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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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그룹 대외활동 ‘눈에 띄네’

용평리조트 인수 이어 ‘가정당’ 창당 … 7월엔 세계 명문팀 초청 축구대회 개최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4-24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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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그룹 대외활동 ‘눈에 띄네’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초종교국제축복결혼식과 종교간 화해 선포식

    통일그룹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계열 기업의 정비나 NGO(비정부기구)를 통한 국제사회운동에 전력투구해 오던 통일그룹이 올해 쌍용으로부터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천주평화통일가정당’(이하 가정당)이라는 정당을 창당했다. 7월 개최 예정인 세계 유명 프로축구팀 대항전 ‘2003 월드피스킹컵 축구’도 통일그룹이 기획한 작품.

    우선 용평리조트 인수와 관련해 재계는 음료, 석재, 중공업, 제약 쪽에 치중하던 통일그룹이 갑자기 레저산업에 뛰어든 것 자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통일그룹은 쌍용이 용평리조트의 주식 공개매각에 나선 지 채 한 달도 안 돼 주식의 58%를 확보하는 등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했다. 통일그룹의 세계일보가 인수한 용평리조트는 한국 최대의 스키장이자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사계절 종합휴양지.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일그룹은 일단 평창군, 강원도와 함께 동계올림픽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이곳을 ‘한국의 알프스’로 본격개발할 계획이다. 주식인수 자금은 세계일보 소유의 부지 일부를 팔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용평리조트는 쌍용으로서도 애착이 많은 사업체였지만 쌍용그룹 전체 상황이 경영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쌍용이 먼저 통일그룹에 경영권의 인수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 관심 집중



    통일그룹 대외활동 ‘눈에 띄네’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평화정상회의(위). 통일그룹이 최근 쌍용으로부터 인수한 용평리조트. 사계절 휴양지로서 투자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3월10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린 가정당(총재 곽정환) 중앙당 창당대회는 정치계뿐 아니라 각 종교 정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참가한 당원만 모두 2500여명. 그동안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이란 NGO단체를 만들어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화합을 주창하던 통일그룹이 갑작스레 정권 창출을 위해 정당을 만든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일대 파격이었다.

    가정당 곽정환 총재는 “교인이 당원일 수 있지만 당원이라고 모두 교인은 아니다”며 “교회와 정당을 같은 선상에 두거나 연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역구도와 이념 사상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나뉜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사회윤리의 파괴, 가정 붕괴 등의 사회적 문제점을 정당활동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게 가정당이 내세우는 창당 목적. 벌써부터 내년 총선에 가정당에서 후보를 낼 것인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가정당은 앞으로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같은 취지의 정당을 창당해 나갈 예정이다. 가정당은 3대 방향으로 △참가정문화의 정착 △평화통일국가 창건 △공생의 사회건설을, 5대 목표로 △참된 자아실현 △바른 가정 완성 △밝은 사회 구현 △통일조국 창건 △평화세계 실현 등을 천명해놓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은 역시 7월15일부터 22일까지 국내 6개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2003 월드피스킹컵 축구에 쏠리고 있다. 통일그룹 산하 선문평화축구재단에서 주최하는 월드피스킹컵 축구에는 발락, 노이빌레(이상 레버쿠젠), 토티(AS로마), 박지성(PSV아인트호벤), 홍명보(LA갤럭시) 등 월드컵을 빛낸 스타 40여명이 소속클럽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다. 참가팀 면면도 대륙 또는 자국 프로리그에서 우승했던 세계적인 명문팀들이다. 세리에A에서 3회 우승한 AS로마(이탈리아), 유럽 챔피언스를 제패했던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프랑스컵에서 3회 우승한 올림피크 리용(프랑스), 1988년 유럽연맹컵 우승팀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2002년 미 프로리그 우승팀 LA갤럭시(미국), 남미 축구연맹컵에서 우승한 FC 상파울루(브라질), 아프리카컵 우승팀 카이저 치프스(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참가할 예정이며 한국팀으로는 K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가 나선다. 우승 상금만 200만 달러, 총 1800만 달러의 경비가 투입되는 아시아 최고의 프로축구제전이라는 게 통일그룹측의 설명이다.

    월드피스킹컵 조직위원회(위원장 곽정환·이하 조직위)는 이 대회를 6개 대륙 클럽 챔피언십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조직위는 수익금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고 이를 모두 축구발전을 위한 꿈나무 육성이나 제3세계 축구 발전, 구호기금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조직위측은 “대회를 개최하기까지 축구황제 펠레와 세계축구연맹(FIFA)의 도움이 컸다”며 “2003 월드피스킹컵이 아직 FIFA의 공식 승인을 받진 않았지만 향후 월드컵과 비교되는 대회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FIFA의 승인은 무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그룹은 이 밖에 5월22일부터 25일까지 천안 선문대를 비롯한 천안과 아산 일대에서 ‘세계문화체육대전’(이하 문화체육대전)을 연다. 세계 각국의 전·현직 정상들이 참가하는 세계평화를 위한 정상회의, 세계평화교수협의회의, 세계과학통일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가 이 행사 기간 동안 같은 지역에서 진행된다. 특히 종파를 초월해 종교인들의 하나 됨을 위해 열리는 스포츠 페스티벌에는 기독교 불교를 비롯한 힌두교 이슬람 등 각 종단이 참여해 스포츠를 통해 종교인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는 게 통일그룹측의 설명이다. 5월25일 인공위성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될 국제축복합동결혼식은 통일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문화체육대전의 꽃이다.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인종 국가 민족의 화합을 이룩한다는 통일그룹의 ‘꿈’이 어떻게 현실에 투영될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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