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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내상 커가는 ‘유승민 파동’

국제대회 우승이 전부인가

  • < 조성준/ 스포츠서울 체육팀 기자 > when@sportsseoul.com

국제대회 우승이 전부인가

국제대회 우승이 전부인가
해외에서는 잘나가도 뚜껑을 열어보면 국내 사정은 엉망인 경우가 한두 번은 아니지만 최근 한국탁구의 모습은 좀 심해 보인다. 지난달 열린 코리아오픈의 남자단식(김택수)과 일본오픈의 여자복식(김경아·김복래 조) 우승 등 연이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주삼다수와 삼성생명이 유승민(19)의 진로를 놓고 벌이는 감정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유승민 파동’은 이 지면을 통해 한번 짚고 넘어간 바 있으니 잠시 미뤄두고, 우선 한국탁구가 침체기를 벗어나 상승일로를 걷는 이유에 대해 얘기해보자. 최근 한국팀의 건투는 코리아오픈에서 새로 도입한 세트별 11점제 덕이라는 게 탁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TV중계 때 광고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국제탁구연맹(ITTF)의 의도를 감춘 11점제가 한국탁구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전의 21점제보다 11점제 경기에서는 파이팅이 좋고 한 가지 주특기가 분명하면 유리하다. 기본기와 잔기술 등 전체적인 실력이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 줄어든다. 대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은 국민성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파이팅이 좋고 과감한 선제공격을 즐기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서브가 단조롭고 랠리의 안정감이 부족해 상대편에게 막판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 단점이다. 바로 이 같은 특징이 11점제와 기가 막히게 궁합이 맞아떨어졌다.

11점제로 바뀌며 서브 수가 5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고, 따라서 기기묘묘한 구질을 자랑하는 ‘탁구 만리장성’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세계 남자랭킹 3, 4위인 중국의 쿵링후이와 마린이 우리 나라의 이철승과 김건환에게 힘없이 무너진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맞이한 ‘봄날’과 상관없이 안방에서는 ‘유승민 파동’의 상처가 갈수록 곪아가고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급조한 규정에 따라 유승민에 대한 지명권을 갖고 있는 제주삼다수와, 선수 본인이 입단을 희망하는 삼성생명 사이의 다툼이 끝간 데를 모르고 있는 것. 제주삼다수는 협회가 제시한 ‘계약금 5억 원을 주고 유승민을 데려가라’는 중재안을 거부한 채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대표팀 상비군에 선발된 소속팀의 최현진(19)에게 코리아오픈 2일째 되는 날 일방적으로 팀 복귀를 지시해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유승민이 삼성생명 소속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게 가장 주된 이유였다.



그동안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아마추어 체육계는 국제대회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자세를 고수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부 문제도 제대로 조절할 능력이 없는 탁구계가 맞이한 호황은 결국 ‘반짝경기’일 수밖에 없다. 모처럼 찾아온 호재를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지리멸렬한 싸움으로 날려보내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는 사람들의 걱정이 깊다.



주간동아 2001.10.18 305호 (p90~90)

< 조성준/ 스포츠서울 체육팀 기자 > whe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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