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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 편집장 김진수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손이 가요, 손이 가~”로 시작되는 ‘새우깡 송(song)’이 이젠 고별인사를 전할 모양입니다. ‘아이 손’ ‘어른 손’ 가릴 것 없다던 ‘국민과자’의 당당하던 위상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생쥐머리 추정 이물질 발견’ 발표 한 방에 손길 닿지 않는 천덕구니가 돼버렸습니다.

제조업체인 농심 측이 해당 제품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와는 별도로 노래방용 새우깡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이번 일의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커진 것이겠지요.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도 비슷한 유(類)에 속합니다. 피의자 정모 씨가 붙잡혀 결국 구속되긴 했지만, 어린 두 아이가 실종된 이후 이 사건이 줄곧 세인의 관심을 끈 까닭은 그것이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온하게만 여겨지는 우리 생활 어느 언저리에서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일단(一端)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곰곰이 되씹어보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이 같은 뉴스의 홍수에 떠밀려 우리 기억에서 잊히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호에서 각종 대형 비리사건 연루 인사 13인의 추징금 미납 실태를 파악해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김우중 최순영 씨는 물론이거니와 정현준(정현준 게이트 주역), 신승환(신승남 전 검찰총장 동생), 이성호(김대중 전 대통령 처남) 씨 등 하나같이 귀에 익거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들 아닙니까? 이들은 한결같이 시쳇말로 한때 ‘잘나가던’ 사람들입니다.



추징금(追徵金)은 뜻 그대로, 범죄행위를 통해 얻은 물건이나 그 물건의 대가를 국가가 몰수할 수 없을 때 그것을 대신해 징수하는 돈입니다. 마땅히 토해내야 할 돈을 내지 않으면 누구든 좋지 않은 소리를 감수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범죄를 행하고도 그와 관련된 추징금에 대해서는 ‘배 째라’식으로 버티고만 있으니 죄에 죄를 더하는 꼴입니다.

그 대표적 인물인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각기 1672억여 원과 342억여 원을 여태껏 내지 않고 있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추징금 납부액은 아예 ‘0원’입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생쥐머리 새우깡, 끔찍하기 짝이 없는 유괴 및 살해사건…. 하지만 이처럼 눈에 확 띄는 것만이 세상사의 전부는 아닙니다.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듯, 가끔은 잊혀진 사건 파일을 들춰 그것이 제대로 해결됐는지 살피는 것도 언론 본연의 역할 중 하나 아닐까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낼 돈 안 낸 사람들, 돈 좀 내고 삽시다!

편집장 김진수



주간동아 2008.04.01 629호 (p8~8)

편집장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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