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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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이 2억으로 … 어느 후보의 ‘고무줄 재산’

  •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10-07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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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억이 2억으로 … 어느 후보의 ‘고무줄 재산’
    공천 신청서에 그는 40억5000만원을 가진 재력가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신고서에는 배우자 재산을 포함해 2억7000만원을 가진 평범한 서민으로 둔갑했다. 재산 가운데 본인과 부인의 골프클럽 및 헬스클럽 회원권이 2억을 넘는다.

    정치는 때때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한다. 경기 하남 재선거에 출마한 정치 지망생 김황식 후보(한나라당)는 이런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당 공천 신청과 선관위 재산신고 사이의 기간은 아무리 늘려 잡아도 한 달 이내. 그 사이에 재산 40여억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도대체 무슨 재주일까.

    “통상 공천을 받을 때에는 재력가가 유리하다. 따라서 공천 지망생들은 부채는 계산하지 않고 있는 재산을 다 늘어놓는다.” 김후보측의 해명이다. 당 공천 신청 때는 부채도 자산으로 처리해 재력가임을 자처했고 선관위 신고 때는 부채를 뺀 자산만 신고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명동에서 태어났으면서도 하남 출신이라고 선거홍보물에 허위 기재를 했다.” 김후보가 민주당 문학진 후보측으로부터 받고 있는 또 다른 의혹이다. 이에 대한 김후보측의 답변. “전란 때문에 출생신고를 53년 서울 명동에서 했을 뿐, 50년 한국전쟁 때 하남에서 태어난 것은 사실이다.”

    총학생회장과 학도호국단장을 같은 의미의 조직으로 해석해도 될까. 김후보는 법정 홍보물에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가 학교를 다니던 70년대에는 총학생회 제도가 없었다. 확인 결과 그는 유신정부가 주도했던 학도호국단장을 역임했다. 김후보측은 학도호국단장이나 총학생회의 성격이 비슷하고, 같은 용어로 사용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번에도 문학진 후보측이 발끈한다. “학도호국단은 정부 주도로 학생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고, 총학생회는 엄연히 80년대 이 나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세력이다. 어떻게 같은 조직인가.”



    김후보를 따라다니는 마지막 의혹은 그가 금융 적색거래자라는 점이다. 김후보측은 “소유했던 빌딩이 IMF 때 부당하게 경매 처리돼 생긴 일로 소송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해명한다.

    장상씨 청문회 파동과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공방 등 굵직한 이슈에 묻혀 하남의 이런 작은 이슈는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여의도와 하남시를 잇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후보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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