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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 찰~랑 난 ‘머릿결 미인’이야

뷰티업계 ‘헤어산업’ 선점 치열한 공략 … ‘헤어 마사지’ 등 모발 전문 클리닉도 등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찰랑 찰~랑 난 ‘머릿결 미인’이야

찰랑 찰~랑 난 ‘머릿결 미인’이야
전지현, 고소영, 이영애, 이미연의 공통점은? 바로 찰랑거리는 머릿결. 이들은 TV에서 헤어제품을 광고하며 외모뿐만 아니라 탐스러운 머릿결로도 시선을 모으는 연예인들이다.

바야흐로 머릿결 미인의 시대가 오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외모에 관심 있는 젊은 여성들의 최대 화두는 성형수술이었다. “쌍꺼풀은 필수, 코 높이기는 선택”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 그러나 이제는 “피부관리는 기본, 진짜 승부처는 머릿결”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헤어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나타난 현상들이다.

외모 성형과 피부관리 산업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뷰티업계는 최근 몇 년간 경락 마사지, 보디 케어, 다이어트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왔다. 그 뒤를 이어 진출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헤어산업이다.

‘피부는 기본, 진짜 승부처는 머릿결’

미용업체 로레알의 PR 매니저 김잔디씨는 “사람의 외모에 대한 관심 영역은 점차 확장되게 마련이다. 미용산업은 얼굴과 피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고, 그 다음은 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은 집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해야 더 아름다운 몸을 가꿀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 되지 않았나. 헤어 케어 역시 마찬가지다. 헤어 케어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 집에서 아마추어식으로 관리하는 헤어 케어의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전문 클리닉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찰랑 찰~랑 난 ‘머릿결 미인’이야

로레알에서 개발한 고급 헤어 케어 제품 ‘레드켄’.

최근 들어 자기표현의 욕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헤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산업이 팽창하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현재 미용산업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머릿결 관리라는 데는 많은 이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과거에는 샴푸와 린스로 직접 머릿결을 관리하던 평범한 사람들이 이제는 손상모발 ‘치료’를 위해 미용실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네 미용실들도 파마, 커트, 염색뿐 아니라 두피 및 모발 상태 진단, 전문 케어 등의 간판을 더하고 있고, 강남의 고급 미용실에서는 두피와 모발을 관리해준다는 고가의 제품과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발 두피 관리를 미용실에서 받을 경우 1회 비용은 10만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젊은 여성들의 방문은 줄을 잇는다.

강남의 한 미용실은 모발 상태에 따라 분류된 350여종의 샴푸류를 구비해 판매하고 있다. 이 미용실의 원장은 “‘가는 모발용’ ‘주저앉는 모발용’ ‘숱이 적은 모발용’ 등 자신의 모발에 정확히 맞는 치료용 샴푸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일반 상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데다가 우리 미용실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한 효과가 뛰어난 제품들이기 때문에 한번 이 샴푸를 쓴 손님들은 우리 미용실만 찾는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염색 후 머릿결이 나빠진 것 같아 미용실에 들렀다가 ‘염색모발용’ 샴푸를 구입했다는 박연숙씨(26)는 “한 통당 5만원대로 가격은 좀 비싸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찰랑이는 머릿결을 위해 이 정도 투자도 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찰랑 찰~랑 난 ‘머릿결 미인’이야

새봄 미용업계의 화두는 머릿결. 찰랑거리는 머릿결이 미인의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면서 관련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번 시술하는 데 15만원을 호가하는 ‘디지털 파마’, 가격이 일반 코팅의 2배를 넘는 ‘매니큐어 시술’도 인기다. 디지털 파마는 각종 약품을 머리에 바르는 등 파마의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3시간이나 걸리지만 머릿결이 전혀 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이처럼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비싸더라도 머릿결을 손상하지 않는 제품’ 쪽으로 몰리자 샴푸업계들도 잇따라 고가 제품들을 내놓고 ‘프리미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로레알은 자사의 인증을 받은 제한된 미용실에서만 판매하는 고급 헤어 케어 제품 ‘레드켄’을 내놓았다. 12가지 기능성 샴푸와 컨디셔너, 트리트먼트 제품으로 이뤄진 레드켄은 ‘레드켄 플래그십 살롱’이라고 불리는 전문미용실에서 모발 전문가와 상담하고 모발을 진단받은 후에 구입할 수 있다. 스타일링, 컬러링 제품 모두 세분화·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로레알측의 설명이다.

로레알 관계자는 “스타일링과 염색으로 머릿결이 손상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는 것은 물론, 모발 건강을 더해줄 수 있는 제품들”이라며 “가격은 비싸도 최상의 만족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로레알의 고급화 전략에 애경산업도 톱스타 고소영을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애경산업이 프리미엄 헤어 케어 제품으로 개발한 ‘케라시스 헤어클리닉 시스템’ 모델에 고소영을 기용하며 지불한 금액은 1년 가전속에 6억원. 톱스타들이 통상 받는 1년 5억원 선을 1억원이나 뛰어넘은 역대 최고액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고소영의 귀족적 이미지를 통해 과학적으로 처방된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며 “모델이 제품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할 것이기 때문에 높은 광고료가 아깝지 않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이 고급 헤어 케어 시스템이라고 자랑하는 케라시스 헤어클리닉 시스템은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앰플 등 4단계 시스템으로 손상모발을 치료해주는 제품이다.

이처럼 머릿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최초로 모발 전문 클리닉도 탄생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치피부과 헤어클리닉의 오준규 원장은 “모발은 현대인의 외모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데도 피부과, 성형외과, 미용실 등에서 제각각 관리가 이뤄져왔다”며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 헤어클리닉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탈모와 두피질환, 모발이식 등 모발 관련 질환을 치료할 뿐 아니라 전문 헤어 마사지도 해준다.

샴푸업계 프리미엄 마케팅

이곳에서는 먼저 두피의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스케일링 제품을 두피 구석구석에 바른 후 두피 마사지를 한다. 다음 단계는 액상 혹은 크림 타입의 영양제품들로 손질하는 것. 그 후 약 10분간 스팀 캡을 써서 모발을 싸고 있는 6∼7겹의 비늘 속으로 성분이 제대로 침투되게 한 후 머리를 헹구는 과정에서 린스로 보호막을 형성하고 마지막으로 모발에 힘을 주는 에센스를 바른다. 이 같은 전문 케어를 받으면 집에서 두세 달 동안 자기 관리를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오원장의 말이다.

오원장 외에도 헤어 케어 전문가들은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수개월에 한 번씩은 전문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며 “모발도 제2의 피부인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샴푸, 린스뿐 아니라 전문 트리트먼트제와 헤어팩의 사용도 필수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머릿결 관리 열풍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회사원 김경희씨는 “최근 추세를 보면 머릿결이 나쁜 사람은 무능하고, 자기 관리가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며 “외모 가꾸기 열풍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결국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는 외모를 가꾸는 데 모든 시간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간동아 2003.04.03 378호 (p80~81)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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