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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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 콤플렉스 이제 그만!

성장기 어린이 발육부진 원인 따라 호르몬 주사·한약·운동요법 등 치료법 다양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11-20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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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키’ 콤플렉스 이제 그만!

    스트레칭과 체조는 어린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만 16세의 서모군은 심한 발육부진으로 병원을 찾았다. 키 112cm에 몸무게 22kg, 또래에 비해 너무나 왜소한 체격이다. 부모의 키가 각각 169cm, 148cm인 점을 감안하면 서군의 성장 예상 신장은 165cm 정도. 검사 결과 서군의 뼈 나이는 7세였고, 성장호르몬 수치는 정상인의 10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병원에서 내린 처방은 성장호르몬 주사. 체중에 맞춰 주 5회 취침 전에 성장호르몬을 주사한 결과 6개월 만에 키가 7.6cm나 자랐다. 키가 커지자 서군은 몰라보게 밝아졌고 학업성적도 좋아졌다.

    평균신장이 급상승하면서 아이의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아무래도 키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여러 면에서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

    일반적으로 사람은 만 2세까지(제1성장기) 보통 88~90cm 정도까지 자란 뒤 사춘기 직전까지 매년 5cm 정도씩 자라고, 제2성장기, 즉 사춘기에 해당하는 2~3년 동안은 해마다 10cm 이상 자라는 것이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기를 지나면 성장을 주도하는 관절 내 성장판이 닫히면서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이때부터 뼈는 종적인 성장을 멈추고 대신 부피성장을 한다.

    성장부진이란 일반적으로 아이가 1년에 4cm 이상 자라지 않고 학급에서 키가 작은 편에 속하며, 부모의 신장에 비해 키가 현저히 작을 때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소인상 키가 160cm 정도여야 하는데, 아이의 현 상태로 보아 성인이 되었을 때의 성장 예상치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성장부진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너무 늦으면 성장판 닫혀 치료 불가능

    ‘작은 키’ 콤플렉스 이제 그만!

    1년 동안 아이가 전혀 자라지 않았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성장부진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가계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 영양결핍, 심장·폐·신장 질환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저신장, 호르몬 이상에 따른 저신장, 성장을 담당하는 조직 자체의 이상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성장부진의 선천적인 요인 중 부모의 키가 자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인 요인은 20∼30% 정도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후천적인 요인이 좌우한다.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는 “저신장인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하는데 빨리 치료받을수록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너무 늦으면 성장판이 닫혀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매년 또는 일정기간을 두고 키를 측정할 때 △성장속도가 확연히 느린 경우 △성장속도에는 큰 이상이 없으나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하고, 많이 피곤해하며,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학교 등의 소속집단에서 키가 작은 편에 속할 경우 △사춘기가 시작되었는데도 자라는 속도가 정상수준 이하일 경우 등에는 성장부진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모든 성장과정이 선천적인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신장(腎臟)과 후천적인 영양섭취를 담당하는 비장(脾臟)의 영향 아래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선천적으로 비뇨기, 생식기, 내분비기와 관계 있는 신장이 허약하면 호르몬 기능이 약화되고 그렇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결핍되어 성장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후천적으로는 소화 흡수를 담당하는 위나 장, 특히 소장이 약할 경우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제대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성장의 밑거름이 되지 못한다. 소화기가 약한 아이는 잘 체하거나 복통, 구토, 설사, 변비,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잘 나타난다. 몸속에 열이 있어도 몸의 진액을 마르게 해 성장장애를 일으킨다. 몸속에 열이 많아 생기는 질환에는 결핵, 당뇨, 천식, 비염, 태열, 축농증 등이 있다. 심(心)이 약한 아이 또한 잘 크지 않는다. 한방에서 심은 무형의 정신신경계를 가리킨다. 심이 약한 아이는 겁이 많고 잘 놀라며, 소심하고 정에 약하다. 또한 불안, 초조, 긴장 등을 자주 호소하며,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정서적으로도 예민하다. 구체적 증상으로 성장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성장통은 몸의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뼈와 근육, 인대의 성장 발달이 조화롭지 못해 생기는 통증이다.

    ‘작은 키’ 콤플렉스 이제 그만!

    한방에서는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아이에게 추나요법을 실시한다.

    따라서 이들이 정상적인 생리작용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신장을 보(補)하여 선천적 요소를 강화시키고 소화기계를 튼튼히 하여 영양 흡수를 증가시켜 성장장애를 치료한다. 성장판의 활동을 돕고 성장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뼈, 골수, 연골 등을 보강하고 자극하는 지황, 두충, 백복령, 복분자, 녹각 등의 한약재를 적절히 혼합한 한약을 복용하게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무통 레이저침, 이침, 약침 및 척추를 자극하는 추나요법을 통해 장부의 기능을 활성화하며 성장과 관련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성장판을 자극한다.

    성장치료는 뼈와 근육의 고른 발달과 강화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때문에 키의 성장만이 아니라 전신의 기능을 개선해 건강한 체력을 길러주는 한약 복용, 적절한 영양섭취 및 수면, 성장판을 자극하는 각종 스트레칭 및 운동요법이 균형 있는 성장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너무 안 먹거나 많이 먹어도 성장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적절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부족도 발육부진의 주요 원인이므로 가급적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여러 가지 과외활동으로 제대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아이의 경우에는 스트레칭을 하게 한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간단한 스트레칭만 해도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잦은 야식은 성장호르몬 분비 억제

    도원아이한의원 수원 분원 박영수 원장은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때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반드시 없애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요는 너무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것을, 이불은 가벼운 것을, 베개는 약간 낮으면서 부드럽고 평평한 것을 선택한다.

    특히 밤에 음식을 먹는 버릇은 반드시 없애주어야 한다.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높은 혈당으로 인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는 까닭. 감기나 알레르기성 질환에 자주 걸린다면 아이의 체질이 허약하다는 증거이므로 한약을 복용하게 해 면역력을 높여주어야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로 농구, 배구, 줄넘기 같은 점핑 운동이나 맨손체조, 기지개 같은 스트레칭이 관절에 일정한 자극을 주게 되므로 성장에 도움이 된다. 척추를 따라 가벼운 지압을 하거나 골반, 고관절 부위, 무릎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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