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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불 끄셨나요?

1년에 1시간,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다들 불 끄셨나요?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가 열린 3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의 조명이 꺼져 있다(오른쪽). [뉴스1]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가 열린 3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의 조명이 꺼져 있다(오른쪽). [뉴스1]

현모 영대 님! 불 끄셨어요? 

영대 아니, 잘 쉬고 있는 토요일 저녁에 다짜고짜 불을 껐냐라니요. 아직 저 잘 시간 아닙니다! 

현모 아아. ㅎㅎㅎ 어스아워(Earth Hour)라서요. 잊으셨어요? 

영대 러시아워는 압니다만…. 하하하!!(당황) 농담이에요. 

현모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모든 조명을 끄는 캠페인이에용. 



영대 들어봤어요! 근데 설마 이거랑 관련해서도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건 아니죠? 찾아보니 벌써 10년도 넘은 거네요? 

현모 이게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시작한 건데요. 

영대 아아, 판다 모양 로고 알아요! 

현모 올해는 그 시간에 맞춰 화상으로 릴레이 토크를 개최하고, 제가 진행을 맡게 됐어요. 

영대 오, 좋아하시는 분야네요! 

현모 그러니까요! 그냥 영어 잘하고 말 잘한다고 섭외가 온 게 아니라, 평소 제가 환경이나 동물에 관심이 많다는 걸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해온 거라 너무너무 기뻤어요~! 

영대 와, 그런 분하고 제가 지금 대화하고 있다니. 뿌듯뿌듯. 그럼 그 시간 동안 뭔가가 확 깜깜해지는 건가요? 

현모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가 거의 다 동참하다 보니, 우리나라도 N서울타워, 서울시청, 숭례문, 세종대왕상까지 매년 소등을 하긴 하는데, 그 주변을 지나가지 않으면 잘 모르긴 하죠. 

영대 올해는 주제가 ‘탄소중립’이었네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결국 ‘0’으로 만든다! 멋진 생각이에요. 

현모 그냥 잠시 전기를 덜 쓰자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요, 이를 계기로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걸 실천할 수 있을지를 한 번 고민하고 다짐해보자는 게 더 큰 취지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다든지,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든지 하는 거요.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박해윤 기자]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박해윤 기자]

영대 음? 그러고 보니 모두 현모 님이 평소에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잖아요? 자전거랑 채식! 

현모 그죠. 자전거 탈 때마다 이어폰 꽂고 ‘김영대 LIVE’를 듣는다고 말씀드렸죠. ㅎㅎ 

영대 오늘은 칭찬 감옥에 좀 가둬드려야겠어요. 특히 최근에 우리가 같이 냉면 먹었을 때 인상적이었거든요. 고기 고명 빼고 육수 대신 면수 부어 드시는 모습이요. 그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요? 

현모 기후 위기 때문에 시작했다 동물권에까지 눈뜨면서 동물성 식품은 멀리하게 됐죠. 이런 이야기가 극도로 조심스럽긴 하지만요…. 

영대 환경 문제라는 게 그래요. 정말로 절실한데, 사람들에겐 여전히 ‘지루한’ 이야기일 수 있으니까요. 지금도 이 대화를 읽는 독자들이 지루해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게 참 서글프네요. 

현모 맞아요, 이런 주제는 특히 방송에서 환영을 못 받죠. 미국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 아시죠? 그분이 ‘두 번째 지구는 없다’라는 책을 썼는데, 그 이유가 방송하면서 느낀 답답함 때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에서 환경 얘기를 하면 매번 재미없다고 편집됐다는 거예요. 저도 솔직히 무척 공감됐어요. 

영대 작가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방송만 그런 게 아니에요. 출판계도 마찬가지죠. 생태나 환경 분야는 많이 팔리지도 않는 책이라 누구도 관심 없고, 만날 주식으로 부자 되는 법, 비트코인으로 돈 버는 법 이런 것만 나오고 또 나오고. 정말 무엇이 더 중요할까 회의가 드는 건 사실이에요. 

현모 그러니 오늘 이렇게 온라인으로나마 뜻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환경에 대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 뜻깊었어요! 이런 움직임을 시작으로 앞으로 점점 더 공론화되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겠죠. 그러길 바라고요!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박해윤 기자]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박해윤 기자]

영대 그렇지만 좀 회의감도 들지 않으세요? 대학 새내기 때 처음 들은 수업에서 사회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뭘 할지 몰라 이런저런 외신을 읽어나가다 온실기체와 지구온난화에 관한 기사를 접한 거예요. 그렇게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발표를 마쳤더니, 교수님이 그러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셨죠. 그런데 제가 힘없는 말투로 ‘강국들과 대기업들이 바뀌지 않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냐’고 답한 거예요. 교수님이 크게 실망해 젊은 사람이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느냐며 저를 혼내셨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그런 반신반의가 사라지질 않아요. 정말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현모 1990년대적 사고에 멈춰 있는 거 아닌가요? ㅎㅎ 하지만 무슨 말씀인지는 알아요. 저도 전에는 그랬어요. 나 하나가 바뀐다고 무슨 소용일까 무력감도 느껴지고. 하지만 저는 이제 세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영대 저 같은 경우 미국에 오래 살면서 그런 마음이 강해졌어요. 그 큰 나라가 공해란 공해는 다 만들어내면서 정작 환경보호나 분리수거에는 심각하게 무심한 걸 보고 좌절감을 너무나도 많이 느낀 거예요. 쓰레기는 무한대로 만들어내고, 화석연료도 아무 통제 없이 쓰고 있고요. 저들이 그대로인데 우리만 달라진다고 될까. 그냥 그런 답답함인 거죠. 

현모 에휴…. 가정에서도 일회용품 마구 써대는 걸 보면 저도 막막하긴 했죠. 그렇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껴요. 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게 신이 난다고나 할까요? 말씀하신 거대 기업이나 자본도 이제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이익과 부합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윤 추구를 위해서라도 어떻게 하면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할까, 어떤 친환경 재료를 쓸까 이런 것들을 그들도 이제는 반드시 연구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다국적 기업들도 모범을 보이고 있고요. 물론 아주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는 흐름이 온 것 같아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영대 현모 님의 그런 긍정성과 진취성이 무척 멋진 것 같아요. 자신감 넘치는 말을 들으니 저도 힘이 나네요. 저도 동참할 게 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일단 그런 의미에서 채소와 면수로 만든 맛난 냉면 한 그릇 더 먹으러 가죠! 언제 만날까요? 

(계속)





주간동아 1283호 (p58~59)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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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07호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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