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0

2007.04.10

허리통증 ‘말끔’ 활기찬 노후 새 출발

‘내시경 추체간 유합술’ 시술 명성 … 고령·지병 있는 환자도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7-04-04 1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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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통증 ‘말끔’ 활기찬 노후 새 출발

    중부권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는 대전 세우리병원의 정호 원장.

    천안에 사는 신월순(가명·71) 할머니는 최근 한 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아랫목 신세를 져야 했다. 지병인 척추관협착증이 갑자기 악화되면서 극심한 다리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수술을 하면 좋아진다고는 했지만, 일흔 넘은 나이에 척추에 칼을 댄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 수술을 미뤄왔던 신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 손에 이끌려 대전 세우리병원(080-474-8000)을 찾았다.

    척추질환 전문가들이 모인 ‘중부권 최대 규모’ 병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곳의 정호 원장이 권한 시술법은 ‘내시경 추체간 유합술’. 유럽에서는 9000건 이상의 성공적인 시술을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시술법이다. 정 원장은 “고령도 걱정이지만 혈압과 혈당수치가 높아 수술할 경우 환자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그러나 내시경 추체간 유합술로 디스크 간격을 확보해, 척추가 안정을 되찾으면 다리와 허리의 통증도 사라지고 정정하게 허리를 펴고 걸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소 부위만 절개, 환자 부담 줄어

    나이가 들면 척추에도 노화현상이 나타난다. 50, 60대 이후 주로 생기는 퇴행성 디스크질환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을 하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는 직업에 종사하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퇴행성 디스크질환이 심하면 추간판의 높이가 점점 줄어들면서 척추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신경이 눌려 극심한 요통에 시달리게 된다. 좁아진 척추관에 케이지를 삽입하면 척추뼈 사이의 간격이 확보돼 척추가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지만, 케이지 삽입을 위해 척추뼈와 근육 등 정상조직을 손상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이 크다.



    만성 통증엔 신경성형술

    세우리병원은 이런 단점을 없애고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시경 추체간 유합술을 시술한다. 먼저 내시경으로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한 후 케이지를 삽입하는데, 과거 시야를 가리는 척추뼈를 없앤 뒤에야 디스크를 제거할 수 있었던 데 비해 시술이 간단하고 근육과 정상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다. 손상이 적은 만큼 회복과 재활에 걸리는 기간도 단축되고 무엇보다 시술 후 척추가 느끼게 되는 이물감이나 통증,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시술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케이지에 있다. 지름 5mm로 크기가 작은 데다 내시경을 통해 척추뼈 사이로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1cm가 안 되는 절개 부위로도 모든 시술이 가능한 것. 케이지는 척추뼈 사이로 삽입되는 순간 곧바로 최대 지름 15mm까지 펼쳐지기 때문에 ‘척추뼈 간의 공간 확보와 척추 지지’라는 케이지 본연의 임무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

    허리통증 ‘말끔’ 활기찬 노후 새 출발

    내시경 추체간 유합술 시술 모습.

    정 원장은 “내시경이 들어갈 정도만 절개하면 된다. 8~10mm의 피부 절개이기 때문에 절개 부위만 피부마취하면 되고 과다출혈이나 감염, 마취나 수술에 따른 합병증의 우려가 줄어 환자 부담이 적다”며 “수술을 기피하던 노년층이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고혈압·당뇨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시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우리병원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시술법을 통해 척추질환을 치료한다. 고령 환자나 증상이 가벼운 환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받기 힘든 환자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수술을 해야 근본 치유가 가능한 환자에겐 수술법을 적용한다. 정 원장은 환자마다 증상의 진행 정도와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를 선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 시술법을 복합 적용하기도 한다.

    수술을 통한 치료법으로는 2cm 내외의 최소 절개를 통해 미세 현미경을 보면서 손상된 디스크와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미세 현미경 수술’, 가느다란 바늘을 척추 디스크에 삽입해 목과 허리의 병든 디스크를 제거하는 ‘고주파 디스크 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디스크 내부의 압력을 낮춰 부풀어 오르거나 탈출한 디스크가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게 하는 디스크 감압술, 요통을 줄여주는 신경주사가 있다.

    환자가 수술 후 후유증으로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술 부위의 주변 조직에 널려 있던 핏덩이와 이물질이 신경 주위에 엉겨 붙거나 신경유착, 신경 주위 염증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검사결과 디스크에 아무 이상이 없거나 증상이 가벼워도 만성환자 못지않게 심한 요통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많은데, 이는 디스크가 신경뿌리에 엉겨 붙거나 디스크 인대가 신경을 세게 잡아당기면서 신경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같은 만성 통증을 해결하는 데 특효를 보이는 시술법이 ‘신경성형술’이다. 기존의 신경주사에서 한 단계 진보한 시술법으로 지름 2mm, 길이 40~ 50cm의 카데터로 약물을 주입해 유착 부위가 자연스럽게 분리되고 염증이 제거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신경통증 치료의 대가로 평가받는 미국 텍사스대학 라츠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급성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수술 전 통증관리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신경성형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는데 소요시간은 10~15분이다. 주사치료이기 때문에 효과가 영구적이지는 않으며, 6~1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시술받아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정 원장은 “약 95%의 환자가 시술 후 요통이 사라지거나 통증이 감소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며 환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시술법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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