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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MSN 메신저 꿇어!”

네이트온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선두 … 본격 경쟁 체제 미래 이미지 창출이 과제

  • 이태형/ IT 칼럼니스트 metademo@hanmail.net

“MSN 메신저 꿇어!”

“MSN 메신저 꿇어!”

SK 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왼쪽)이 MSN 메신저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네이트온(Nate-on)이 국내 인스턴트 메신저 1위인 MSN의 철옹성을 무너뜨렸다.”

4월의 봄 향기와 함께 전해진 이 소식은 메신저 서비스에 중독된 모든 사용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른바 메신저 시장의 전쟁이 재점화되는 순간이다. 연초부터 네이트온은 20대 이용자 수에서 MSN 메신저를 앞질렀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지만, 전체 사용자 수에서의 추월은 업계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것이었다.

더욱 정확하게는 2000년 MSN 메신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순식간에 1등을 차지한 지 5년 만이고, 네이트온이 서비스를 개시한 지 2년 만이다. 이에 대해 MS(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사용 시간에선 아직도 MSN 메신저가 앞선다는 식으로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그런 반응은 오히려 네이트온의 선전을 확인하게 해줄 뿐이다.

개발 초기부터 MSN이 주적

일반적으로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MS 진출 소식은 얼마 뒤 그 시장을 MS가 독점하게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 사이 지배적이었던 시장 참여자들인 넷스케이프, 유도라, 리얼플레이어 등을 생각해보자. 메신저에서도 역시 ICQ 메신저가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MSN 메신저가 오히려 서서히 잊히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메신저는 상대방이 같은 품목의 메신저를 써야 통신이 가능해 이용자의 전이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짧은 시간에 가능했을까. 지금까지 네이트온이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하다. MSN 메신저를 닮는 것이다.

네이트온은 개발 초기부터 MSN 메신저를 주적으로 삼았다. 겉모습이나 사용 방식은 MSN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베꼈다’ 싶을 정도로 벤치마킹했다. 그런 탓에 MSN 메신저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이었던 느린 파일 전송 속도, 80포트만 열려 있는 방화벽 사용자들의 제한 등은 네이트온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다.

MSN 메신저가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기능 개선이나 개발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데 반해, 네이트온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대화 투명창, 배경음악 주고받기 등 깜찍한 기능을 선보일 수 있었다. 게다가 휴대전화 사용이 많은 우리나라에 무료 문자 서비스는 후발주자로서 확실히 시장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MS는 네이트온, 다음의 버디, 드림위즈의 지니 등 후발주자들과 각축을 벌이게 되자 새로운 전략을 구사한다. 윈도 메신저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메신저를 자사의 WindowsXP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탑재한 것이다. 새로울 게 없지만 가장 강력한 전략이었다. 이에 ‘다음’은 2001년 MS의 ‘끼워팔기’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2004년에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시작했다.

네이트온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MS와 같은 방식으로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활용하는 것, 바로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싸이월드와의 연동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전기를 마련한다. 네이트온에 로그인하면서 자신의 싸이에 새 글이 올라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네이트온의 친구들의 싸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사용자들, 특히 20대 젊은 사용자들은 매료되었다. 네이트온 메신저는 이제, 흔히 말하는 ‘대세’라고 할 수 있다.

네이트온이 추구하는 전략 역시 MS 전략과 닮아 있다. 바로 ‘유무선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메신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메신저’가 그것이다. KT와의 협력 아래 휴대전화에 메신저를 먼저 올린 것도 MSN이었고, 메신저 탭을 통해 쇼핑 및 증권 같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MSN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네이트온의 성장은 MSN 메신저가 목표하던 바를 MSN 메신저 식으로 달성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MS는 인스턴트 메신저부터 기업용 서버 솔루션까지 거의 모든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때로 미래의 예언자임을 자임하기도 한다. ‘협업과 통합’이라는 전략 중심에 메신저가 자리하고 있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협업의 중심이라는 얘기다. 반면 네이트온은 조금 달리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무선 연동을 강화하고,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싸이월드), 게임(땅콩), 개방형 관심 네트워크(통) 등의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유무선 통합 플랫폼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 사용자들은 MSN 메신저를 삭제하지 않았지만, 이제 네이트온은 스스로에게 메신저의 길을 물을 때가 왔다. 어디에서, 어떻게 인스턴트 메신저의 미래를 발견할 것인가. 네이트온과MSN 메신저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드는 질문이다.



주간동아 2005.04.19 481호 (p68~69)

이태형/ IT 칼럼니스트 metad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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