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3

2004.09.23

응씨배에 올인! 대마에 올인!

최철한 8단(백) : 펑첸 5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4-09-15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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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씨배에 올인! 대마에 올인!
    독사’ 최철한 8단이 4년마다 열리는 ‘바둑올림픽’ 응씨(應氏)배 결승에 올라 송태곤 7단을 2대 1로 물리친 중국의 창 하오(常昊) 9단과 맞붙는다. 우승상금이 자그마치 40만 달러나 걸려 있다.

    “응씨배에 올인하겠다.” 출국하기 전 최철한 8단이 밝힌 비장한 각오다. 1회부터 4회까지 선배기사들이 휩쓸어온 우승 행진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과 결승에 오를 경우 병역을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할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다.

    1대 1 상태에서 맞은 최종국.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벼랑 끝 한판이다.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펑첸 5단은 과연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백의 한순간 방심을 틈타 흑 로 상변을 유린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을 만들었다. 흑 넉 점을 타개하는 장면에서 펑첸 5단은 먼저 1로 백의 응수를 물었다. 이에 손빼고 백4를 두면 상변 흑 넉 점을 잡을 수는 있지만 대신 우변 백쫔 석 점을 내줘야 하므로 손해다. 말하자면 흑의 속셈은 흑3으로 우변 백대마를 위협하면서 그 사품에 상변 넉 점을 수습하겠다는 것이다. 이건 백에 불리하다. 흑3에 다들 백A로 붙여 달아나는 길뿐이라고 확신하는 순간, 놀랍게도 백4가 놓였다. 우변 백대마 사활에 ‘올인’한 것이다.

    흑5로 독 안에 가뒀으나 백8을 보자 펑첸 5단이 파르르 치를 떤다. 계속해서 처럼 잡으러 가는 수가 안 보인다. 백18에 이르러 완생. 백A로 찌르는 약점이 있어 흑B로 넘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흑1 쪽으로 파호하는 것 역시 백6 때 흑7을 생략할 수 없어 10까지 포위망이 터지고 만다.

    응씨배에 올인! 대마에 올인!
    고심 끝에 펑첸 5단은 흑9로 손을 돌려 좌변 백대마를 엮으려 했으나 이미 승부의 저울추는 기울고 말았다. 최철한의 정확한 수읽기와 두둑한 배짱이 일궈낸 승리였다. 263수 끝, 백 13점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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