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어닥친 웰빙 열풍으로 건강과 식생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유례없이 높다. 또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신토불이 농산물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면서 언론매체, 시민단체마다 ‘먹거리 안전’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화두(話頭)가 됐다.
그렇다면 가정의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은 무엇을 가장 우려할까. 아마도 주부들이 가장 걱정하는 사안은 자신들이 요리하는 데 쓰는 식재료의 출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런 주부들의 우려는 해가 갈수록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입관세 장벽이 크게 낮아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농산물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 농산물도 많아졌기 때문. 2004년 8월 현재 농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단속된 업소만 4347개 소에 달하고, 위반 규모가 200t이 넘는 사건이 20건에 이를 정도로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산 콩으로 국내서 두부 만들었으면 ‘원산지는 한국’
하지만 원산지 위반 사범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식탁은 아직도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들로 넘쳐난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답은 원산지 표시제도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원산지 표시제도에 생긴 ‘구멍’을 막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먹거리 안전과 관련한 논의가 거대한 암초에 걸려 있는 것.
농산물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원산지 표시제도는 국산이 아닌 외국산 농산물도 버젓이 합법적으로 국내산으로 둔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예를 들어 중국산 배추와 양념으로 국내에서 담근 김치의 경우, 법원은 김치의 원산지에 대해 비록 중국산 재료를 사용해 만든 김치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담갔으면 국산김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가공품의 원산지를 ‘최종적으로 재료의 실질적 변형을 일으키는 행위를 한 국가’로 규정한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른 판결로, 이런 법령을 그대로 따를 경우 비록 중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 두부의 원산지는 한국이 되는 셈인 것이다.
수입 재료를 사용한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 규정에 관한 혼란은 근본적으로 농산물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관련 법 규정이 공산품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대외무역법을 그대로 준용한 데서 온 오류다. 즉 재료의 원산지보다는 최종 가공지를 원산지로 보는 공산품 규정을 기계적으로 농산물에 대입한 것.
문제는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자동차, 세탁기 같은 공산품처럼 최종 완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곧바로 시험 또는 실험할 수 있거나, 그것을 책임지는 판매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용 재료 자체가 완제품의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공품은 그 자체가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다. 소비자들이 식재료의 원산지가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라고 보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의 원산지에 관한 인식이 우리 농산물 원산지 관련 규정에는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현행 법령에는 외국 농산물을 수입해 한국에서 만든 사기성 ‘국산 둔갑 농산물 가공품’을 단속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식재료 출처에 대한 알권리는 철저하게 짓밟힌다.
이런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대응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이미 해결책은 나와 있다. 수입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농산물 원산지 관련 법령 규정을 더욱 엄격하고 명확하게 개정하면 된다. 즉 농산물의 경우 원산지의 개념을 공산품과 달리 규정하든지, 아니면 원산지의 표기를 단순히 ‘국산’이라는 용어 대신 아예 ‘가공지’와 ‘재료의 원산지’ 등으로 구분해 세분화하면 된다. 현행법에는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재료의 원산지만 표시하게 되어 있으나 농산물의 경우 모든 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정부가 만약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극도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이 땅에 건전한 먹거리 문화가 정착되는 기반을 정착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선 수입농산물의 부정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조속히 법령을 재정비해 농산물의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의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은 무엇을 가장 우려할까. 아마도 주부들이 가장 걱정하는 사안은 자신들이 요리하는 데 쓰는 식재료의 출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런 주부들의 우려는 해가 갈수록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입관세 장벽이 크게 낮아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농산물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 농산물도 많아졌기 때문. 2004년 8월 현재 농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단속된 업소만 4347개 소에 달하고, 위반 규모가 200t이 넘는 사건이 20건에 이를 정도로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산 콩으로 국내서 두부 만들었으면 ‘원산지는 한국’
하지만 원산지 위반 사범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식탁은 아직도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들로 넘쳐난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답은 원산지 표시제도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원산지 표시제도에 생긴 ‘구멍’을 막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먹거리 안전과 관련한 논의가 거대한 암초에 걸려 있는 것.
농산물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원산지 표시제도는 국산이 아닌 외국산 농산물도 버젓이 합법적으로 국내산으로 둔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예를 들어 중국산 배추와 양념으로 국내에서 담근 김치의 경우, 법원은 김치의 원산지에 대해 비록 중국산 재료를 사용해 만든 김치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담갔으면 국산김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가공품의 원산지를 ‘최종적으로 재료의 실질적 변형을 일으키는 행위를 한 국가’로 규정한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른 판결로, 이런 법령을 그대로 따를 경우 비록 중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 두부의 원산지는 한국이 되는 셈인 것이다.
수입 재료를 사용한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 규정에 관한 혼란은 근본적으로 농산물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관련 법 규정이 공산품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대외무역법을 그대로 준용한 데서 온 오류다. 즉 재료의 원산지보다는 최종 가공지를 원산지로 보는 공산품 규정을 기계적으로 농산물에 대입한 것.
문제는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자동차, 세탁기 같은 공산품처럼 최종 완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곧바로 시험 또는 실험할 수 있거나, 그것을 책임지는 판매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용 재료 자체가 완제품의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공품은 그 자체가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다. 소비자들이 식재료의 원산지가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라고 보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의 원산지에 관한 인식이 우리 농산물 원산지 관련 규정에는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현행 법령에는 외국 농산물을 수입해 한국에서 만든 사기성 ‘국산 둔갑 농산물 가공품’을 단속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식재료 출처에 대한 알권리는 철저하게 짓밟힌다.
이런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대응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이미 해결책은 나와 있다. 수입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농산물 원산지 관련 법령 규정을 더욱 엄격하고 명확하게 개정하면 된다. 즉 농산물의 경우 원산지의 개념을 공산품과 달리 규정하든지, 아니면 원산지의 표기를 단순히 ‘국산’이라는 용어 대신 아예 ‘가공지’와 ‘재료의 원산지’ 등으로 구분해 세분화하면 된다. 현행법에는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재료의 원산지만 표시하게 되어 있으나 농산물의 경우 모든 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정부가 만약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극도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이 땅에 건전한 먹거리 문화가 정착되는 기반을 정착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선 수입농산물의 부정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조속히 법령을 재정비해 농산물의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