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2007.02.27

맛있게 매운 서울 시집살이

기혼 이민여성 7인 “애들 한국 대학 보낼 것, 집값 너무 비싸 … 외국인 배려는 미흡”

  • 사회·정리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7-02-14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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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주 일요일 오전 KBS 2TV에서 방영되는 ‘미녀들의 수다’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혼 외국인 여성들의 시선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기혼 외국인 여성들의 서울살이는 어떨까? 다민족·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까? ‘주간동아’는 2월5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도움을 얻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이민여성 7명의 방담을 마련했다. 기사 내용 중 응답 부분에서 참석자들의 이름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출신 국가명으로 대신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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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서울은 아시아에서 외국인이 살기 좋은 도시 9위를 기록했다. 1위는 싱가포르였다. 여러분의 경우 한국에서 살아온 기간이 각기 다른데, 서울이나 한국에 대한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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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왕링(Wang ling·王玲) </b><br>。나이:40 쪾출신 국가:중국 <br>。한국 체류기간:10년 <br>。직업:천주교<br>소속 ‘가리봉 외국인 노동자의 집’ 상담원<br>。거주지:경기도 성남

    일본`=`지극한 효(孝)사상 등 훌륭하고 이색적인 전통에서 배워야 할 정신이 많다. 그러나 일본인의 시각에서 보면 이웃 나라이면서도 먼 나라임은 분명한 것 같다.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한국은 관심 밖이었는데, 여기 와서야 일본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때로 한국 언론의 주장들이 맞는 부분도 있고, 일본이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는 듯하다.

    몽골`=`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무척 친절하다. 친구처럼 잘해준다. 그런데 한국 여성들은 교육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육하는 게 독특하다.

    러시아`=`한 달 전 5일간 러시아에 다녀왔는데, 하루라도 빨리 남편이 있는 서울로 돌아오고 싶어 혼났다. 남편이 너무 좋다. 서울살이에 별문제가 없다.

    중국`=`결혼 후 중국에서 잠시 살았는데, 한국에 온 뒤로 남편이 너무 달라졌다. 술 마실 때 반찬(안주)을 거의 먹지 않아 싫다. 중국 남성들은 술 마실 때도 아내 눈치를 보곤 하는데,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한국에 온 지 열흘 만에 시아버지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나는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제사 준비를 해야 했다. 남편은 그냥 누워만 있었다. 제사가 끝나고 음식을 남녀 따로 먹는 것도 이해되지 않았다. 한국인들의 친절은 알아줄 만하다. 지하철을 타면서 행선지에 대해 물어보니 요금까지 대신 내준 사람도 있었다. 중국에선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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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손두이자브 버르길마<br>(Sunduijav Borgilmaa)</b><br>。나이:27 <br>。출신 국가:몽골<br>。한국 체류기간:3년<br>。직업:주부<br>。거주지:경기도 광명

    -하지만 한국 내 외국인 수가 많아지면서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겪는 일도 있지 않나?

    우즈베키스탄`=`휴대전화 개통이나 신용카드 가입엔 별문제가 없었다. 내 경우 외모는 한국인과 차이가 없는데, 말투가 다르다 보니 “우즈벡이 대체 어디야?”며 무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반 가게나 은행, 병원 등에서 그런 경우가 특히 많았다.

    몽골`=`한국 TV에서 다른 나라의 이모저모를 많이 보여주는데, 몽골의 경우 꼭 양을 치는 초원만 클로즈업한다. 경제적으로 잘살지 못한다는 점을 일부러 강조하는 듯하다. 울란바토르의 극장 같은 문화시설도 비춰줬으면 좋겠다. 한국 아줌마들이 “몽골에도 진공청소기나 냉장고가 있어요?” 하고 곧잘 묻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남의 삶에 대한 참견이 지나치다.

    필리핀`=`처음 서울에 온 뒤 5개월간 친구가 없었다. 이후 혜화동의 필리핀 장터에서 필리핀 현지 언어인 타갈로그어로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배우고 싶은데, 남편이 집에만 오면 피곤하다며 잘 안 가르쳐주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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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레 띠 뚜이 두옹<br>(Le Thi Thuy Duong)</b><br>。나이:28 쪾출신 국가:베트남<br>。한국 체류기간: 2년<br>。직업:주부<br>。거주지:서울 노원구

    베트남`=`한국에 오기 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경북 김천에 사는 시부모께서 무척 잘해주셔서 차별을 느낄 틈이 없다. 시부모님, 사랑해요! 남편도 좋은데, 운전을 급하게 할 땐 무섭다. 아들 병국이가 있어 행복하다.

    일본`=`10여 년 전 일이다. 일본의 내 여자친구가 한국의 교수 집안에 시집왔는데, 결혼식 때 그 사실을 숨긴 채 ‘한국 여자’라고 소개하더라. 일본어학원 강사를 할 때는 한일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는데, 당시 수강생들이 “선생님은 좋지만 일본은 싫다”고 할 때 입장이 참 난처했다. 한국말이 어눌해서 “장애인이냐?”는 소리를 들을 때도 그랬다.

    -외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한국인의 노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중국`=`4년 전 한국 항공사 대리점에서 일했는데, 점심식사 때면 열 받기 일쑤였다. 여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면서 “중국에 가면 버스에서 땀냄새가 난다”느니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린다”느니 흉을 봤기 때문이다. 중국이 침대 문화라면 한국은 온돌 문화이지 않나? 나라마다 생활방식과 문화가 다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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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요시다 아키코(Yoshida Akiko)</b><br>。나이:48<br>。출신 국가:일본<br>。한국 체류기간:18년<br>。직업:번역<br>。거주지:서울 강동구

    우즈벡`=`한국 사람들이 인터넷에 강해서인지 외국 물정을 많이 알긴 하다. 하지만 외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남편부터 그렇다.

    -한국에서의 육아에 어려운 점은 없나?

    몽골`=`아이가 이것저것 물어와도 설명해주기가 참 힘들다. “엄마가 그런 것도 모르냐?”고 반문할 땐 미안해진다. 교육비도 너무 비싸다. 내 몽골 여자친구의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인데 수업시간에 가족을 소개하면서 엄마를 빼놓았다. 몽골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아이는 이내 엄마가 몽골 사람인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했고, 이것이 부부싸움으로 번져 결국 부모가 이혼까지 한 일이 있다.

    중국`=`방학 때마다 아이를 중국에 보낼 수 있으니 아이의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한다.

    러시아`=`나는 아직 아이가 없다. 하지만 한국 남자와 재혼한 한 러시아 친구는 전남편의 자식을 지금의 남편과 함께 키우려는데 아무런 교육적 혜택이 없다며 낙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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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남 타티아나(Nam Tatyana)</b><br>。나이:28 <br>。출신 국가:우즈베키스탄(고려인)<br>。한국 체류기간:3년<br>。직업:주부<br>。거주지:서울 영등포구

    -한국의 교육여건이나 입시제도는 복잡하다. 자녀들이 크면 한국의 대학에 보내고 싶나?

    일본`=`아들 둘이 중·고교에 다니고 있는데, 한국 대학에 보낼 것이다. 일본보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만큼 이곳에서 살았으면 한다. 일본의 평준화된 교육수준은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

    중국`=`초등학교 때까지만 한국 역사와 문화를 배우게 하고, 그 후엔 중국에서 교육시킬까 한다. 한국은 중국보다 공부를 덜 시킨다. 중국의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들은 밤 10, 11시까지 공부하는 게 기본이다.

    우즈벡`=`당초 애들을 러시아의 초등학교에 보낸 뒤 미국 대학에 진학시킬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한국 대학에 보내고 싶다. 서울대나 연세대 등도 직접 가봤고, 내 친구들도 다니고 있다.

    몽골`=`한국에선 대학에 보내기 싫다. 똑똑한 아이들조차 대학 진학에 실패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내 아이만큼은 방과 후에도 태권도나 피아노, 영어 과외에 시달리는 한국 학생들과 다르게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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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카다가트 차리나 가사타야<br>(Cadagat Charina Gasataya) </b><br>。나이:38 쪾출신 국가:필리핀<br>。한국 체류기간:2년<br>。직업:영어 과외<br>。거주지:서울 금천구

    베트남`=`사교육과 입시경쟁이 치열하긴 해도 한국의 대학이 나은 것 같다.

    필리핀`=`교육제도가 필리핀과 다르고 학비도 훨씬 비싸다. 고등학교까지만 한국에서 보내고 그 후엔 필리핀의 대학에 진학시킬 것이다.

    러시아`=`아직 애가 없어서…. 어쨌든 모스크바도 교육비가 비싸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치안상황은 괜찮다고 보나?

    중국`=`중국 공안은 무섭지만 한국 경찰은 덜하다. 치안상황은 좋다고 느낀다.

    일본`=`최근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아이들에게 일찍 귀가하라고 한다. 치안상황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일본에선 여자 혼자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기 힘들다.

    -북한과 대치 중인데 안보에 대해선 걱정되지 않나?

    일본`=`한국인들은 일본인보다 전쟁 위험에 둔감한 것 같다.

    몽골`=`전쟁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남성에 대한 평이 자못 궁금하다.

    필리핀`=`목소리가 너무 크다. 버럭버럭 소리지를 때가 많다. 남편은 그렇지 않아 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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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크냐제바 빅토리아<br>(Knyazeva Viktoriya) </b><br>。나이:26<br>。출신 국가:러시아<br>。한국 체류기간:4년<br>。직업:주부<br>。거주지:서울 송파구

    몽골`=`몽골 남자들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잘해주는데, 내 한국인 남편은 피곤하다며 잘 놀아주지도 않고 내게 떠맡기곤 한다.

    -기자도 사실 그런 편이다.

    몽골·베트남·필리핀`=`그러지 마라.(웃음)

    베트남`=`내 고모가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내가 한국 남자와 결혼한다니까 때리지 않을까 걱정하더라. 남편은 그렇지 않아서 좋다.

    러시아`=`좋은 남자, 나쁜 남자는 어느 나라에나 다 있는 것 아닌가.

    일본`=`일반적으로 한국 남자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성격이 급하다. 일본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여러분의 절반가량이 한국말에 서툴다. 한국어 배우기가 어려운가?

    일본`=`일본어처럼 한자를 많이 써서 친숙하긴 한데, 받침을 발음하기가 너무 어렵다. 호칭도 그렇고.

    중국`=`한국말을 잘못 사용해도 한국 사람들이 바로잡아주지 않아 속상하다. 직장생활 할 때도 그랬다.

    -한국에서 직업을 가진 분들도 있는데, 직장생활엔 문제가 없나?

    몽골`=`이건 친구 이야기다. 친구가 한국 식당에서 일했는데 “빨리빨리”와 “그것도 못하냐?”에 질렸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많아 그만뒀다고 하더라.

    일본`=`친구 중에 대학이나 학원에서 일하는 일본어 회화 강사들이 많은데 대부분 임시직이다. 승진에도 불이익을 받고 보수도 적다. 싼 맛에 쓴다는 얘기를 곧잘 듣는다.

    중국`=`같은 일을 한국 사람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는데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아쉽다.

    -한국의 회식문화도 생소할 텐데….

    중국`=`한국 항공사에 다닐 때 고위직인 남자 상사가 술에 취해 여직원들에게 추근거리곤 했다. 내게도 그랬다. 그런 일을 당해도 한국에선 밝히기가 힘든데, 중국에선 그렇지 않다.

    -한국의 의료서비스 수준에 만족하나?

    몽골`=`의사가 꼼꼼하게 진료하지 않는다. 대신 약은 많이 준다.

    일본`=`일본에는 없는 간병인이 있어서 특이했다.

    -한국 정부의 외국인 관련 정책이 선진적이라고 보는가?

    몽골`=`예전에 비해 외국인 지원책이 확대됐다고 본다. 하지만 외국인을 배려하는 정부와 달리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렇지 못한 듯하다. 몽골 사람인데 한국 남자와 국제결혼을 했다고 하면 “시집 잘 온 것”이라고 얘기한다.

    일본`=`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도 영주권만 있으면 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부분은 아시아권에서는 선두일 것이다. 일본에선 외국인들이 선거에 전혀 참여할 수 없다.

    -한국인들의 가장 큰 장점을 들라면?

    ‘부지런함’ ‘애국심’ ‘민족의식’ 등의 대답이 나왔다.

    -서울의 교통문제에 대한 생각은?

    몽골`=`길이 너무 좁다. 오토바이 운전도 난폭하게 한다. 버스나 지하철은 편리하지만 택시는 가까운 거리인데도 빙빙 돌아 목적지에 데려다주곤 한다. 가끔은 지하철도 꺼려질 때가 있긴 하다. 대구지하철 참사 같은 사고가 날까봐.

    일본`=`깜빡이 안 넣고 운행하는 차량이 너무 많다.

    베트남`=`베트남에 없는 지하철이 있어서 좋다. 하지만 버스는 무섭다.

    -서울의 집값은 어떤 것 같나?

    일본`=`진짜 비싸다. 집값이 연봉의 5배가량이면 적당할 듯싶다.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2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김치보쌈(일본), 부대찌개와 양념게장(몽골), 부침개(필리핀), 감자탕과 삼겹살(러시아), 설렁탕(우즈벡), 김치돼지고기볶음(중국), 불고기(베트남) 등의 응답이 나왔다. 김치, 불고기, 갈비 일색이던 시절과 많이 달라진 듯하다.

    -도저히 못 먹겠다 싶은 음식은?

    나온 답변은 번데기(일본, 중국, 우즈벡), 육개장(베트남), 무김치(필리핀), 보신탕(러시아), 순대(몽골). 입맛이 각양각색이다.

    -한국 사회는 혈연과 지연, 학연을 많이 따지는데….

    몽골`=`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피아르(PR)하기 위한 것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본`=`자기 고장 출신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지나친 것 같다.

    -자녀들이 나중에 국제결혼을 하겠다면 찬성할 건가?

    7명이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부모가 이미 국제적인데….”

    -아시아 각국에서 한류(韓流) 열풍이 거세다.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은?

    일본`=`특별히 없다.

    베트남`=`가수 김종국.

    몽골`=`영화배우 장동건.

    필리핀`=`탤런트 배용준.

    우즈벡`=`특별히 없다.

    중국`=`탤런트 차인표.

    러시아`=`연예인에게 관심 없다.

    -자리를 함께해줘 감사하다. 앞으로도 멋진 한국 생활 하길 바란다.

    결혼이민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I With You! Immigration With You!”


    맛있게 매운 서울 시집살이
    몽골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3년째 살고 있는 손두이자브 버르길마 씨는 유명 인사다. 몽골 국립예술대 졸업 후 탤런트로도 활동한 그는 뉴질랜드 유학을 앞두고 한국계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한국에서 출장 온 남편과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지금은 아들 재훈을 낳고 경기도 광명에서 세 식구가 단란하게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가 결혼이민자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연 ‘I With U’ 행사에서 서부권 대표자로 선출돼 각종 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인터넷 카페(http://cafe.daum. net/immigration)의 몽골 운영자로도 활약 중이다.

    이렇게 버르길마 씨를 포함한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결혼이민자 대표 24명은 각자 선출된 4개 권역(남부, 서부, 도심, 강북)에 체류하는 자국 출신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91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중 100만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2005년 결혼한 100쌍 중 14쌍이 국제결혼을 했고, 농촌의 경우 3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우리나라가 다민족·다문화 시대에 진입했으며, 종래의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합리적 통합의 형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점에 왔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그동안 정책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외국인 정책을 법무부가 총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법률로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됐다. 사회적 소외계층인 결혼이민자들의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해 법무부 차원의 ‘결혼이민자 지원 네트워크’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법안이 통과돼 총괄 추진기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그간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등 각 부처와 단체에서 제각기 추진하던 결혼이민자 지원사업이 더욱 큰 틀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열린 사회가 한 걸음 더 우리 앞에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민광식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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