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히트’의 고현정.
MBC는 고현정 주연의 ‘히트’를 새로운 카드로 내놓았다. KBS는 ‘마이걸’의 히로인 이다해를 내세운 ‘헬로 애기씨’를, SBS는 ‘주몽’ 때문에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사랑하는 사람아’를 20부작으로 축소하고 인기 작가 김수현이 이끄는 정통 멜로 ‘내 남자의 여자’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출연만으로도 화제가 된 고현정 주연의 ‘히트’다. 실존하는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 이화자 강동서 조직폭력팀장을 모델로 한 ‘히트’는 강력수사팀을 의미하는 ‘Homicide Investigation Team’의 약어다. “특별강력수사팀의 범죄 해결 과정을 한층 실감나게 다루기 위해 항공 촬영과 총격신, 세트 등에 많은 물량과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이 드라마의 연출은 ‘올인’ ‘슬픈 연가’의 유철용 감독이 맡았다. 대본은 ‘대장금’ ‘서동요’의 김영현 작가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상연 작가 등 스타급 작가가 집필했다.
유 감독은 제작발표회장에서 “총기 사용이 상당히 제한돼 있는 게 우리 현실인데, 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드라마의 총격신을 표현하는 것이 걱정”이라며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히트’가 사건 발생과 전개에 따른 디테일한 묘사를 살리면서, 범죄 해결의 카타르시스도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사반장’ 이후 전무하다시피 한 국내 수사물의 부활이라는 점만으로도 ‘히트’의 존재 의미는 분명하다. 하지만 작품성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통수사물에 매력을 느끼는 시청자들 가운데는 ‘C.S.I’ ‘소년 탐정 김전일’ 등 미국과 일본의 유명 수사물을 통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히트’에 어떤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수사물이 정착되려면 사건보다 인물 중심의 구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히트’에서는 강도나 연쇄살인처럼 센 사건들만 보여주기보다는 각각의 인물의 배경과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김영현 작가의 이야기 때문이다. ‘히트’가 부디 우리 드라마의 또 다른 장르 하나를 구축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