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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DVD 선점 ‘3차 대전’

블루레이 vs HD-DVD … 특허 수익, 시장 주도권 장악 세 불리기 한창

  • 백재현 아이뉴스24 기자 brian@inews24.com

차세대 DVD 선점 ‘3차 대전’

차세대 DVD 선점 ‘3차 대전’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선보인 블루레이 플레이어 및 영화 타이틀(아래). 도시바사가 선보인 HD-DVD와 HD-DVD ROM(위 오른쪽).

불과 5~6년 전만 해도 외국 출장길에 무심코 비디오테이프를 사왔다가 낭패를 봤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VHS(가정용 비디오테이프 리코더 방식)가 아니라 베타 방식의 제품을 사와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한데 요즘은 그런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1975년부터 시작된 테이프식 저장매체 간 표준전쟁은 기술적으로 뒤졌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시장을 지배한 마쓰시타의 VHS 승리로 끝났기 때문이다. 소니가 밀었던 베타는 27년간 버텨오다 2002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VHS의 시대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요즘 웬만한 도심 비디오방에는 VHS 방식의 테이프보다 DVD가 더 많다. 1997년 첫선을 보인 DVD는 2004년에 접어들면서 VTR 시장과 PC의 CD-ROM 시장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DVD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DVD 다음 세대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싸움이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바로 차세대 DVD라고 일컬어지는 ‘블루레이’와 ‘HD-DVD’ 진영 간의 싸움이다. 전자에는 한국의 삼성과 LG를 비롯해 소니, 히다찌, 파나소닉, 필립스, 샤프 등이 참여하고 있고 후자에는 도시바와 NEC가 묶여 있다.

양자의 차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왜 이들이 아직 채 익지도 않은 과일을 따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바로 특허 수익 때문이다.



DVD보다 더 선명한 음질과 화질

과거 소니와 필립스 등은 CD 표준을 개발해 수천억원을 벌었다. 따라서 차세대 DVD 표준도 선점해 막대한 특허료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빠르게 확산돼가고 있는 HDTV 방송은 기존 DVD로는 커버하기 버겁게 됐다. 4.7GB의 저장능력을 가진 DVD로 1시간짜리 HD 방송을 저장하려면 3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DVD는 요즘 유행하는 게임을 저장해 사용하는 데에도 적합하지 않다.

차세대 DVD는 미래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리코더 시장만 올해 약 30만 대 규모에서 2010년에는 384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레이와 HD-DVD는 디지털 신호를 이용해 영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겉으로는 기존 CD나 DVD와 큰 차이가 없지만 이들에 비해 저장용량이 훨씬 크다. CD가 650MB의 데이터를 저장했다면 DVD는 그보다 7배나 많은 4.7GB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런데 블루레이와 HD-DVD는 DVD보다 6배에서 많게는 10배나 많은 30~50GB를 저장할 수 있다. 또 DVD보다 더 선명한 화질과 음질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블루레이와 HD-DVD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블루레이는 기존의 적색 레이저 광선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청자색 반도체 레이저 광선을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 영화 13시간, HDTV 화질의 영상 2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한쪽 면만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블루레이는 25GB인 데 비해 HD-DVD는 15GB 정도로 저장용량에서 블루레이가 앞선다. 또 비디오 카메라에서 직접 HD 영상 녹화, 비디오 편집 등 기능 면에서 블루레이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HD-DVD는 가격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HD-DVD는 기존의 DVD와 생산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이 적게 든다. 게다가 HD-DVD 플레이어 가격은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절반 정도다. 또 기존 DVD와의 호환 측면에서도 HD-DVD가 유리하다. 물론 블루레이도 DVD와 호환이 되지만 완전성에서는 HD-DVD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블루레이 진영에 20세기폭스, 소니픽처스, 디즈니, MGM 등 메이저 영화사가 다수 참여하고 있고, HD-DVD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만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블루레이가 강력한 저작권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영화사는 DivX, DVD에서처럼 불법 복제의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입맛 따라 승패 결정

양 진영은 이미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세를 키워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당장 블루레이 진영은 올 연말 미국 쇼핑시즌에 맞춰 엄청난 비용을 공동으로 조성해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10월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130만원대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HD-DVD 진영은 다소 느긋하게 대응하고 있다. HD-DVD 진영은 소비자들이 차세대 DVD를 본격적으로 구매하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내년 봄에 광고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중국이 ‘EVD 플레이어’라는 독자 표준을 들고 나와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독자 표준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이동전화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TD-SCDMA라는 독자 표준을 밀고 있다.

블루레이와 HD-DVD 진영 간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 30여 년 전 베타와 VHS 간의 싸움처럼 심판은 결국 소비자가 될 것이다. 양 진영이 얼마나 소비자를 잘 설득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주간동아 2007.01.09 568호 (p58~59)

백재현 아이뉴스24 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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