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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대선주자 빅5 이미지 전쟁

달콤하거나 쌉쌀하거나

이미지 정치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유혹 … 대중도 메시지보다 메신저 더 주목

  • 박성민 민기획 대표·정치 컨설턴트

달콤하거나 쌉쌀하거나

달콤하거나   쌉쌀하거나
‘이미지 정치’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래서 흔히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보여줬다’거나 ‘이미지 정치를 조장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표현된다.

‘이미지가 좋다’ 혹은 ‘이미지가 나쁘다’라고 쓰듯, 이미지란 단어는 가치중립적이다. 그런데 왜 ‘정치’란 단어만 붙으면 부정적이 되는 것일까?

단언컨대 이는 이미지의 죄가 아니라 정치의 죄임이 틀림없다. 정치인들은 흔히 이미지‘만’ 좋다거나 이미지‘도’ 좋다거나 하는 공방을 벌인다. 이는 이미지의 대척점에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바로 콘텐츠다.

흔히 콘텐츠는 알갱이고 이미지는 껍데기인 양 치부된다. 그리고 정책 같은 콘텐츠는 ‘메시지’와 동일시된다. 당연히 메시지는 이미지보다 중요하게 인식된다. 이미지 정치의 부정적 이미지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다. 이미지는 단지 의미 없는 껍데기가 아니라 메시지라는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고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이다.

‘이미지 좋다=매력 있다’는 의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이미지가 있다. 자연에도 있고 국가에도 있고 기업에도 있다. 어떤 국가의 이미지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때 그것은 그 나라의 역사·산업·자연·기업·문화·정치·외교·음악·영화 등의 총체적 잔상을 의미한다.

제품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값이 싸서 혹은 값이 비싸서, 기능이 다양해서, 디자인이 좋아서, 만든 회사가 좋아서 등의 이유에 의해 이미지가 형성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데는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다. 잘생겨서, 노래를 잘해서, 운동을 잘해서, 돈이 많아서, 심지어 집안 식구들이 마음에 들어서 등이 다 이유가 된다. 어쨌든 이 모두를 관통하는 아이콘이 이미지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미지가 좋다는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매력 있다’가 된다. 이미지의 실체는 바로 매력이다.

매력 있는 사람이 사랑받고, 매력 있는 제품이 잘 팔린다. 마찬가지로 매력 있는 정치인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데 훨씬 유리하다. 정치인에게 매력이 있다는 것은 ‘대중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의 생명은 대중성에서 나온다. 대중성을 위해 대중적 이슈를 개발하고 대중적 언어를 구사한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대중성에 목을 매는가? 그것은 대중이 메시지보다는 메신저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다. 즉 ‘무엇’보다는 ‘누가’가 더 중요하다. 가창력이 뛰어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모여 앉아 “가수가 노래를 잘해야지, 춤이나 좀 추고 섹시하다고 다 가수냐”라고 비판해도 대중은 여전히 이효리를 좋아한다.

대중성이 있는 오세훈과 강금실은 그런 점에서 유리하다. 이들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남들이 갖지 못한 메시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갖지 못한 대중적 이미지가 있어서다. 메신저로 인정받은 정치인에게 메시지를 얹는 일은 쉽다. 그러나 메시지만 있는 정치인을 메신저로 만들기란 어렵다. 일단 스타가 되면 가수든 연기자든 다 만들어낼 수 있는 것과 같다.

메시지도 이미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네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즉 달라야 하고, 단순해야 하며, 쉬워야 하고, 반복해야 한다.

민주화의 YS, 햇볕정책의 DJ, 지역주의 타파의 노무현, 경제의 이명박, 애국심의 박근혜 등이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적 특허’를 갖게 됐다. 대중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차별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기다움’ 살리기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2002년 노무현은 솔직하고 투박한 이미지를 잘 살렸다. 반면 1997년 이회창은 법과 원칙이란 대쪽 이미지가 부담스러웠던지 ‘원칙’ 앞에 모두 ‘아름다운’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참으로 어색한 조합으로, 마치 커피에 소금친 것 같았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위험하다. 성공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1960년의 ‘뉴(new) 닉슨’이나 1992년 ‘뉴 DJ’ 모두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슈나 공약도 마찬가지다. 자기 이미지에 걸맞은 것을 내놓아야 대중이 신뢰한다.

대중이 정치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단지 정책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미지로 전달되는 그 사람의 매력 때문이다.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대중은 커피는 쓴맛에, 아이스크림은 단맛에, 매운탕은 매운맛에 좋아한다. 때론 신맛도 쓴맛도 좋아한다. 이미지 정치를 비판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간동아 574호 (p18~19)

박성민 민기획 대표·정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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