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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기업 요즘 “너 죽고 나 살자”

영역 파괴 수익사업 창출 무한경쟁 …‘규모의 경제’가속 상·하위 격차 벌어져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인터넷기업 요즘 “너 죽고 나 살자”

인터넷기업 요즘 “너 죽고 나 살자”

SK커뮤니케이션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네이버 카페 광고 모델 전지현, NHN ‘한게임’ 사이트와 ‘다음’의 광고(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인터넷 시장의 장벽이 없어지고 있다. 포털부터 전문 사이트까지 주 영역 및 업종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무한경쟁 체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는 것. 수익을 내기 위해선 내 밥상, 네 밥상 가릴 것이 없다는 위기의식의 표현이다. 전방위 싸움의 와중에 종합 포털 사업자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음은 물론, 전문 포털 사이트들의 ‘종합 포털화’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경쟁이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마케팅 비용 증가, 신규 인력 채용, 새 서비스 런칭 등도 무더기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본 투입액이 사세를 결정짓는 ‘규모의 경제’가 한층 강화되는 형국이다. 때문에 상위-하위 사업자 간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무한경쟁’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NHN(네이버+한게임),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스(네이트닷컴+싸이월드+네이트온) 등 3대 포털이다. 지난해 이후 포털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지식검색’으로 대표되는 검색 서비스 경쟁이었다. 여기 블로그, 게임 등 새로운 서비스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사업확장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특히 NHN과 SK커뮤니케이션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03년 초까지만 해도 포털 방문자 순위는 1위 다음, 2위 야후코리아, 3위가 NHN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2년 동안 유지돼오던 순위에 큰 변화가 생겼다. NHN이 야후코리아를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트닷컴 또한 2002년 12월까지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라이코스 합병 후 4위, 싸이월드 인수 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방위, 다각화, 질적 향상 ‘총력’



웹사이트 평가사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 시간당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한 전체 순위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닷컴, 야후코리아 순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고, 이보다 한참 떨어져 네이트닷컴과 야후코리아가 경쟁 중이다. 한때 네이트닷컴의 3위 등극을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었으나 최근 한 달간 주간 순위, 시간당·일 평균 방문자 수, 일 평균 페이지 뷰 등에서 모두 야후코리아를 앞서는 안정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한 인터넷기업 전문 애널리스트는 “페이지 뷰 등의 순위는 키워드광고(검색을 위해 키워드를 집어넣으면 특정사 사이트가 먼저 소개되도록 하는 광고 기법) 등 검색광고, 배너광고의 수익으로 직결된다. 종합 포털화가 추세인 가운데 야후코리아는 검색만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사이트인데 방문자 수가 떨어진다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각 포털은 자기만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NHN은 지식검색과 게임포털 순위 2위를 자랑하는 ‘한게임’이 경쟁력. 다음은 ‘다음 카페’와 한메일이, SK커뮤니케이션스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및 모회사인 SK텔레콤(이하 SKT)에 힘입은 유·무선 연계서비스가 강점이다. 그런 만큼 다 같은 ‘전방위, 다각화, 질적 향상’을 꾀한다 해도 그 방향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 등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업체는 지난해 초고속 성장한 NHN이다. ‘지식iN’으로 대표되는 검색 서비스가 1등 공신. 그러나 실질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온 것은 ‘한게임’이었다. 이에 NHN은 올해 커뮤니티 강화와 해외 진출을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책정된 마케팅 비용만 240억원. 다음의 140억원, 야후코리아의 80억원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액수다. 그 첫 시도가 톱스타 전지현을 내세운 ‘카페iN’ 광고다. 커뮤니티의 대명사 ‘다음 카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NHN이 커뮤니티 발전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것에 대해 업계의 한 인사는 “네이버가 다음, 네이트닷컴을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고객과의 ‘관계’ 문제다. 검색 서비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다음 카페’, ‘미니홈피’는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볼 때 네이버 고객의 상당수는 고객이 아니라 그저 사용자일 뿐이다. 그에 반해 다음과 네이트닷컴은 누가 고객인지, 그가 어떤 고객인지를 안다. 자신을 밝힌 고객이 (사이트에) 오래 머무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사업을 펼쳐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꼭 우리 경쟁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잠재력으로는 검색이 훨씬 더 높다. 오히려 보드 게임 중심의 ‘한게임’은 성장이 정체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CEO(이해진 사장) 성향이 ‘핵심 역량’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공격적 해외 진출이 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NHN은 ‘NHN재팬’ 내 ‘한게임재팬’이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중국 해홍사 및 가화문화경기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사업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인터넷기업 요즘 “너 죽고 나 살자”

연내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 ‘한게임재팬’ 홈페이지와 플레너스 ‘넷마블’ 사무실 전경(위부터).

검색광고 시장 성장 또한 공통된 전망이다. 인터넷광고대행사 ‘애드미션’의 정재형 대표는 “미국은 배너보다 검색광고 시장이 더 클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장이 한번 제대로 터지면 엄청날 것이다. 마치 도메인 경쟁을 하듯 ‘자리’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NHN에 1위 자리를 빼앗긴 다음은 어떤 전략을 짜 내놓고 있을까. 다음커뮤니케이션 김남진 마케팅본부장은 “풍부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사업, 자동차보험 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광고도 개인성에 초점을 맞춘 쪽으로 가고 블로그처럼 개인화한 커뮤니티도 강화할 것이다. 그러자면 메가 포털화를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다음이 NHN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100억원을 투자해 게임 포털 시장에 뛰어든 것. ‘카페iN’이라는 ‘장군’에 대한 ‘멍군’인 셈이다.

상반기 ‘구글’ 진출 더욱더 긴장

지난해 가장 눈부신 성장을 한 SK커뮤니케이션스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유무선통합형 포털의 리더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SK커뮤니케이션스 전주호 사업전략본부장은 “우리는 다음, 네이버 등과 경쟁하기 위해 포털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검색, 메일 서비스 등에 매달려 유무선통합 모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올 8월경 무선 쪽에서 새로운 커뮤니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4월 하순에는 게임사업도 시작한다. 이 역시 무선 연계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다음 카페’보다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미니홈피’ 고객은 얼굴사진을 내놓고 실명을 쓰며, 정보보다 관계를 중시한다. 관계형 커뮤니티는 확실히 그 질과 로열티가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011 고객 확보 및 SKT와의 원활한 연계는 SK커뮤니케이션스의 가장 큰 강점이다. 같은 광고라도 유무선을 연계한 다양한 형태가 가능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낮은 페이지 뷰에도 불구하고 광고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음, NHN이 2월 KTF와 포괄적 제휴를 맺은 것도 이에 맞서기 위해서다.

유무선망 연계와 관련해 요즘 인터넷 시장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KT 자회사인 KTH(한미르+메가패스+하이텔+매직엔)다. KTH는 사이트 통합에만 100억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또 하나의 다크호스는 플레너스. 최근 CJ그룹에 합병된 플레너스는 게임포털 순위 3위의 ‘넷마블’로 잘 알려진 회사다. 최근에는 ‘마이엠’이란 브랜드로 포털사업의 핵심인 검색 시장에 진입했다. 연내 6위권 진입이 목표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또 나스닥 상장업체이자 중국 최고 인터넷사인 ‘씨나닷컴’에 넷마블을 수출해,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 NHN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합병으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올 상반기 중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인 ‘구글’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구글’은보유 웹페이지 수만 30억개에 이르는 ‘검색 골리앗’이다. ‘구글’의 등장으로 인터넷 업계는 또 다른 차원의 전운에 휩싸여 있다.



주간동아 2004.04.29 432호 (p54~55)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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