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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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 변경 비난에 당내 입지도 흔들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3-01-30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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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적 변경 비난에 당내 입지도 흔들

    2002년 11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민주당의 박상규, 김원길 의원 (오른쪽)이 한나라당 입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3년 1월20일 한나라당 강성구, 김원길, 김윤식, 박상규, 원유철, 이근진, 전용학 의원이 조찬모임을 가졌다. 대선 전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의원들이다. 한나라당으로 옮긴 뒤 한자리에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나라당 생활이 아직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편하지 않다는 증거로 보였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A의원은 “민주당에서 온 사람들끼리 식사나 한번 하자는 취지로 만난 거였다.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 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의원들이 점점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과 관련, 이날 모임이 영입파 연대의 신호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들을 포함해 대선 전 민주당이나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입당한 의원들은 10명이다. 자민련 출신으로는 이재선, 이완구, 이양희 의원이 있다. 이들 중 자신의 지역구 지구당 위원장 자리를 받은 의원은 전용학 의원이 유일하다. 한나라당의 기존 원외 위원장들이 ‘자리 사수’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 지도부도 지구당 정리에 관심이 없다는 것. 이 때문에 나머지 입당파 의원들은 현역 의원이면서도 이례적으로 소속 지구당을 갖지 못한 채 ‘붕 떠 있는’ 상태다.

    현재 한나라당은 ‘상향식 공천’을 당헌, 당규로 규정하고 있다. 각 지구당별로 대의원들이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는 방식이다. 지구당 위원장이 대의원들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입당파 의원들은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개혁을 다루는 ‘당과 정치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도 대의원 교체 등 공천 방식 변경에 대한 논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당내에선 “의원 영입이 대선 실패의 한 원인”이라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내놓고 당사와 국회를 활보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 영입파의원 10명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선 “영입 의원을 대선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의원은 “노무현 당선자와는 이념이 맞지 않아 소신껏 한나라당으로 왔다. 이제부터는 철새논란에 맞서서 당과 국회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다. 영입 의원들의 ‘자숙기간’이 이제 끝나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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