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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중매쟁이는 한국이 ‘원조’

인맥 구축 개념의 ‘소셜 네트워킹’ 해외에서 이제야 등장 … 한국에선 이미 활성화된 지 오래

  • 명승은/ ZDnet코리아 수석기자 mse0130@empal.com

사이버 중매쟁이는 한국이 ‘원조’

사이버 중매쟁이는 한국이 ‘원조’
블로그가 2003년 인터넷 키워드였다면 2004년 인터넷 키워드는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 네트워킹은 ‘인맥 구축’ ‘사회 연결망’ ‘지인 네트워크’ 등으로 불리며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이 급작스럽게 키워드로 부상한 것은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www.google.com)이 최근 인맥 구축 사이트인 오컷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2005년부터 오컷을 구글 검색 사이트와 통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구글의 발표 이후 MS(마이크로소프트)도 인맥 관리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이라고 천명했고, 야후도 인맥 구축 사이트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봇물 터지듯 벤처 투자자들이 인맥 구축 사이트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소셜 네트워킹은 제2의 닷컴 신화를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대접받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을 직역하면 ‘사회 연결망’ 정도가 되겠지만, 의미로 보자면 ‘친구 맺기’나 ‘인맥 쌓기’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소셜 네트워킹은 누가 어떤 주제로 어떤 사이트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놓고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수익 모델 부재로 혹독한 시련



개인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기 영역에는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 일상 등을 솔직하게 기술하거나 이를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 여기서 자신의 친구들도 자기 외에 가까운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A와 B가 알고 B와 C가 알지만 A와 C가 모를 때 B가 A와 C를 소개시켜줄 수 있고, 또는 A가 B를 거쳐 우연하게 C에까지 도달해 친구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A, B, C는 서로 친구가 된다. 이런 방식이 확대되면 몇 단계만 건너뛰어도 인맥을 맺을 수 없던 사람들사이에 연결통로가 생긴다. 이른바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끼리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그 네트워크는 무한대로 넓어진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모델 같다. 바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www.cyworld.com)의 모습이 아닌가. 싸이월드 신병휘 팀장은 현재 전 세계적인 키워드가 되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은 이미 1998년부터 등장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싸이월드가 처음 생긴 99년 이전에도 소셜 네트워킹 개념의 서비스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수익 모델 부재에 따라 이들 사이트들이 사업 축소나 서비스 폐쇄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이 신팀장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마치 새로운 개념처럼 다시 등장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욕구와 이를 사업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구글 등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IT(정보기술)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구글의 오컷과 비슷한 사이트인 ‘유렉스터’(www.eureckster.com)는 소셜 네트워킹을 활용한 검색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처음 검색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찾으면 자기와 연결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검색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그들에게 자기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검색결과를 최우선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각자 자기에게 최적인 검색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사이버 중매쟁이는 한국이 ‘원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IT산업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소셜 네트워킹이란 단어를 차용해 만들어진 서비스로는 최근 새로 오픈한 플레너스의 ‘하이프렌’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에는 블로그처럼 개인 영역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이 정보를 ‘짝꿍’ ‘인맥’ ‘비공개’ ‘모두’ 등 단계별로 공개할 수 있다. 짝꿍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도 있고 아예 남들과 담을 쌓은 채로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도 있는 것.

최근 ‘카페’라는 이름으로 다음(www.daum.net)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NHN의 네이버(www.naver. com)도 블로그와 카페를 연동시키면서 초기 단계의 소셜 네트워킹을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지난해 인수한 주소록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쿠쿠커뮤니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해 본격적으로 소셜 네트워킹 분야에 뛰어들 태세다.

이런 분위기에 어느때보다 의기양양한 쪽은 싸이월드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를 성공시키면서 친구끼리 촌수를 맺어 서로 연결한다는 개념으로 6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데다 최근에는 매일 3만5000~4만명 가량의 회원이 추가로 등록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신팀장은 최근의 싸이월드 붐에 대해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처음에는 네트워크가 서로 이어지는 고리가 적고 지인 폭이 넓지 못해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치가 떨어지지만 일단 개인이 개인을 다단계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탄력이 붙으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네티즌의 사이버 입소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특정한 사안에 대해 사이버 여론이 전체 여론을 뒤바꾸기도 한다. 무명의 개성파 배우 최성국이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에서도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번 총선 때 미니홈피를 개설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처음엔 미니홈피에서 비난 세례를 받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소셜 네트워킹을 적절히 활용해 네티즌을 설득하면서, 야당에 비판적인 네티즌이 상대적으로 다수였던 사이버 공간에서 지지세력을 넓힐 수 있었다.

커뮤니티와 블로그의 만남이나 모바일 기능의 강화, 메신저 기능과의 연계 등은 모두 궁극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하는 기술 진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 대학연구소가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한국인의 ‘사회 연결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들은 전혀 모르는 사이더라도 서너 다리만 건너면 서로가 다 아는 사람이 나온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1960년대에 한 적이 있는데, 한국의 ‘다리’ 개념으로 보면 여섯 다리를 거치면 아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한다. 사이버 세상에선 과연 몇 사람의 홈피를 거치면 전부터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까?



주간동아 433호 (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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