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1

2002.04.25

철저한 몸관리… 신기록 던지다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입력2004-11-01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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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몸관리… 신기록 던지다
    1988년은 올림픽의 해였다. 이때 프로에 입단하려 했던 야구선수 중 유망주 대부분은 꿈을 한 해 미뤄야 했다. 올림픽에도 야구 종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

    이로 인해 이듬해인 89년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은 ‘올림픽 새내기’라고 불렸다. 2002년 프로야구에는 세 명의 올림픽 멤버가 있다. LG 이광우와 SK 김동수, 그리고 한화 송진우다. 무려 13년을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

    대다수 선수들은 젊어서 그 기량과 열정을 모두 쏟아 붓고 서서히 식어간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처럼 정년이 짧은 풍토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사라진 이들은 무수히 많았다.

    송진우의 경우 프로 전성기는 지난 92년이었다. 이해 그는 19승 17세이브로 현대 야구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다승과 구원 동시 석권’을 이뤄냈다. 입단 후 4년 연속 ‘어깨가 빠져라’ 던져댄 전천후 출격의 결과물이었다. 많은 이들이 송진우의 수명을 염려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송진우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선다.

    선동렬 KBO 홍보위원은 송진우의 장수 비결로 제구력을 꼽는다. 과거 선위원이 그랬던 것처럼 송진우는 공을 최대한 끌고 나와 공을 놓는다. 제구력이 좋고 타자 상대 요령이 탁월한 투수는 굳이 많은 공을 던질 필요가 없어 어깨가 쉽게 상하지 않는다. 송진우는 9회까지 완투해도 100개 내외의 공을 뿌리곤 한다.



    프로야구의 대변혁기였던 지난 99년 겨울에는 선수협 초대 회장을 맡아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다. 강성 집행부를 이끄는 송진우를 놓고 구단 사장들은 방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다. 그러나 2000년 시즌 송진우는 13승2패 4세이브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게 바로 송진우다.

    그는 전지훈련 캠프 때마다 2000개 이상의 투구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고, 기초체력 훈련에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임하는 모범생. 쉬는 날이면 아내 정해은씨와 시장에 가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지만, 등판 전날에는 아무리 중요한 모임이나 약속이 생겨도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지난 4월11일 SK전 완투승으로 송진우는 현역 최다승 타이 기록(146승)을 거뒀다. 66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37세.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송진우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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