 표준 리스료(36개월)를 비교했더니 A사 67만7700원, B사 67만5300원, C사 67만6900원, D사 64만3800원 등으로 나타났다. 최고, 최저의 차액은 3만3900원.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아닌 듯하지만 36개월을 합산하면 122만400원이어서 적잖은 금액이 된다. 에쿠스 JS330 고급형의 표준 리스료는 A사 118만9700원, B사 115만6800원, C사 116만4500원, D사 112만7600원이다. 최고, 최저의 차액은 6만2100원으로 36개월로 따지면 223만5600원이나 된다.

외제차 소유에 주위 시선 부담 느껴 리스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

수입차를 리스 방식으로 사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오토 리스 취급액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60%에 이른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비중이 5% 안팎임을 감안하면 수입차의 오토 리스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김민기 여신금융협회 홍보팀장은 “이는 BMW 도요타 크라이슬러 등 외국 자동차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팔기 위해 설립한 금융회사를 통해 리스 방식을 적극 마케팅한 결과”라면서 “고가 수입차 소유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도 리스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는 C교수는 학교에 허름한 국산차를 몰고 간다. 학생과 동료 교수들의 눈총 때문이다. 상속재산 덕분에 재력가인 그는 주말이면 벤츠를 몰고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하는 게 취미다. 그는 낡은 벤츠를 새 BMW 528i 차종으로 바꿀 것을 고려하고 있다. 리스 조건을 따져보니 차량가격 6750만원의 30%인 2025만원을 보증금으로 내면 월 리스료가 160만4100원이 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리스료에는 취득세, 등록세가 포함되지 않았다. 취득세 리스 기한이 끝나는 36개월 후엔 보증금을 되돌려받든지 차량을 인수하면 되는 것이다.

사업자가 차량을 리스 방식으로 사용하면 절세 효과가 있다. 리스료가 100%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 리스 차량은 자산과 부채에 계상되지 않는다. 또 정해진 리스료만 비용으로 처리하므로 회계처리가 간편하다. 사업자 소유의 차량은 구입, 등록, 매각, 감가상각 등에 따른 회계작업이 번거롭다.

하지만 리스엔 단점도 있다. 초기 비용 부담은 적지만 매달 내는 리스료가 만만찮다. 중도 계약해지가 불가능하거나, 가능한 경우에도 고객 부담금이 큰 편이다. 소유권이 리스회사에 있으므로 차량을 개조할 수도 없다.

▼ 리스회사별 표준 리스료 비교 (단위 : 원)
차종 A사 B사 C사 D사
아반테 HD E16 330,400 324,600 333,600 314,800
NF소나타 기본형 489,800 479,200 482,000 468,600
토스카 L6 2.0 511,900 506,700 509,900 502,300
뉴SM5 SE 545,200 522,000 536,700 526,100
그랜저TG Q270 677,700 675,300 676,900 643,800
오피러스GH270 822,200 808,800 810,100 800,500
체어맨 500 트라이엄 1,072,600 1,066,000 1,069,500 1,048,600
에쿠스 JS330 고급형 1,189,700 1,156,800 1,164,500 1,127,600
렉서스 ES 350P 1,544,500 1,533,900 1,589,600 1,499,300
BMW 530 2,090,000 2,060,400 2,078,000 2,028,900
아우디 A6 3.0 2,045,700 2,014,800 2,036,900 1,999,600
벤츠E 280 2,081,100 2,067,900 2,079,000 2,038,400


▼ 오토 리스, 장기 렌트, 할부 비교
  오토 리스 장기 렌트 할부
차량 법적 소유자 리스회사 렌터카회사 고객
번호판 일반 번호판 ‘허’ 번호판 일반 번호판
기간 제한 12~42개월 12~48개월 12~60개월
차종 제한 승용, 승합, 화물

(5t 미만)
15인승 이하 승합,

승용차만 가능
제한 없음
특별소비세 과세 조건부 면제 과세
등록세 5% 2% 5%
취득세 2% 2% 2%
자동차세 cc당 80~286원 cc당 18~24원 cc당 80~286원
공채 매입 과표의 4~20% 과표의 2~3% 과표의 4~20%
보험요율 기준 이용자 요율 적용 렌터카 영업용 요율 고객의 요율 적용
만기 옵션 반납, 구매, 재리스 반납 원칙 할부 종료
주행거리 제한 약정 주행거리 운영 무제한 원칙 무제한
부가세 환급 부가세 환급대상

자동차 가능
사실상 불가능 부가세 환급대상

자동차 가능
보험·정비 옵션 포함 직접 관리




주간동아 2008.04.01 629호 (p24~25)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8

제 1218호

2019.12.13

“긴 터널 빠져나오자 우울의 고장”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