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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에 비친 인생 2

의사 가운 벗으면 ‘프로 카레이서’

분당 토론토치과 강승종 원장 … “순간적 판단력과 집중력 환자 치료와 일맥상통”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의사 가운 벗으면 ‘프로 카레이서’

의사 가운 벗으면 ‘프로 카레이서’
카레이서와 치과의사, 이 둘 사이에는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순간의 쾌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경주를 벌이는 카 레이싱은 취미로 하기에는 벅찬 스포츠임이 틀림없다. 1초라도 긴장을 늦추거나 실수를 하면 그것은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 카 레이서 중에서 집중력이나 강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전문직종 종사자가 드문 연유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한다.

이런 가운데 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프로 카 레이서가 탄생했다. 분당 토론토치과(www.토론토치과.kr) 원장인 강승종(43) 박사가 그 주인공. 강 박사는 2005년 3월17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벌어진 베트 그랑프리에 참여함으로써 프로 카 레이서에 입문했다. 2004년 5월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스프린트 경기에 아마추어 카 레이서로 참가한 그는 첫 무대에서 6위를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1500cc 개조 경주차를 몰고 5차례나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입문 10개월 만에 프로 레이싱팀 소속 선수

이런 노력 끝에 그는 올 초 프로선수가 될 수 있었다. 프로 카 레이서는 일정 이상의 아마추어 수상 경력과 기록, 드라이빙 스쿨 이수 경력 등 조건이 갖춰져야 입문할 수 있지만 그는 이를 단 10개월 만에 모두 이뤄냈다. 그는 현재 영 오토 프로 레이싱팀에 소속된 선수로서 차량 관리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있으며 신세대 보철인 투키 브리지 개발 업체 ㈜치아사랑 최기선 대표로부터 차량 광고 후원을 받고 있다. 그의 차 앞과 옆에 붙은 투키 브리지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비록 유명 타이어 회사의 광고는 아니지만 그는 이제 프로 카 레이서로서의 구색을 갖추어가고 있는 셈이다.

카 레이서 생활은 그의 치과의사 생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강 박사는 “카레이싱에서 요구되는 순간적 판단력과 집중력, 긴장감 등은 환자에 대한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보철치료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하루 종일 오른쪽으로 숙인 자세에서 일을 해야 하는 치과 치료의 특성상 바르고 곧은 자세를 요구하는 카레이싱은 의사 건강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이는 곧 환자에 대한 성실함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오른쪽으로 구부려 일하는 치과의사의 자세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15년간 쳐오던 골프(베스트 스코어 78타)를 그만두기까지 했다.



사실 강 박사는 카레이싱을 하기 위해 매일같이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국선도를 1시간30분씩 하고, 헬스클럽에서 2시간씩 운동을 한다. 강 박사는 “카레이서와 치과의사의 공통점은 기초체력 없이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직업”이라고 단언한다. 결국 카 레이서는 치과의사로서의 강 박사의 삶을 더욱 강건하게 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 뜨고 있는 투키 브리지 보철치료법 일가견

강 박사는 “카 레이서를 하고 난 후 운전을 즐기게 됐다”며 “운전을 하면 무생물인 차와 내가 하나가 되고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가진다”며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도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자랑한다.

강 박사는 국선도를 하면서 의학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정신적 내면생활을 경험했고, 승마를 하면서 동물과 교유하는 방법을 배웠다. 승마를 통해 바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 그는 카레이싱을 하면서 승마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는 것.

의사 가운 벗으면 ‘프로 카레이서’

환자에게 투키 브리지 시술을 하고 있는 강승종 박사(위)와 강 박사 부부(아래 오른쪽이 부인 차승라 원장).

강 박사가 카레이싱을 시작한 것은 2002년에 떠난 캐나다 유학생활과 관계가 깊다.

“10여년 동안 치과의사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잃어버렸어요. 당시 임플란트가 막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였는데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미개척지를 개척하고 싶다는 욕망과 캐나다 의사의 삶을 느끼고 싶다는 기대가 캐나다행을 선택하게 했죠.”

강 박사는 2002년 5월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임플란트 개발자를 직접 찾아가 2년 동안 사사하면서 임플란트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다른 치과의사들이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임플란트 유학을 하나씩 준비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쁨을 느꼈고, 유학에서 돌아왔을 때 이런 개척정신은 전혀 생경한 분야인 카레이싱을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임플란트 유학 1세대로 캐나다에서 협소한 치조골을 가진 사람도 뼈 이식 없이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왔다. 다른 치과에 가면 1년, 2년씩 걸리는 임플란트도 그에겐 단 몇 개월이면 가능한 이유도 바로 그것.

하지만 강 박사는 요즘 새로 등장한 투키 브리지 보철치료법에도 일가를 이루었다. 투키 브리지 광고를 자신의 경주용 차량에 달고 다닐 정도로 그는 투키 브리지에 대한 자신감을 표한다.

강 박사와 함께 토론토치과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부인 차승라(40·치의학 박사) 원장도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 2시간 산행을 하는 것. 그 때문일까. 차 원장은 아직 20대 후반으로 보일 만큼 피부가 맑고 곱다. 예전에는 수영과 골프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지만 산행만큼 몸에 좋은 게 없다는 게 그녀의 충고. 새벽 산행을 마치고 난 뒤 차 원장은 강 박사와 아이들의 도시락을 챙긴다. 차 원장의 아이들은 이 때문에 학교 급식을 먹지 않는다. 차 원장이 반드시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기를 고집하는 까닭. 차 원장은 “우리 부부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체면이나 억지로 강요된 틀에 구속되는 삶을 버리는 대신 물 흐르듯 자연스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서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나 환자에게도 신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러움을 ‘숭상’하는 차 원장의 고집 때문일까? 진료 가운을 입고 자세를 취해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그녀는 그냥 이렇게 말했다.

“꼭 가운을 입어야 의사인가요. 마음가짐이 의사다워야 의사이지요.”



주간동아 2005.04.19 481호 (p70~71)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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