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 과연 그의 치아는 어떤 상태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늙어가면서 표정이 무뚝뚝하게 굳어질까. 세월의 삭풍에 시달려 웃음을 잃어버린 것일까. 특히 시골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표정이 현저히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웃을 때 얼굴과 평소 얼굴이 너무나 다르다. 그 차이가 커서 그런지 시골노인의 웃는 얼굴은 그렇게 정겨울 수 없다. 때문에 이런 극적 대비 효과는 광고나 예술사진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골이 난 듯 무표정하던 노인이 환하게 웃는 장면이 바로 그것.
그렇다면 왜 시골노인들이 유독 표정 변화가 심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노인들의 입 속에 있다. 젊었을 때 방실방실 잘 웃던 사람이 늙어가면서 표정이 무뚝뚝해졌다면 그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치아를 상실한 후 오랜 세월을 의치로 살았거나, 치아가 없는 채 살아온 경우다. 나이가 들어 치아를 잃으면 음식물을 씹는 저작기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표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우선 얼굴의 길이가 전체적으로 짧아지고 표정을 만드는 근육들이 기능을 상실한다. 입술이 얇아지면서 아래턱이 앞으로 나오고 입 주위의 주름도 깊어진다. 이런 현상들은 사람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성난 표정으로 만들어버린다. 게다가 치아가 없거나 의치를 해 넣으면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긴다. 몸의 일부분이 없어진 데 대한 허전함과 저작기능, 발음기능의 상실로 인한 불편함이 생활 자체를 짜증스럽게 하는 것이다.
치아를 잃으면 골의 흡수작용이 엄청나게 빨라지게 되는데 이를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치조골(잇몸 속의 뼈)과 그 주변의 뼈 자체가 없어지거나 작아지고, 이는 얼굴의 길이를 짧아지게 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치조골을 보존하는 치아이식법이 바로 임플란트다. 임플란트는 치조골에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씌우는 방법으로, 이 방법으로 심은 인공치아는 실제 치아와 거의 차이가 없다. 임플란트를 하면 주변의 뼈들은 부피와 구조를 유지하게 되고, 골의 흡수작용은 의치를 쓸 때의 2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때문에 임플란트를 한 사람은 치아를 잃었어도 얼굴 길이가 짧아진다거나 하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의치를 쓸 때처럼 발음이 새는 일이 없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기능도 정상치아에 버금간다. 심리적 측면에서도 표정의 변화, 즉 무뚝뚝하거나 성난 얼굴이 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의 젊었을 때 얼굴과 지금의 얼굴을 비교해보자. 만약 표정 변화가 심하다면 의치를 사용하거나 치아가 없는 채 지낸 기간이 길었음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