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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서동만씨의 도쿄 활극(?)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취중 서동만씨의 도쿄 활극(?)

취중 서동만씨의 도쿄 활극(?)

방일특사단의 일원으로 도쿄에 갔다가 만취소동으로 구설에 오른 서동만씨.

“따르릉….”

2월8일 새벽 3시,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 136쫛호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방일특사단 일원인 A씨는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선잠을 깼다. “세동만….” 호텔지배인이 일본말로 ‘세동만’을 되풀이해 ‘사람을 찾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A씨는 “그런 사람 모른다”며 전화를 끊었다. 지배인이 다시 전화를 했다. “호텔 프런트로 나와달라. 일행에게 문제가 생겼다.” 지배인의 영어 설명에 놀란 A씨는 즉각 프런트로 내려갔다. 지배인은 호텔 입구를 가리켰다. 요란한 경광등을 켠 앰뷸런스와 영업용 택시가 서 있는 옆으로 누군가 쓰러져 있었고 3명의 경찰이 그의 목과 팔, 다리를 각각 붙잡고 있었다.

쓰러져 있는 사람은 “XXX들아”라고 욕을 했다. 한국말이었다. 깜짝 놀란 A씨는 가까이 다가가 그가 누구인지 확인하고는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술에 잔뜩 취해 일본경찰 밑에 깔린 사람은 서동만씨(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였다. A씨는 즉각 다른 일행을 불렀다. 특사단 일행은 얼마 후 상황을 파악했다.

원인은 ‘술’이었다. 7일 저녁, 방일특사단으로 발탁돼 모처럼 일본을 찾은 서씨는 도쿄에 있는 동창들과 술자리를 했다. 과음을 한 서씨는 호텔로 오면서 택시를 탔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660엔이 나온 택시 미터기를 보고 서씨가 ‘길을 돌아서 왔다’며 택시기사에게 심하게 불평한 것. 취객의 문제제기에 난감해진 택시기사는 경찰을 불렀다. 상황설명을 들은 일본경찰은 서씨에게 택시비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서씨가 일본경찰의 뺨을 후려쳤다. 놀란 경찰은 경찰서에 지원을 요청했고, 3명의 경찰이 앰뷸런스를 대동해 현장에 출동했다. 서씨는 3명의 경찰에게도 ‘기개’를 꺾지 않았고, 급기야 일본경찰은 힘으로 서씨를 제압했다. 서씨가 반발했지만 취한 그가 3명의 경찰을 상대하기는 역부족. 결국 서씨는 타의에 의해 호텔 바닥에 눕혀졌다. 경찰은 그를 제압한 후 신분을 확인, 호텔측에 일행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호텔측은 즉각 서씨가 방일특사단임을 확인, 일행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세(SEO)동만’을 찾은 것이다.

특사단 일행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뜻밖의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방일특사단 B씨는 우선 택시문제부터 풀어나갔다. 기사에게 현금 ‘660엔’을 주고 정중하게 사과해 돌려보냈다. 그러나 경찰이 문제였다. 출동한 경찰의 뺨을 때린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공무집행방해였다. 서씨에게 뺨을 맞은 경찰은 20분이 지났는데도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연신 특사단에게 맞은 뺨을 보여주며 항의했다.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는 게 A씨의 기억이다. 해결사로 나선 B씨는 정공법을 택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 사죄했고 호텔측도 방일특사단임을 흘리며 지원에 나섰다. 그래서였을까. 일본경찰은 이날 ‘공무집행방해’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특사단이 취한 서씨를 숙소인 136쫛실로 데려와 눕히면서 한밤의 해프닝은 막을 내렸다.



이날 오후 조세형 주일 대사는 방일특사단과 주일 특파원들을 초청, 만찬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씨는 술을 피했다. 2월6일부터 9일까지 일본을 방문한 방일특사단은 정대철 민주당 대표(단장), 추미애 민주당 의원, 윤영관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현 외교통상부 장관), 서동만 위원, 외교부 관계자 2명, 민주당 관계자 등이었다. 최근 국정원 기조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씨는 4월1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일정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21일 통화에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외교부와 인수위는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동아 2003.05.01 382호 (p16~17)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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