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걸 위원장은“복권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5월 9일 서울 노원구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복권위원회 산하의 자원봉사단인 행복공감봉사단 제4기 발대식에서 복권위원회 류성걸 위원장(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연방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봉사단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80여 명에 이르는 봉사단원이 빈틈없이 자리를 메웠다. 꼭두새벽 저 멀리 부산에서 올라온 이도 있을 만큼 봉사단원의 열기는 뜨거웠다. 류 위원장은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활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는 말로 제4기 행복공감봉사단의 출범을 환영했다. 출범식 후 그를 만났다.
▼ 제4기 행복공감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한 소감은.
“가정의 달에 복권위원회 행복공감봉사단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돼 기쁘다. 2010년 겨울에도 봉사단원들과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하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한겨울에 하는 힘든 작업임에도 봉사단원이 하나가 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값진 행복을 나눌 수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 역시 진정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멋진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자리에 계신 어르신 모두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
▼ 행복공감봉사단은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행복공감봉사단원은 진정한 나눔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분들이다. ‘행복 전도사’로서 사회 전반에 긍정의 씨앗을 심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봉사단원과 수혜자들이 서로 진심으로 소통하고 나눔의 가치를 인식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 그런 행복이 바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봉사단원은 나눔과 행복을 매개하는 일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 행복공감봉사단처럼 복권도 복권기금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이 주고 있다.
“나눔을 흔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베푸는 행위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베푼다는 행위 자체보다 사랑과 마음을 전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넓은 의미로 나눔을 이해했으면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나눔의 진정한 목적인 ‘희망’을 달성할 수 있다. 복권 역시 복권기금을 통해 사회 곳곳에 사랑을 전하고, 희망을 발견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 행복공감봉사단과 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희망을 위한 나눔’을 행한다는 면에서 가치를 함께하고 있다.”
▼ 복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아직도 복권은 ‘인생역전’ ‘대박’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복권의 공익적 가치를 그만큼 간과해왔다는 얘기다. 복권이 가진 행운의 특성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복권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준다는 또 다른 의미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충분히 인식했으면 한다. 다행히 최근에 사업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복권이 가진 나눔의 의미를 알리는 데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정책 담당자들도 복권기금을 좀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사용하도록 날 선 감시와 감독을 한다. 이런 노력으로 복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는 것 같다.”
“투명하고 올바르게 복권기금 집행”
제4기 행복공감봉사단 발대식에는 류성걸 차관, 이승기 봉사단장 및 80여 명의 봉사단원이 참석했다.
“꽉꽉 세게 밟아야 묵은 때가 잘 빠집니다(웃음).”
류 위원장 역시 바지를 걷고 이불이 담긴 빨래통에 발을 담갔다. 이불 빨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자리를 옮겨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배식 봉사를 했다. 그는 “복권기금으로 좋은 일을 하는 곳에 직접 와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꿈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 우리가 구입하는 한 장의 복권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에는 ‘복권기금’과 ‘나눔’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42%에 해당하는 420원가량이 복권기금이 된다. 이렇게 조성한 복권기금은 나눔을 실천하는 소중한 재원으로 쓴다. 즉, 집이 없는 사람에게 주택 마련의 기회를 주고, 문화소외 지역 사람에게는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주며, 다문화가족의 사회 적응도 돕는다.”
▼ 복권위원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2004년 이전에는 10여 개 부처에서 60여 개의 복권을 발행했다. 복권 발행이 중복돼 비효율적이다 보니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복권 수익금을 통합해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의도로 ‘복권 및 복권기금법’을 제정했고, 복권위원회를 만들었다. 복권위원회는 복권 정책을 총괄 담당한다. 공익사업기금으로 조성하는 복권기금의 사용처를 엄격하게 선정하며, 복권기금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집행하도록 관리한다.”
▼ 복권기금으로 많은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복권위원회에서 사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먼저 부처 및 기관별로 기금이 필요한 사업 신청을 받으면 정부 고위공무원 10명, 민간위원 11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한 복권위원회가 사업 적정성에 대해 심의한다. 여기서 통과한 사업은 다시 기획재정부 예산실 심의와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이중 삼중의 심의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복권기금의 공익적 취지에 맞게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지원과 관련 있는 사업을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 또한 일반예산으로 할 수 없는 사업인지, 사업 수혜자가 많은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 엄정한 과정을 거쳐 선정한 사업이라도 성과평가를 통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면 비중을 축소하고, 효과가 뛰어난 사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 복권이 기부문화의 한 형태로 정착하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복권이 가진 기부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해 공감을 얻어야 한다. 복권이 진정한 복지와 나눔의 통로가 되려면, 기금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에 투명하고 올바르게 써야 하며, 사람들이 언제든지 복권기금의 사용처 및 심사 과정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구매자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복권이 주는 수혜를 경험할 때 기부의 한 형태로 복권을 인식하게 될 것이며, 선진적인 복권문화도 정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