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0

2000.02.03

총선판도 대변화 예고

시민연대, 공천반대 명단 66명 발표… “시민단체의 무혈 정치혁명”

  • 입력2006-06-30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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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판도 대변화 예고
    가히 ‘정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은 순수한 시민들의 응축된 결집력이 이같은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는 점에서 ‘무혈 쿠데타’에 비견될 만하다.

    시민연대에 의한 공천반대 명단 66명(무소속 한이헌의원은 이날 정계은퇴 선언으로 제외)이 발표되던 1월24일 김대중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 서영훈대표 등에게 임명장을 준 뒤 “정치권이 국민의 신망을 잃어 국민이 시민단체들을 지지하는 결과가 됐으며, 크게 보면 대의민주주의가 참여-직접-전자민주주의로 가는 큰 흐름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흐름에 발맞추는 정당과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에 의한 ‘선거 혁명’을 지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 정동영대변인도 이날 고위당직자 회의를 마치고 나와 “정치권이 스스로 개혁을 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결국 시민사회가 나선 것이며, 이는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라고 시민에 의한 ‘혁명’의 배경을 정리했다. 정대변인은 또 “정치권이 외부의 힘에 개혁되는 것은 정치권 입장에서도 부끄러운 일이며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J, 시민들에 의한 선거혁명 지지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당의 반응과 달리 자민련과 한나라당은 시민단체들의 총선 부적격자 명단 발표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편파 사정’이자 ‘인위적인 물갈이 음모’라고 규정하고 있다.



    자민련은 특히 김종필명예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거 명단에 포함된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하다. 이양희대변인은 논평 요구에 “어이가 없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부회의에서 명단에 포함 된 이태섭부총재는 “공천 부적격자를 심사했다는 밀실이 성공회 사무실”이라며 “이 사무실은 민주당 이재정정책위의장의 사무실이 아니냐”고 청와대와 시민단체들의 연계 의혹을 나타냈다. 다른 자민련 관계자들 역시 “시민단체라는 ‘홍위병’을 이용해 정치권 물갈이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격분했다. 이같은 자민련의 시각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과 일치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전체 66명 중 한나라당이 30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병역비리의혹 대상 정치인 21명 중 15명이 한나라당 의원이라는 소문에 난감하기 짝이 없는 마당이다. 이런 사실 때문인지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를 ‘편파 사정’으로 몰고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날 이사철대변인은 “우리 당 의원들, 특히 편파 보복 사정에 의한 피해자들을 이번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지난번 경실련 명단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논평을 발표해 ‘편파 사정’이라는 주장을 보호막으로 삼아, 여당에 대한 공세를 펼칠 태세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이런 반발이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전국민적 지지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다시 말해 공천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는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정가를 장악하고 있는 것. 만약 시민단체들에 맞섰다가는 선거 기간 내내 시민단체들의 집중적인 견제와 감시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상대방 후보와의 싸움에 앞서 시민단체와 소모전을 치르는 이중의 전력 소비로 인해 그만큼 총선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이 분명하다. 시민연대 장원 대변인은 “공천반대 명단에 포함된 인사가 출마한다면 시민운동 진영의 역량을 총동원해 낙선운동을 벌일 것” 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우선 민주당은 권노갑 김봉호 김상현 박상천 등 중진 인사들이 포함된 데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명단에 이들 중진 인사가 포함된 사실은 당내 중진 물갈이설과 맞물리면서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은 그렇지 않아도 일부 중진들의 지도위원 및 당무위원 배제설이 나와 뒤숭숭한 판이다. 지난 주말에는 당사자로 지목된 중진들이 청와대와 당에 항의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물갈이 방침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돌쇠와 같은 ‘뚝심’의 김옥두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도 그렇고, 김대통령이 당 중진들의 최근 면담 요청을 일체 거부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이런 사실들은 김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중진들 공헌도와 별개로 공천에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징표로 읽힌다. 결국 김대통령의 청와대와 시민단체들은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이라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명단에 포함된 김윤환 김수한 김명윤 박관용 김정수 황낙주 정재철 오세응 신경식의원 등 중진 및 수뇌부의 공천 여부가 일차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그러나 신경식의원을 제외하고는 이회창총재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이총재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공천 과정에서 ‘계파 불인정’을 선언한 이총재는 이번 명단 발표를 자신의 공천 장악력을 높이는 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당내 민주계와 김윤환 이기택계 등이 그동안 공천 지분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한 탓에 공천심사위마저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총재 입장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명단 발표를 딱히 반대하기도 어렵다.

    한나라당 내부 사정과 별개로 한 가지 짚어볼 것은 정형근의원 등 부산 경남지역 출신 의원 12명에 대해 이들 지역 유권자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는 점. 그동안 켜켜이 쌓인 지역 감정을 감안할 때 이들 의원은 공천이 곧 당선이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이같은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이총재가 측근인 정형근의원을 공천할 것인지, 그럴 경우 유권자들이 정의원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관심 사항으로 떠올랐다.

    자민련의 경우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당과 공동 여당을 계속 이끌어갈 것인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물론 내각제 갈등도 있었지만 그것이야 권력구조를 둘러싼 갈등이었지, 이번처럼 당의 존립 기반을 한꺼번에 뒤흔드는 갈등 요인은 아니었다. 따라서 공동여당의 갈등은 계속 증폭될 조짐이며, 때에 따라선 결별까지 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선거전에서 여-여 후보가 맞부닥침에 따라 생겨나는 파열음은 당 지도부의 견제 범위를 벗어날 것이고, 거듭된 충돌은 결국 공동 정권의 축을 허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저런 정치권의 기류 변화와 상관없이 이번 명단에 포함된 정치인은 사실상 16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가 쉽지 않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위기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유례없는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이는 한국 정치의 지형도가 근본부터 완전히 뜯어 고쳐질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대대적인 변화의 폭풍 속에서 보다 젊고, 개혁적이며, 참신한 전문가 집단이 정치권의 주류로 대체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는 멀리 내다보면 16대 대통령선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앞으로 2년 반 후에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는 지금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속출할지도 모른다. 특히 지금 도도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피플 파워’가 일과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정치권 환경의 격변은 사당 정치, 보스 정치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를 몰아내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기성 정치권은 강력한 ‘자정(自淨) 시스템’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총선이든 대선이든 이에 따른 격변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시민의 힘에 의한 ‘정치 혁명 원년의 해’라 기록될 만하다.

    총선시민연대 발표 공천반대인사 66명 명단

    ●새천년민주당(총16명, 현역 15명)

    국창근(63·전남 당양-장성, 초선) 96년 4·11총선 관련 학력허위기재. 선거법 및 금융실명제법 위반. 호화쇼핑으로 물의. 98년 정기 국감에서 이사철의원과의 몸싸움. 99년 12월 김영선의원에 대한 폭언.

    권정달(64·경북 안동을, 3선) 80년 보안사 정보처장으로서 5공 군사쿠데타 세력의 집권과정 플랜이 된 시국수습방안 입안. 언론통폐합과 언론인대량해직에 간여. 15대 국회 때 한나라당에서 국민회의로 당적 변경.

    김봉호(67·전남 해남-진도, 5선) 91년 광역의회의원 선거 당시 2명의 입후보자로부터 2억원 수수. 99년 1월 국회부의장으로서 3일간 140개 안건의 날치기 통과 주도.

    김상현(65·서울 서대문갑, 5선) 한보비리 관련, 금품수수(2심에서 ‘정치자금’으로 인정돼 무죄판결).

    김운환(54·부산 해운대-기장갑, 3선) 호텔 건설 허가 관련 2억원 수수혐의에 대한 검찰기소에 5회 재판 불출석, 3회 연기신청 등 재판회피.

    김인곤(72·전남 함평-영광, 3선) 6·27지방선거 당시 전남영광군수 후보 공천과 관련한 금품 수수. 90년 3월 사립학교법 개악 주도.

    김종배(46·전국구, 초선) 97년말 농지 정비사업 관련 3000만원 수수 혐의로 특가법상 뇌물수수죄. 96년 국회재산등록시 불성실 신고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

    김진배(66·전북 부안, 재선) 군수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43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되었으나 재판에 4회 불출석, 3회 연기신청하는 등 재판회피.

    박상천(62·전남 고흥, 3선) 야당 원내총무 시절 자신이 대표발의한 특별검사제를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번복. 법무부장관 재직시 인권위원회가 정부 통제를 받는 쪽으로 인권법 추진.

    서석재(65·부산 사하갑, 5선) 88년 동해시 보궐선거 후보매수사건으로 선거법 위반, 의원직 박탈. 96년 4월 한보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

    손세일(65·서울 은평갑, 3선) 80~81년 국가보위입법회의 내무위원으로 활동, 헌정질서 파괴에 일조.

    이성호(62·경기 남양주, 4선) 안경사협회 로비사건 관련, 부인은 뇌물제공 및 취득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본인은 공직에서 사퇴.

    정호선(57·전남 나주, 초선) 6·4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 나주시장 공천헌금과 관련, 1심에서 유죄판결 2심에서 무죄판결.

    조홍규(57·광주 광산, 3선) 피감기관인 한국통신 비용으로 외유. 96년 국민회의 광주시지부 결성식에서 지역감정조장 발언.

    황학수(52·강원 강릉갑, 초선) 98년 7월 처 이기연이 사전선거운동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형.

    권노갑(70·전의원, 3선) 97년 3월 한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추징금 2억5000만원 선고.

    ●자민련(총 16명, 현역 16명)

    김고성(59·충남 연기, 초선) 15대 총선에서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수행비서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2000여만원을 제공, 선거법 위반.

    김동주(56·부산 해운대-기장을, 3선) 수서사건으로 한보로부터 3000만원 수수. 99년 11월 국회예결위에서 부산경남지역에 골프장을 건설하라며 민원성 예산을 주장.

    김범명(57·충남 논산-금산, 재선) 논산시장 공천헌금 수뢰혐의(검찰은 무혐의 처리, 금품수수 사실 자체는 인정). 15대 총선에서 지구당 사무장이 선거법 위반. 99년 10월 사전선거운동으로 충남도 선관위로부터 주의조치.

    김종필(74·충남 부여, 8선) 5·16군사쿠데타 주도. 중앙정보부를 창설하여 공작정치시대 개막. 공화당 창당을 위한 4대의혹사건 주역. 65년 한일협정 과정에서 완전한 과거청산 포기. 80년 계엄사령부 조사 과정에서 부정축재가 드러남. 6·27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핫바지’론으로 지역감정 조장.

    김종호(65·충북 괴산, 5선) 동아그룹으로부터 2억원 수수(검찰은 무혐의 처분, 수수 사실 자체는 인정).

    김현욱(61·충남 당진, 4선) 한보비리 관련, 96년 한보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 15대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99년 초 호화외유.

    노승우(62·서울 동대문갑, 재선) 한보비리 관련, 95년 1000만원 수수해 특가법상 뇌물죄. 특히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98년 3월에서 10월까지 병치료를 이유로 중국에 장기도피.

    박준규(75·대구 중, 9선) 93년 재산공개 과정에서 아들 명의의 부동산투기. 9선의원이며 현 국회의장임에도 불구하고 15대 전반기 동안 단 1건의 법안발의.

    박철언(58·대구 수성갑, 3선) 슬롯머신사건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로 구속. 국가보위비상대책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헌정질서 파괴 전력.

    이건개(59·전국구, 초선) 슬롯머신 사건으로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 1년6월형 선고.

    이동복(63·전국구, 초선)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안기부장 특보로 참여하여 대통령의 훈령을 조작. 4년간 법안발의가 3건.

    이원범(61·대전 서갑, 재선) 98년 대전지검 특수부가 공천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박상천 법무장관이 대전지검장에게 전화를 건 뒤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 다수의 폭언사례. 96년 8월 ‘의회지도자방문’ 명목으로 호화외유. 법안 발의건수가 연평균 1건에 불과.

    이인구(68·대전 대덕, 재선) 민주당을 친북세력으로 규정한 후보자 비방. 사전선거운동. 1980년 재향군인회 충남지회장으로 재직시,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상임위원장을 영도자로 추대하자는 결의문 채택. 경영평가위원회 비공개청문회에 참석, 충청은행 구명로비로 물의.

    이태섭(61·경기 수원장안, 4선) 수서비리사건 관련, 특가법상 뇌물죄로 92년 징역 5년, 추징 2억원.

    차수명(60·경남 울산남갑, 재선)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국가보위 입법회의 의원.

    한영수(66·전국구, 5선)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국가보위 입법회의 의원.

    ●한나라당(총 30명, 현역 27명)

    김광원(60·경북 영양-봉화-울진, 초선) 15대 총선시 선거법 위반. 부패방지법안 서명거부.

    김기춘(61·경남 거제, 초선) 89년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서경원 밀입북사건 증거 은폐와 관련됨. 92년 대선 당시 초원복집사건으로 지역감정조장. 부패방지법안 서명거부.김도언(60·부산 금정을, 초선) 94년 10월 12·12쿠데타 사건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시 검찰총장 재직. 93년 동화은행 비자금사건의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과 이원조씨에 대한 무혐의 종결시 대검차장 재직. 부패방지법안 서명거부.

    김명윤(76·전국구, 3선) 93년 6월 한보로부터 5000만원 수수(불기소처분).

    김무성(49·부산 남을, 초선) 95년 5월 ㈜서울TRS로부터 정통부 장관에게 청탁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 96년 국회 재산등록시 신고누락으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 및 시정조치.

    김수한(72·전국구, 6선) 한보 관련, 92년 총선 직전 정태수씨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 15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 장 등 중책을 맡았음에도 그 뒤 법안 발의실적이 0건으로 의정활동이 극히 불성실.

    김윤환(68·경북 구미을, 5선) 90년 쇼핑센터 인-허가 청탁받고 3억원 수뢰. 92∼93년 뉴서울주택건설에 대해 160억원의 대출을 알선해준 뒤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 96년 2월 두원그룹으로부터 공천헌금조로 3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에 대해 도피성 외유, 6회 재판불출석, 3회 연기신청 등을 통해 재판회피. 80~81년 국가보위 입법회의 문교공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헌정질서파괴 전력. 법안 발의수 4건, 결석률 49% 등 의정활동 부진. 부패방지법 불서명.

    김정수(63·부산 진을, 5선) 한보 관련, 96년 5월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

    김중위(61·서울 강동을, 4선) 86년 부천서 성고문사건과 관련해 권인숙양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고문경관의 편에 서서 발언. 6월항쟁 당시 간선제 옹호 발언.

    김태호(65·울산 중, 재선) 15대 총선 기간 중 울산 중구에 출마한 김태호후보를 위해 불법 선거운동. 정무위 99년 국정감사에서 금감위, 공정위 감사에 두 차례 불출석하여 국정감사시민연대로부터 낙제점.

    김호일(58·경남 마산합포, 재선) 97년 대선에서 김대중후보 및 아들 김홍일의원을 겨냥, 비방저질발언과 장애인을 빗댄 저질비방발언으로 선거법 위반. 99년 1월24일 한나라당 마산집회에서 지역감정조장 발언.

    나오연(68·경남 양산, 재선) 한보비리 관련, 92년 3월 한보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

    노기태(54·경남 창녕, 초선) 한보비리 관련, 96년 3월 한보 김종국으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1000만원 수수. 15대 총선에서 ‘허위 사실 공표 및 10만원 기부’로 선거법 위반.

    박관용(62·부산 동래갑, 5선) 주택임대사업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 등의 청탁과 함께 2억원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2회 재판 불출석, 1회 연기요청 등으로 사법처리 지연.

    박성범(60·서울 중, 초선) 한보비리 관련, 95년 5월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검찰은 불기소 처분, 본인은 수령 사실 인정).

    박종웅(47·부산 사하을, 재선) 한보비리 관련,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 수수(검찰은 불기소 처분, 본인은 수령사실 인정). 99년 11월 한나라당 ‘정권 언론자유말살 규탄대회’에서 지역감정조장 발언.

    백남치(56·서울 노원갑, 3선) 동아건설 김포매립지 용도변경 청탁과 함께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대검중수부에서 출두를 요구 받았으나 체포영장 발부, 사전구속영장 발부, 구인장 발부에 이르기까지 소환 거부. 그 뒤에도 7000만원 수수사실은 인정하면서도 99년 1월29일 첫 공판 이후 네 차례 재판불출석, 1회 연기신청 등으로 사법처리 회피.

    신경식(62·충북 청원, 3선) 15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오세응(67·경기 성남분당, 7선) 80, 81년 국가보위 입법회의 경제제2위원회 위원으로 헌정질서 파괴에 일조. 분당 모 관광호텔 인허가와 관련, 호텔 사장으로부터 4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8회에 걸쳐 재판 불출석. 96년말 노동법 사태 당시 사회자로 날치기 법안 통과 주도.

    이상배(61·경북 상주, 초선) 96년 15대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80, 81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 내무분과위원회 위원으로 민주헌정질서 파괴에 일조.

    이중재(75·전국구, 6선) 한보비리 관련, 96년 7월 치료비 명목으로 3000만원 수수.

    정문화(60·부산 서, 초선) 국가보위비상대책위 운영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헌정질서 파괴에 일조. 98년 3월 보궐선거에서 지역감정 선동.

    정형근(55·부산 북·강서갑, 초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축소 은폐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반인권 전력.

    조익현(57·전국구, 초선) 구 민자당 소유 부지 매각 과정에서 용도변경 알선 대가로 1억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특가법위반(알선수재) 기소, 징역 2년, 집유 3년 등 선고.

    한승수(64·강원 춘천 갑, 재선) 국가보위 입법회의 의원 전력.

    함종한(56·강원 원주갑, 3선) 99년 8월10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립학교법 개악 처리 주도, 99년 7월7일 후원회를 열면서 교육부 국장급 간부들에게 초청장을 보내 정부가 마련한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을 무시.

    황낙주(71·한나라, 경남 창원을, 7선) 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 시절 5공화국 헌법 찬양하는 기고. 채용청탁, 승진청탁 등과 관련한 수뢰혐의로 기소되었으나 4회 재판 불출석, 2회 연기신청 등 사법처리 절차를 지연.

    정재철(72·전의원, 3선) 한보비리와 관련, 특가법상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기소되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확정.

    홍인길(57·전의원 초선) 한보비리 관련,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6년과 추징금 10억원(사면복권).

    황병태(65·전의원, 경북 문경-예천, 재선>) 한보비리 관련,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 집유 4년, 추징금 2억원. 두성금속 세금면제 청탁 사건으로 징역 1년, 집유 3년, 추징금 2000만원.

    ●무소속, 기타(총 4명, 현역 3명)

    김용환(68·희망의한국신당 발기, 충남 보령, 3선) 한보비리 관련, 광고비 명목으로 1000만원 수수. 98년 5월 대전역 광장 정당연설회에서 지역감정조장 발언. 부패방지법 서명거부. 법안 발의 건수가 4건, 99년 본회의 출석일수가 50% 이하로 극히 저조.

    오용운(74·무소속·충북 청주흥덕, 3선) 수서비리 관련, 정태수 한보그룹회장에게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3000만원 확정판결.

    정몽준(49·무소속, 울산 동, 3선) 92년 ‘초원복국집’ 사건과 관련해 범인은닉 혐의로 기소(선고유예). 4년간 법안 발의 1건 결석률 82.46%.

    허화평(63·무소속, 전의원 경북 포항북, 재선) 12·12 및 5·18사건 당시 반란주요임무 종사 등으로 징역 8년형 확정 등 헌정질서 파괴 전력.


    JP “허허 … 무슨 나라가 이러냐”

    한나라 “잘했다” … 민주당은 “오해살라” 입조심


    총선시민연대가 1월24일 발표한 ‘공천반대인사’ 명단에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JP와 자민련이다. 당의 ‘오너’로 16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김종필명예총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JP는 극도로 반응을 자제했다. 그는 이날 오전 마포당사 명예총재실에서 당 간부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허허” 웃으며 “무슨 나라가 이러냐. 걱정이다”고만 했다는 얘기다. 이덕주명예 총재특보는 “김명예총재는 ‘소이부답’(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뜻)의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JP는 이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점심도 박준병부총재, 강창희의원 등과 당사에서 샌드위치로 때웠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분노도 감출 줄 아는 JP다운 노련한 대응”이라는 평이 나왔다. JP가 ‘민심’ 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자신에게 칼을 겨눈 총선시민연대에 곧바로 맞서봐야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했으리라는 것이다.

    대신 자민련이 격앙된 감정을 한껏 토로했다. 이규양부대변인은 “김명예총재는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사안(5·16)이 있은 뒤 무려 국민의 심판을 통해 8선에 이르렀다”면서 “시민단체가 역사적 평가까지 자임하고 나선 것은 초법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특히 총선연대 박원순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이 “자민련 김종필명예총재의 경우 공천권을 행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에 명예로운 퇴진을 요구한다는 차원에서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한데 대해 분노했다. “시민단체가 감히 국민의 지지로 활동중인 공당에 간판을 내리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자민련의 분노는 총선시민연대의 ‘배후’에 대한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 이번 발표가 총선시민연대와 민주당과의 합작품이 아니냐는 것. 자민련 인사들은 그 근거로 민주당의 경우 공천탈락설이 나도는 일부 중진들을 빼고는 지도부가 거의 포함되지 않은 반면 자민련과 한나라당 지도부는 대다수 포함된 사실을 들고 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최근 JP가 연일 `‘내각제 없는 공조는 없다’며 민주당을 몰아세웠던 것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나름의 해석까지 등장했다.

    한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반응은 극히 대조적이었다. 한나라당 이사철대변인은 “김종필씨의 포함은 지역감정의 최대 수혜자가 DJ, JP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공감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연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입도 뻥끗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문 철 기자 fullmoon@donga.com


    전현직 의원 50명 “내 이름이 또?”

    16명이 새 얼굴 … “기준 모호” “불법이다” 비판 또 나올 소지도


    1월10일 경실련이 발표한 ‘총선출마 부적격자 명단’과 1월24일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공천반대 명단’의 차이는 뭘까. 우선 리스트에 오른 의원수가 대폭 줄었다. 경실련 명단이 164명의 전현직 의원을 포괄한데 비해 총선시민연대 명단은 66명. 한나라당이 가장 많다는 점은 같지만, 새천년민주당이 확 줄고 자민련은 거의 그대로라는 점도 차이라면 차이다. 선정기준의 경우 경실련 명단이 다소 복잡한데 비해 총선시민연대 명단은 △부패행위 △선거법 위반 △민주헌정질서 파괴 및 반인권 경력 △의정활동의 성실성 △법안 및 정책에 대한 태도 △정치인의 기본자질을 의심할 만한 행위 등으로 못박았다.

    경실련 명단과 총선시민연대 명단에 모두 들어간 전현직 의원은 50명. 새로 총선시민연대 명단에 들어간 인물들이 주로 각당 중진급 의원들이어서 ‘선정에 성역을 두지 않았다’는 총선시민연대측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는 듯하다.

    경실련 명단에 없다가 이번에 새로 명단에 추가된 정치인은 김상현 손세일(이상 새천년민주당), 김범명 김종필 박준규 이동복 차수명(이상 자민련), 김도언 김명윤 김수한 박종웅 이중재 정문화 한승수 홍인길 전의원(이상 한나라당), 김용환 (이상 무소속) 등 16명. 이 때문에 총선연대 명단은 경실련 명단에 비해 구정치인 냄새가 강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연히 들어갈 인물들이 제외됐다”는 비판 또한 여전히 나오고 있다. 경실련 명단에 있었지만 총선시민연대 명단에서 제외된 정치인 117명 중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적지 않아 ‘봐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총선시민연대의 명단선정 과정이 시종일관 언론에 공개돼 국민적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면서 이뤄졌다는 점도 경실련의 예와 구별되는 차이다.

    총선연대측은 지난해 12월말부터 기초자료조사, 공천반대자 기준 여론조사, 유권자 100인위원회의 두 차례에 걸친 심의, 정책자문단의 검토와 500인 변호인단의 자문을 거쳤다. 이 모든 과정은 단계마다 언론에 공개됐다. 또한 대상 정치인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주어 그에 대한 검토를 거쳤다.

    그렇다고 명단에 포함된 당사자들이 기꺼이 순응할 리는 없는 일. 총선시민연대의 선정기준에도 여전히 개혁법안 및 정책에 대한 태도 등이 삽입돼 “기준이 모호하다”거나 “불법이다” “정실에 치우쳤다”는 등의 비판이 나올 소지는 남겨두게 됐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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