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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사랑방 | 국적 불명의 골프 용어

빠따·빵카·쪼로 … 어디 쓰는 말인고?

  •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빠따·빵카·쪼로 … 어디 쓰는 말인고?

영국에서 시작된 골프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0년이 지났다. 한국은 열악한 골프 환경 속에서도 미국 무대에 진출한 프로골퍼들의 선전으로 골프강국으로 떠올랐다. 또 대중화가 이뤄져 아마추어 골프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필드에선 국적 불명의 골프 용어, 잘못된 골프 용어가 판친다. 골프는 영국에서 시작된 스포츠인 만큼 모든 용어가 영어다. 그런데 원래 발음과는 동떨어진 일본식 발음을 사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식 용어는 ‘빠따’. 퍼터, 퍼팅, 퍼트를 모두 ‘빠따’라고 부르며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4번 우드를 뜻하는 ‘버피(Buffy)’를 ‘빠삐’, 벙커(Sand Bun- ker)를 ‘빵카’라고 부르는 골퍼도 부지기수다.

일본어에서 유래된 ‘쪼로’라는 말도 많이 사용한다. 이 말은 필드에서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에서도 가끔씩 접하게 된다. 볼의 상단 부분을 가격해 볼이 뜨지 않고 굴러갈 때는 ‘쪼로’ 대신 ‘토핑(Topping)’이나 ‘더프(Duff)’라고 얘기해야 한다.

자신이 ‘싱글 플레이어’라며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골퍼들이 많다. 영어를 일본식으로 줄인 이 말을 영어권 국가 사람들은 ‘독신자’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싱글 디짓(Single digit) 또는 싱글 피겨드 핸디캐퍼(Single figured handicapper)라고 부르는 게 맞다.



‘핸디’도 ‘핸디캡(Handicap)’이 바른 표현이다. 일부 골퍼들은 파 몇 홀인지를 물을 때 ‘숏홀’ ‘미들홀’ ‘롱홀’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잘못된 표현. 파4홀의 경우에도 거리가 짧은 홀은 숏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파3, 파4, 파5홀이라고 말하는 게 바른 표현법이다.

일본식 영어 외에도 무지로 인해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볼이 앞 팀이나 앞 사람에 맞을 위험이 있을 때 골퍼들은 ‘볼(Ball)’ 또는 ‘폴(Fall)’이라고 외친다. 정확한 표현은 ‘포어(Fore)’다. ‘라이(Lie)’와 ‘라인(Line)’을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라이는 볼이 놓여 있는 상태를, 라인은 그린 위에서 퍼팅할 때 볼이 굴러가는 가상의 선을 뜻한다. 홀컵도 잘못된 표현이다. 홀(Hole)과 컵(Cup)은 같은 뜻으로, 이는 역전 앞, 처갓집 등과 같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신문 잡지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라운딩도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라운드(Round)는 동사로 쓰일 때 ‘돌다’라는 뜻이지만 명사로는 ‘골프 등의 한 경기’를 뜻하기 때문에 굳이 동명사로 대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밖에도 벌타 없이 다시 한번 치는 것은 ‘몰간’이 아니라 ‘몰리건(Molligan)’이라고, 전 홀에서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해 다음 홀에서도 먼저 치는 것은 ‘오너(owner)’가 아니라 ‘아너(honor)’라고, 파3홀에서 다음 팀에게 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사인’이 아니라 ‘웨이브(Wave)’라고 해야 한다.

골프 용어는 그 나라의 골프 수준을 대신한다고 할 수 있다. 정확한 골프 용어의 사용은 장타나 정교한 숏게임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주간동아 389호 (p90~90)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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