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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궁지에 몰리는 아베 정권

  • 김 기 석 강원대 교수·정치학

궁지에 몰리는 아베 정권

궁지에 몰리는 아베 정권

김기석 강원대 교수·정치학

일본 아베 정권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3월20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43.9%로 지지자 43.8%보다 많았다. 2월 중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나타난 내각 지지율 역전사태(지지율 38%, 비지지율 41%)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애초 70%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이처럼 곤두박질친 과정과 원인을 살펴보면 그 해결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한중 두 나라와의 관계회복 덕을 봤던 정권 출범 초부터 북핵 실험 반사이익을 봤던 지난해 10월까지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하락일로였다. 원인은 타운미팅 문제, 우정 민영화 반대 의원들의 입당문제, 인사문제, 의원들의 정치자금 문제, 각료의 실언 같은 일련의 국내정치 문제였다. 당초 이런 일들은 별개 사건으로 간주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가 이어지면서 그 원인이 점차 아베의 지도력 부재라는 본질적 한계에 기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실제 요미우리신문의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각료 등의 불상사 및 실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총리가 내각과 여당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다” “총리가 정책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등의 이유 역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말하자면 아베 정권은 이제 정책은 물론 리더십, 총리에 대한 신뢰감 등 중요한 측면에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타개할 묘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개혁, 격차사회 대책, 경제정책 등 국내 현안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문제인 데다, 이미 국민 사이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어설픈 민족주의 게임까지 동원해 우익을 결집하고 인기를 만회해보려 했지만, 그나마 성과로 치부되던 대한·대중 관계는 물론 대미관계까지 손상시킨 채 결국 실패했다.



인기 회복 위해 북한 납치문제 다시 거론할 듯

아베 신조라는 정치 신인이 급격히 인기를 얻고 단기간에 총리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북한문제, 특히 납치문제였음은 잘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그의 정책 중 국민이 높게 평가하는 것은 ‘납치문제를 둘러싼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뿐이었다. 이제 아베가 선거를 앞두고 인기 회복을 위해 던질 수 있는 카드는 납치문제만 남은 듯하다.

하지만 이 카드의 용도도 줄어들고 있다. 강경하던 미국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꿔 북한과의 타협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당황한 일본은 6자회담에서까지 납치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그에 대한 해결 없이는 대북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우기고 있다. 이는 당장의 국내적 인기를 의식한 것이었지만,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다. 강경정책을 누그러뜨릴 명분을 찾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그러니 2002년 고이즈미 총리가 당시 급락하던 인기를 평양 방문으로 만회했던 것과 같은 이벤트성 해결책도 아베의 손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장기집권을 위한 아베 정권의 ‘수능시험’은 7월의 참의원 선거가 아니라 4월에 있을 통일지방선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지방선거의 경우 정당 대결 구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 등에서 아베 정권의 단명을 점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일본 정치체제의 특성상 유권자의 판단이 내려지면 자민당으로서도 언제까지나 기다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초의 전후세대 정권이 한국의 386정권처럼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주간동아 2007.04.03 579호 (p112~112)

김 기 석 강원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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