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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WNBA 용병들 한국에 오니

2류급 용병들 “음메 기죽어”

  • < 전 창/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 jeon@donga.com

2류급 용병들 “음메 기죽어”

2류급 용병들 “음메 기죽어”
사상 처음으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들이 가세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던 2002 여자농구 겨울리그가 3개월에 걸친 장기 레이스 끝에 막을 내렸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을 WNBA 스타들의 한국행이 가능했던 것은 월드컵 때문이었다.

월드컵과 농구가 무슨 관계냐고?

남자농구를 피해 여름리그에 목숨 걸고 있던 여자농구 구단들로서는 올해 열리는 2002 한일월드컵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예전처럼 5라운드 장기 레이스로 여름리그를 펼쳐봐야 눈길조차 끌기 힘들 게 뻔했기 때문. 그래서 1∼2라운드에 불과했던 겨울리그를 5라운드로 늘려 잡았다. 대신 월드컵이 끝난 뒤 짧은 여름리그를 갖기로 했다.

매년 6월부터 시즌을 시작하는 WNBA 선수들을 여름리그에 불러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예전 같으면 유럽 리그로 몰려갔을 스타들이 한국으로 온 것 역시 겨울리그가 장기화된 덕분이었다.

관객들이야 WNBA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즐기기만 하면 되지만 이들의 대거 입성으로 피해 본 경우도 있다. 지난 여름리그에서 리바운드 블록슛 스틸 부분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하며 외국인 MVP상을 받은 한빛은행의 가이더 카트리나가 대표적인 케이스. 한빛은행의 겨울리그 첫 경기는 지난해 12월18일 열린 삼성생명전이었다. 상대팀엔 WNBA 올스타 출신인 백전노장 타리 필립스(34)가 버티고 있었다. 필립스는 점프볼을 하기 전 자기보다 일곱 살이나 어린 가이더에게 물었다. “너 통 못 보던 앤데 어느 팀에서 뛰었냐?” 평소 WNBA 선수들을 ‘신처럼 올려다봤다’는 가이더는 경기 내내 공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다.



다른 팀의 WNBA 선수들 역시 가이더에게 욕설에 가까운 언사로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WNBA는 상대편 선수의 신경을 건드려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트래시 토크’(trash talk)가 많기로 악명이 높다. 가이더가 위축되자 한빛은행은 지난 시즌 3위에서 올해 5위로 추락하며 플레이오프마저 탈락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시즌 초반에는 ‘동성애자 해프닝’(주간동아 320호 ‘스포츠 뒷이야기’ 참조)이 화제를 불러모았다면, 막바지에는 ‘전화요금 사태’가 각 구단 프런트들을 이동통신 회사와 국제전화 회사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게 만들었다.

발단은 신세계에서 뛰다가 기량 미달로 퇴출된 데미아 워커.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는 휴대폰 개통이 어려운 까닭에 대부분 구단은 용병들에게 사무국장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줬다. 워커가 한국을 떠나면서 전화요금으로 정산한 것은 사무국장 앞으로 날아온 고지서에 찍힌 몇 만원이 전부. 그런데 뒤늦게 100만원이 넘는 국제전화 요금이 청구된 것이다. 꼼짝 없이 거금을 물게 된 유제훈 신세계 사무국장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 연락해 보니 워커는 벌써 그리스 리그로 날아갔다나.



주간동아 327호 (p88~88)

< 전 창/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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