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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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 … 그 속에서 찾은 茶의 모든 것

  • 입력2003-11-20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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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과 들 … 그 속에서 찾은  茶의 모든 것
    “그가 정성 들여 만든 백초차를 우려 마시면서 이것은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지리산을 통째로 내 몸에 모시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생태공동체운동가이자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씨가 칭찬을 늘어놓은 이 사람은 ‘자연중독자’ 전문희씨(42).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화두인 이 시대에 산야초라는 독특한 소재로 몸과 정신을 다스리는 법을 설파하는 인물이다. 결혼도 하지 않고 지리산에서 ‘건강을 위한 산야초 모임’을 이끌며 산야초 보급에 힘쓰고 있다.

    그는 20대 초부터 패션모델, 통기타 가수로 활동하다 26살 때 ‘마론핸즈’라는 인테리어 브랜드로 가구사업에도 성공했던 이다. 그러다 어머니가 임파선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자 ‘화려했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어머니와 함께 낙향한 것이다.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그는 자신이 직접 채취한 각종 산야초로 자연치료를 하고 한방요법을 병행해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셨다. 그 결과 어머니는 3년을 더 살다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가 쓴 ‘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이야기’(화남 펴냄)에는 그런 과정에서 그가 체득한 산야초에 대한 지식이 녹록지 않게 들어 있다. 산야초란 산과 들에서 나는 모든 풀과 꽃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산야초와 그것이 주는 지혜 같은 것들을 사계의 순서에 따라 빼곡하게 기록하고 있다. 흔하디 흔한 초목이 마시는 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나, 수백년 동안 일부 문헌 속에서만 존재했으며 산중 스님들 사이에서 구전돼오던 산야초차를 복원한 얘기도 놀랍다. 어느 철에 어떤 산야초를 캐어 어떻게 차를 만드는지에 대한 전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 것도 도움이 된다.

    봄철의 대표적인 산야초차는 백초차, 쑥차, 으름덩굴차, 솔잎차, 민들레차, 찔레꽃차. 이 가운데 백미는 백초차다. 그가 100가지가 넘는 산야초의 새순을 덖어 만들었다는 백초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몸을 가뿐하게 한다고 한다.



    여름에 산야초를 채취해 차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는 인동초차, 뽕잎차, 칡꽃차, 연잎차, 감잎차가 있고 가을 산야초차로는 대추차, 국화차, 감국차, 구절초차, 구기자차가 있다. 겨울에는 초목들의 뿌리 잎 껍질 열매 꽃 등을 발효시켜 효소를 만든다. 그런 효소와 차를 마시며 분노와 욕망, 집착과 불안에서 초래되는 스트레스와 마음의 독을 제거하라고 그는 권한다.

    “자연에서 얻은 산야초차를 오래 마시다 보면 몸과 마음이 본래 자리를 찾은 듯 깨끗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연이 준 소중한 선물인 산야초차를 이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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